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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94366942
· 쪽수 : 344쪽
· 출판일 : 2025-11-17
책 소개
목차
제1장 검은 땅을 찾아서
밤도망을 치다 / 13
은성탄광 입사 / 27
탄광촌의 금기사항 / 41
진폐증 / 61
연탄 파동 / 68
가은장터 / 81
가을 운동회 / 94
돌구이 회식 / 105
호황 속의 빚 / 119
제2장 막장의 사투
술도가 친구 / 127
소풍 / 134
나쁜 꿈자리 / 144
기적적인 생환 / 157
합동위령제 / 168
제3장 술도가의 시련
황진양조장 / 175
황진양조장의 후계자가 된 맏아들 / 188
주흘산에 올라 / 202
커가는 2세들 / 217
제4장 전통 도예가와 한지 장인
사과 농장을 시작하다 / 225
엇갈린 사랑 / 236
도예가 할아버지 / 246
닥나무밭 주인 / 255
한지나라 남상욱 장인 / 263
최고의 한지를 만들기 위해 / 271
아버지의 땀과 혼이 담긴 전통, 아들이 이어받아 / 277
천년만년 가는 한지 / 289
제5장 차세대의 귀환
은성광업소 문을 닫다 / 295
감홍 사과밭의 새바람 / 299
막걸리에서 와인까지 / 307
흙과 불의 유산 / 312
한지의 비밀 / 317
2025년 문경에 불어오는 변화의 바람 / 321
후계자들 / 327
해설 / 문경의 사계와 고난을 이기는 삶의 의지_김종회 / 336
저자소개
책속에서
탄광촌의 하루를 떠올리면
지친 광부들의 얼굴이 차례차례 흘러간다.
그들의 수고와 땀은 탄광촌 곳곳에 새겨져 있고,
그들이 받아들인 고난은 온몸의 상흔으로 남아있다.
각 탄층에는 하나의 이야기가 아득한 전설처럼 전해져온다.
삶의 굽이마다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되듯, 문경은 그 자체로 오랜 시간과 깊은 이야기가 응축된 땅이다.
1960년대 한때 검은 탄가루를 흩뿌리며 산업의 심장이었던 이곳은, 이제 또 다른 숨결로 새로운 문화를 피워내고 있다.
미지의 땅, 문경으로 향했던 주인공 이태열과 그의 아내 지연, 이 소설은 새로운 삶의 터전에서 피어나는 우정, 막장의 사투, 그리고 사과 농장의 꿈을 넘어 문경이라는 공간이 가진 무한한 가능성을 탐험한다.
- 「프롤로그」
기차는 덜커덩 소리를 내며 달렸다. 창밖 풍경은 빠르게 스쳤지만, 서울과는 확연히 다른 공기가 객실 안으로 스며들었다. 울다가 지쳐 태열의 어깨에 기대어 잠이 든 지연의 머리칼에서 오래된 한지 같은 아련한 냄새가 났다. 어머니의 결혼 반대에 짐을 싸서 찾아온 지연을 그는 돌려보내지 못했다. 못 이기는 척 지연의 손을 잡고 서둘러 집에서 나왔다. 앞으로 펼쳐질 어떤 어려움도, 이 여인과 함께라면 버텨나갈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들의 목적지는 점촌이었다. 이른 새벽, 기차는 기적소리를 울리며 서울역을 출발했다.
- 「밤도망을 치다」
탄광이 광부에게 주는 것은 생존의 희망이자 동시에 죽음의 그림자였다. 태열은 진폐증으로 고통받는 광부들의 아픔을 깊이 이해하게 되었다. 피할 방법은 그저 조심하는 것뿐이었다.
처음 광부가 되겠다고 나서면 가족이나 주변 친지들이 말렸다. 그만큼 광부는 위험한 직업으로 인식되어 있었다. 광부들은 스스로와 가족에게 ‘딱 3년만 하고 떠나겠다’라고 선언했다. 그러나 막상 탄광에 들어서면 쉽게 돈을 벌어 떠날 형편이 되지 못했다.
태열 역시 탄광에 오기 전 지연이 말렸을 때 잠시 돈을 벌고 떠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그 ‘딱 3년’이라는 말은 돈을 빨리 벌어 고향으로 돌아가겠다는 간절한 염원이자, 동시에 대부분의 광부가 탄광촌에 주저앉게 되는 현실을 반영하는 비극적인 유행어였다.
- 「진폐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