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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4087663
· 쪽수 : 288쪽
· 출판일 : 2025-04-07
책 소개
목차
추천의 글
프롤로그 나는 이렇게 봅니다
1장 세상이 너무도 보고 싶어서
허기진 혼령들의 축제
끝없는 벌판
나의 용사님
두만강 앞에서
1,442개의 사연
진정한 클라크
사랑과 도박은 한 끗 차이
여름날의 재즈 연주
베트남, 그 비린 기억
뜨거운 차별
최고의 샌드위치
2장 덥지도 않은데 열이 난 순간들
공허함을 채우는 필러 1cc
눈먼 바리스타의 숫자 세기
악마와 함께 춤을
모네의 정원을 걷다
벚꽃을 느끼는 방법
봄 손님
어른이 되는 순간
덥지도 않은데 열이 났다
여전히 비겁했다
수박은 눈물 맛
나프탈렌 냄새가 밴 지폐 한 장
추노
당신의 길을 따라 걷다
3장 우리는 어떻게든 살고, 살아갈 것이다
의문의 일 패
저런 사람
불의에 맞서는 방식
꿈이 피어나는 순간
뺨 석 대의 추억
엉터리 현자들
집에 화분을 들였다
각자의 연민
고향이 되어줄게
검은 불꽃과 빨간 폭스바겐
에필로그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지금 뭘 먹고 있는지 알아요?”
감정을 느낄 수 없는 차가운 질문이었다. 나는 입속 음식물을 삼키고 대답하려 했다. 하지만 답을 찾을 수 없었다. 도대체 방금까지 내 입속에 있던 건 뭐였는지 알 수가 없었다. 내가 멍하니 그를 쳐다보자, 그는 조금은 따뜻하면서도 엄격함이 섞인 목소리로 지시했다.
“이제부터 천천히 먹는 거예요. 오래 씹고 음미해요. 식감을 이야기하면서 어떤 요리인지 말해봐요.”
나는 왜 그래야 하냐고 물었다. 그는 식사가 단순히 배만 채우는 게 아니라 맛을 느끼고 풍미를 즐기는 것이라고 했다. 나는 그의 말이 이해되지 않았다. 여태껏 한 끼 때우는 것에 거창한 의미가 필요하다고 생각지 않았다. 미스터 리가 내 앞접시에 채소볶음을 덜어주었다. 나는 천천히 집어 입에 넣고 씹었다. 매콤하고 아삭한 콩 줄기가 느껴졌다.
<허기진 혼령들의 축제> 중에서
아라이 부부가 도쿄 타워로 이동하기 전에 점자 도서관에 들러보자고 했다. 내게 의미가 있을 거라면서 말이다. 사실 고백하자면 그때 나는 점자를 읽지 못했다. 장애인 학교에 다닐 때 점자 교육을 받았으나, 저시력이었기 때문에 손이 아닌 눈으로 점자를 읽었다. 또 모든 교과를 확대 문자로 공부했기 때문에 점자를 굳이 익힐 필요가 없었다. 그래서 점자 도서관 같은 곳에 관심이 전혀 없었지만 거절할 분위기가 아니었기에 잠자코 따라갔다.
<나의 용사님>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