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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인문 비평
· ISBN : 9791193878347
· 쪽수 : 248쪽
· 출판일 : 2025-10-31
책 소개
‘나비처럼’ 가벼운 풋워크로 작품을 이해하고,
‘벌처럼’ 날카로운 시점으로 해독하는 방법을
몸에 익히기 위한, ‘정독하기/분석하기/쓰기’
소설, 영화, 방송, 만화 등 우리가 접할 수 있는 작품이 넘쳐나는 세상이다. 우리는 그런 작품을 보고 재미있다, 재미없다, 웃기다, 슬프다 같은 감상을 내뱉는다. 이는 물론 ‘작품’에 한정된 이야기는 아니다. 신문 기사나 정치인의 언행, 광고 문구 등도 감상의 대상이 된다. 비평은 무엇이든 대상으로 삼을 수 있고 어떤 내용이든 써도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감상은 대부분 단편적인 한마디로 그칠 뿐, 거기에 사유(思惟)가 포함되는 일은 많지 않다. 이처럼 사유가 포함되는 비평이 많지 않은 이유는 그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무엇을 어떻게 하는 것이 제대로 된 비평일까?
작품에 대해 즐겁게 파고들고 싶고 작품에 관해 다른 사람과 생각을 공유하고 싶지만, 그 방법을 모르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럴 때 ‘자신의 분석을 명확히 문장으로 만드는 비평’을 할 수 있다면, 작품을 다른 사람과 즐겁게 공유할 수 있게 된다. 『처음 시작하는 비평 수업』은 그런 독자나 시청자를 대상으로 읽고 쓰며 배우는 생각의 기술을 토대로 ’즐기며 비평하는 법’에 관해 기초부터 핵심까지 알기 쉽게 설명하는 책이다.
지은이 기타무라 사에는 일본 무사시대학 인문대학 영어영미문화학과 부교수로, 셰익스피어와 무대예술사, 페미니스트 비평을 연구하며 위키피디언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그녀는 『처음 시작하는 비평 수업』의 초고를 완성했을 때, 가제목을 “나비처럼 읽고 벌처럼 쓴다”로 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복싱 챔피언 무하마드 알리의 명언 “나는 나비처럼 날고, 벌처럼 쏜다(I’m gonna float like a butterfly, and sting like a bee)”에서 모티브를 얻은 것으로, 가제목으로 정한 이유에 대해 저자는 “이 한 문장은 예술작품을 접할 때 우리가 가져야 할 마음가짐으로 제격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나비처럼 난다’는 마치 날개가 돋아난 듯한 가벼운 풋워크를 의미한다. 비평이라고 하면 하나의 텍스트에 뿌리박힌 듯 파고들어 진지하게 임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적어도 저자가 생각하는 비평은 그런 것이 아니다. 제대로 비평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풋워크를 가볍게 해야만 한다. 어느 작품을 접한 경우, 그 작품에 관련된 다양한 것으로 날아가서 배경을 조사하거나 비교함으로써 작품 자체를 더욱 깊게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벌처럼 쏜다’는 일단 가벼운 풋워크로 작품의 배경을 이해했다면, 이제 날카롭게 찔러야 한다는 점을 뜻한다. 작품을 비평하면서 즐기고자 한다면, 무언가 한 부분, 파고들 포인트를 정한 후 쏘는 것이 가장 간편한 방법이다. 날개를 펼친 후에는 바늘을 손에 쥐어야 하는 것이다.
‘재미있다’도 ‘잘 모르겠다’로 시작해도 좋다.
작품을 접한 후, 작품에 대해 즐겁게 파고들고 싶고,
작품에 관해 다른 사람들과 생각을 공유하고 소통하고 싶다면,
이 책을 통해 ‘비평’ 세계로의 알찬 첫발을 내딛어라!
비평은 작품을 다양한 방법으로 즐기게 해주며 여러 감정을 느끼게 해준다! 총 4장으로 구성된 본문에서 저자는 “비평을 하고 싶다면, 크게 세 가지 단계를 밟아야” 함을 강조하며 가장 기본적인 비평의 자세부터 무대 예술, 영화, 소설, 음악 등을 예로 든 구체적 실천 방법까지 초보자도 알기 쉽게 친절히 안내하고 있다.
1단계는 ‘정독’이다. 1장에서 다루는데, 글을 그저 막연히 읽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테크닉을 사용해 세부에 주의하며 읽는 법을 배운다. 정독을 통해 세부까지 읽을 수 있으면, 거기에서 깨달은 것 중에서 주제를 정해 일관성 있는 해석을 제시해나가야 한다. 이것은 본래 정독의 연장이지만, 편의상 2단계, ‘분석’이라고 한다. 2장에서는 주제를 정해서 작품을 파고드는 방법을 설명한다. 3단계는 ‘아웃풋’, 즉 비평을 쓰거나 말하는 것이다. 이것은 3장에서 다룬다. 처음에는 글쓰기에 자신이 없기 마련이다. 쓰고 싶지 않다면 물론 비평을 직접 쓸 필요는 없다. 하지만 비평을 써서 다른 사람에게 보이거나 이야기하는 것은 커뮤니티 창조로 이어지고 또 다른 여러 가능성을 펼칠 수 있도록 해준다는 점에서 꼭 훈련해보길 바란다.
4장은 3장의 중요한 커뮤니케이션에 바탕을 둔 실천편으로, 저자에게 비평 수업을 들은 학생이 실제로 같은 작품을 본 후 각자 비평을 적고, 서로 의견을 나눈 프로세스를 소개하며 비평의 세계로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 비평을 위해 비평 초보자인 우리가 해야 할 기본적인 자세를 다양한 예시를 통해 쉽게 가르쳐줍니다. 책의 여정을 함께하다 보면 우리가 그동안 어렵다고만 생각해왔던 비평이 생각보다는 어렵지 않을뿐더러 많은 효용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비평을 하면 작품과 제대로 마주할 수 있을뿐더러 자신에 대해 더 깊이 알 수 있으며, 예술가가 될 수도, 커뮤니케이션의 주체가 될 수도 있습니다. 비평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고 비평 실력을 키우고 싶다면, 여러분도 자기 자신을 믿고 이 책을 가이드 삼아 비평에 도전해보셨으면 합니다. 불가능이란 아무것도 아니니까요.” - 옮긴이 글에서
목차
프롤로그 비평이란 무엇인가?
- 비평의 비결 1: 나비처럼 읽고 벌처럼 쓴다
1장. 정독하기
- 비평의 비결 2: ‘영화관에 간다’라고 말하고 나간 사람은 거짓말을 하고 있다
01. 정독이란?
: 스토킹을 용서받을 수 있는 곳은 텍스트뿐
: 정독의 시작
: 탐정이 되기 위해
02. 정독을 위해 해야 할 것
: 작품 내의 사실을 인정하자
: 작품이 말하는 것을 읽어내자
: 화장실에는 죽음이 도사리고 있으니 신경을 곤두세우자
: 여주인공에게 상냥하게 구는 남자는 대개 그녀를 꾀려 하고 있다
: 자신에게 사악한 성욕이 있다는 것을 자각하자
03. 정독을 위해 해서는 안 되는 것
: 모두가 거짓말을 하고 있으니 아무도 믿지 말자
: 거짓말을 간파하자
: 우선 작가를 죽이자
: 작가는 죽이더라도 역사적 배경은 죽이지 말자
2장. 분석하기
- 비평의 비결 3: 작품에는 반드시 친구가 있다
01. 비평 이론이란?
: 거인의 어깨에 올라서자
: 인피니티 워에서 이기는 법
: 사회가 정한 조건
: 얼핏 간단해 보여도… …
02. 타임라인을 만들어본다
: 데릭 하트필드 작전
: 괴물을 길들이다
: 타임 워프에 주의하자
03. 일단 그림으로 그려본다
: 인물관계도를 만들어본다
: 시도 그림으로 그릴 수 있다
: 이야기를 요소로 분해하다
: 『리어 왕』과 옛날이야기
: 모티브 조견표를 만든다
04. 평가하다
: 잘 쓴 책인가, 못 쓴 책인가
: 사랑은 어디에서 오는가
: 작품의 ‘친구’를 찾는다
: 네트워킹 방법
: 토끼는 전부 뒤쫓자
3장. 쓰기
- 비평의 비결 4: 나오지 않는 것에도 의미가 있다
01. 쓰기 시작하다
: 자신은 예술가라는 사실을 기억하자
: 어느 한 부분부터 파고든다
: 타이틀은 자신을 구속하기 위해 붙인다
: 어둡고 폭풍우가 몰아치는 밤은 안 된다
02. 단면을 제시하고 분석한다
: 토끼를 붙잡자
: 음식 때문에 죽게 되는 금빛 여우
: 글이 써지지 않으면 조명이라도 칭찬한다
03. 쓰기 위한 테크닉
: 자유롭고 편하게 써서는 안 된다
: 대부분의 인간은 러스킨이 아니다
: 평범한 인간의 감동에는 아무도 흥미를 가지지 않는다
: 나한테 말한 거야?
: 루비치라면 어떻게 했을까?
: 규칙을 전부 무시하자
: 하스미 시게히코라면 어떤 형태에 끼워 맞춰도 결국 하스미 시게히코가 된다
: 다른 사람에게 사랑받으려고 노력하지 말자
4장. 커뮤니티 만들기 [실천편]
- 비평의 비결 5: 사람 수만큼 해석이 있다
01. 아름다움의 빛과 그림자
02. 일어난 일은 그리지 않고, 일어나지 않은 일을 그린다
: 지면 세미나 1 〈마이애미에서의 하룻밤〉에 관해 서로 이야기하다
03. 아메리칸드림 따위에는 관심 없는 우리를 위해서
04. 허구 속의 허구
: 지면 세미나 2 〈위대한 개츠비〉에 관해 서로 이야기하다
에필로그
옮긴이의 글
더욱더 배우고 싶은 사람을 위한 독서 안내
참고문헌
책속에서
“그렇다면 작품을 즐긴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것만이 ‘즐기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최초의 한 걸음은 ‘재미있다’로부터 시작하는 경우가 많으며, 작품을 보고 재미있다고 느끼는 것은 무척이나 긍정적인 체험입니다. 하지만 작품과의 만남이 ‘잘 모르겠다’라거나 ‘재미는 없는데 뭔가 신경 쓰인다’에서 시작되기도 합니다. ‘재미있다’도 ‘잘 모르겠다’도 좋습니다. 작품을 접한 후, 머릿속이 복잡하거나 막연한 감상 이상이 필요하다고 느끼거나 더 깊게 작품을 이해하고 싶다면 그 생각을 정리해주는 것이 비평입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깊게 생각하지 않고 작품을 보고 즐기는 것도 충분히 가치 있는 체험이며, 깊게 생각하고 비평을 하는 체험과 우열을 가릴 수 없다는 점입니다. 즐기는 방법은 하나가 아닙니다. 아무 생각 없이 머리를 비우고 즐기고 싶을 때가 있고, 또한 잘 모르는 것을 파고들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이런 즐거운 체험은 어느 쪽이든 멋진 일입니다. 이 책은 그중 깊게 생각하며 비평하고 작품을 즐기고자 할 때 어떤 식으로 하면 좋을지 다룰 뿐입니다. 저는 비평이 일이므로 무엇을 보든 비평하지만, 모든 사람이 언제나 비평할 필요는 없습니다. 작품을 비평하며 즐기는 방식을 이제 막 익힌 사람들은 종종 비평 없이 즐기는 쪽을 조금 업신여기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멸시는 금물입니다. 즐기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양하다는 점을 존중해야 합니다. 다만 ‘비평 따위 하지 말고 아무 생각 없이 보는 게 더 좋지 않아?’라는 말을 들었을 때는, ‘난 비평으로 파고드는 쪽이 더 즐거워’라고 반론합시다.”
“애초에 작가가 누구인지에 관한 문제도 있습니다. 작가가 한 명밖에 없다고 여겨지는 텍스트여도 의외로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학교의 리포트를 혼자 썼다고 하더라도, 지도를 담당한 선생이나 수업에서 함께 토론한 친구에게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으니까요. 작품의 경우, 대개 ‘작가’로서 사람들이 떠올리는 것은 소설가나 시인이므로, 집에 틀어박혀 글을 쓰는 고독한 천재 같은 인상이 떠오르는 경우가 많지 않나요? 하지만 상업적으로 간행되는 작품이라면 편집자가 그 작품에 관여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무대 예술이라면 연출가나 배우, 스태프가 있으며, 할리우드 영화라면 스태프가 수백 명에 이릅니다. 물론 특정 극작가나 영화감독에 대해 배경을 조사하거나 여러 작품을 보면서 ‘작가의 성향’을 분석할 수는 있지만, 적어도 하나의 작품에 대해 창작에 관한 모든 권한을 가진 ‘작가’를 상정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