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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은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동양은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오리엔탈리즘으로 읽는 지배의 역사와 저항의 철학)

박홍규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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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은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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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제목 : 동양은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오리엔탈리즘으로 읽는 지배의 역사와 저항의 철학)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교양 인문학
· ISBN : 9791193933220
· 쪽수 : 320쪽
· 출판일 : 2026-06-05

책 소개

에드워드 사이드의 『오리엔탈리즘』을 국내에 처음 소개한 박홍규 교수가 35년의 사유 끝에 다시 묻는다. 오리엔탈리즘은 과연 과거 제국주의 시대의 유물일까, 아니면 지금도 세계를 나누고, 위계를 세우며, 타자의 삶을 대신 결정하는 권력의 언어일까?

목차

독자에게 드리는 글

[1부: 제국의 시선과 타자의 탄생]

머리말
1강 오리엔탈리즘, 문명을 굴절시키는 프리즘
유쾌한 전복, 창조적 되쓰기 / 오리엔탈리즘, 어떻게 보아야 할까? / 오리엔탈리즘의 출발점 / 문화, 제국주의, 그리고 사이드 / 낯선 문화를 바라보는 수상한 시선, 오리엔탈리즘

2강 낭만이 지운 식민의 조건
영화 「아웃 오브 아프리카」와 식민주의적 낭만화 / 식민지의 경제 구조와 케냐의 역사적 배경 톺아보기 / 낭만이 지운 식민의 조건들 / 아웃 오브 아프리카, 아웃 오브 오리엔탈리즘

3강 영광의 탈출인가, 강탈의 정당화인가?
출애굽의 감동이 ‘정당성’으로 번역되는 방식 / 피해자를 가해자로 호명하는 순간, 사이드의 질문이 시작되다 / 제국의 개입이 영웅담으로 바뀌는 장치 / 오리엔탈리즘은 어떻게 괴물이 되었는가 / 트럼프는 오리엔탈리즘의 화신이다

4강 조작된 기원, 재구성된 ‘그리스·로마’라는 신화
‘상상’은 어떻게 ‘학문’으로 굳어지는가 / ‘진보’의 언어로 동양을 배제하다 / 막스 베버의 오만과 편견 / 그리스·로마 신화에 나오는 ‘괴물’은 누구인가 / 문학작품으로 보는 오리엔탈리즘 / 그리스-로마의 복권과 동방의 추락

5강 단테와 셰익스피어에서 콜럼버스까지
중세의 암흑과 동양의 광명이라는 역전 / 단테와 셰익스피어는 타자화 작업의 선구자였다 / 아메리카 원주민 제노사이드와 문화적 오리엔탈리즘 / 우리 안의 오리엔탈리즘과 주체적 정체성의 회복

6강 법이 침략의 문법이 되다
해방의 논리와 침략의 명분을 함께 품은 자연법 / 국제법의 아버지들이 설계한 ‘정당한 전쟁’의 궤변 / 노예무역, 제국주의가 남긴 상처 / 19세기까지 동양은 절대 뒤처지지 않았다

7강 19세기 제국주의와 오리엔탈리즘의 절정
‘지식’은 어떻게 침략의 병기가 되는가 / 영국의 ‘징고이즘’과 식민지 수탈의 경제학 / 문명화라는 이름의 거대한 기만 / 고전 사상이 감춘 차별의 논리를 읽다

8강 끝나지 않은 지배, 20세기의 오리엔탈리즘
영·프에서 미·중으로 제국은 대물림된다 / 지식인들의 기만 / 니얼 퍼거슨과 ‘제국주의 미화’의 변종 / 스크린에 갇힌 타자, 영화 속 오리엔탈리즘 / 자포니즘과 우키요에, 동양의 매혹을 기획하다 / 우리 안의 이중성

맺음말

[2부: 저항의 철학, 에드워드 사이드 읽기]

1강 사이드 읽기의 문제점
2강 팔레스타인 난민
3강 사이드의 친구들_촘스키, 비코, 그람시, 파농
4강 사이드의 적들_마르크스, 니체, 푸코, 헌팅턴
5강 세속주의와 휴머니즘
6강 지식인이란 ‘무엇’인가?
7강 사이드의 오리엔탈리즘
8강 사이드의 팔레스타인론
9강 사이드, 카뮈를 비판하다
10강 서양 미술의 오리엔탈리즘
11강 『프로이트와 비유럽인』
12강 오리엔탈리즘과 옥시덴탈리즘을 넘어서

맺음말

저자소개

박홍규 (지은이)    정보 더보기
세계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바탕으로 글을 쓰는 저술가이자 노동법을 전공한 진보적인 법학자이다.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시골에서 농사를 지으며 자유·자연·자치의 삶을 실천하고 있다. 오사카 시립대학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받았고 오사카 대학 등에서 강의하고 하버드 로스쿨, 노팅엄 대학, 프랑크푸르트 대학 등에서 연구했다. 1997년 『법은 무죄인가』로 백상출판문화상을 수상했고, 2015년 『독서독인』으로 한국출판평론상을 수상했다. 『밀레니얼을 위한 사회적 아나키스트 이야기』, 『카뮈와 함께 프란츠 파농 읽기』, 『표트르 크로포트킨 평전』, 『내 친구 톨스토이』, 『불편한 인권』, 『인문학의 거짓말』, 『놈 촘스키』, 『아나키즘 이야기』 외 다수의 책을 집필했으며, 『오리엔탈리즘』, 『간디 자서전』, 『유한계급론』, 『자유론』, 『존 스튜어트 밀 자서전』, 『법과 권리를 위한 투쟁』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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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오리엔탈리즘과 관련된 영화 가운데 내가 가장 황당하다고 느끼는 작품은 「타잔(Tarzan)」이다. 백인 소년이 아프리카 밀림에 버려졌는데, 그곳에서 동물과 교감하며 숲의 왕자가 되고, 마침내 자연과 공간을 지배하는 존재로 성장한다는 서사는 오랫동안 반복되어 왔다. 이 영화는 미국의 소설가 에드거 라이스 버로스(Edgar Rice Burroughs, 1875~1950)가 쓴 소설 『유인원 타잔Tarzan of the Apes』(1912)을 원작으로 삼아 만든 것이다. 문제는 말도 안 되는 허구라는 포인트가 아니다. 만약 아프리카라는 공간이 정말로 타잔에게 자기 삶의 세계였다면, 그 세계의 중심에 서는 인물은 당연히 그 땅의 사람이어야 한다. 그런데 타잔 서사는 아프리카를 무대로 쓰면서도 아프리카인을 중심에서 밀어내고, 백인이 그 공간의 주인으로 등극하는 상상을 자연스럽게 구체화했다. 그 결과, 아프리카는 삶의 세계가 아니라 모험의 무대가 되었고, 무대의 주인은 늘 외부에서 등장하게 되었다. 이것이야말로 오리엔탈리즘이 작동하는 아주 전형적인 방식 아닌가? 원래의 주체를 타자로 만들어버림으로써 배경으로 남게 하고, 주체의 자리를 외부에서 온 세력에 넘겨주는 것 말이다. 이런 문제의식은 동시대의 문화 환경에서도 변주되어 나타난다. 우리나라 방송에서 외국인 패널이 소비되는 방식, 유색인종이 등장할 때의 시선과 역할, 특정 사건이 터졌을 때 “인종차별이냐 아니냐”로 소모되는 논쟁 역시 결국은 누가 발화자인가라는 문제와 맞닿아 있다. 중요한 것은 대중에게 반복적으로 심어주는 이미지와 역할 배치가 사회 전반의 감각을 어떻게 훈련시키는가 하는 점이다._1부 2강


특히 19세기적 르네상스 서술은 고대의 부활과 근대의 기원을 한 줄로 연결하면서, 특정 시기를 인류 최고 문화의 탄생처럼 안정된 표상으로 굳혀 왔다. 다시 말해 르네상스는 역사적 시기이면서도 동시에 역사서술이 생산한 범주, 즉 일종의 브랜드로 기능해 왔다. 그런데 여기서 결정적인 질문이 발생한다. 르네상스가 과연 누구에게 재탄생이었는가 하는 점이다. 일부 도시, 일부 후원자, 일부 지식인에게는 재탄생이었을지 모르나, 모든 대중의 삶이 곧바로 해방으로 전환되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더 중요한 문제는 르네상스가 서구의 재탄생으로 서술되는 순간 다른 지역은 아직 재탄생하지 못한 공간으로 배치되는 비교의 질서가 작동한다는 점이다. 이 같은 비교 구조는 서구의 자기 서사가 세계를 분류하는 규범으로 확장되는 통로가 된다. 그리고 오리엔탈리즘은 바로 그 분류의 틀 위에서 더 신속히 성장한다. 이때 주목할 것은 우리가 인본주의의 정수로 배우는 서구 고전 문학의 이면에 타자를 악마화하거나 폄훼하는 오리엔탈리즘적 시선이 깊이 박혀 있다는 점이다. 중세 말 르네상스의 문을 열었다고 평가받는 단테(Dante Alighieri, 1265~1321)의 『신곡The DivineComedy』은 이 점을 극적으로 보여준다. 『신곡』의 「지옥」 편에서 그는 이슬람교의 창시자 무함마드를 제8원(제8지옥)의 제9구렁에 머물게 한다. 제8원은 말레볼제(Malebolge, 사악한 구렁)라고 불리며
사기나 기만을 저지른 자, 분열을 일으킨 자들이 벌을 받는 곳인데, 총 10개의 구렁으로 나뉘어 있다. 무함마드는 그중 제9구렁에서 형벌을 받고 있다. 단테는 당시 중세 기독교적 관점에서 무함마드를 새로운 종교를 만든 창시자가 아니라 기독교를 분열시킨 이단자로 보았기 때문이다. 「지옥」 편 제28곡에 묘사된 바에 따르면, 무함마드는 턱에서 밑바닥(항문)까지 몸이 갈라져 내장이 밖으로 쏟아지는 처참한 모습으로 등장한다. 이 장면은 현대의 관점에서는 종교적 편견이 강하게 투영된 묘사로 평가받지만, 당대 서구 사회가 이슬람교를 어떻게 인식했는지를 보여주는 문학적 장치이기도 하다. 즉 이슬람을 기독교 세계의 규범 바깥으로 밀어내는 상상력을 재현한 것이다. 이는 한국인에게 비유하자면 우리 민족의 시조인 단군을 최악의 악당으로 묘사한 것과 다름없는 모욕이지만, 서구 문학사에서는 이를 인본주의의 전파 과정으로만 칭송해 왔다. 그러나 이 장면은 단지 중세적 편견의 흔적이 아니라 정전화된 텍스트가 타자를 규정하고 위계화하는 방식이 얼마나 일찍부터 고전의 내부에 자리했었는지를 드러낸 증거이다._1부 5강


도서 정보 제공 : Yes24(www.yes24.com), 알라딘(www.alad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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