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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비평/칼럼 > 한국사회비평/칼럼
· ISBN : 9791194391197
· 쪽수 : 176쪽
· 출판일 : 2025-05-10
책 소개
새로운 열쇠가 될 수 있을까?
국내외에서 진행된 다양한 주4일제 실험을 통해 일과 삶의 균형을 찾는
‘시간의 정치’가 정말 실현될 수 있는지 그 가능성을 살펴보다!
지금으로부터 20여 년 전만 해도 토요일에 직장에 출근하거나 학교에 가는 것이 이상하지 않은 일상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주5일제 논의가 본격화되자 경영계와 보수언론은 “삶의 질을 높이려다 삶의 터전을 잃습니다” 같은 신문광고나 “주5일제 시행하면 경제가 죽는다” 같은 자극적인 제목의 기사를 통해 강한 반발을 드러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혼란은 발생하지 않았고, 경제 역시 죽지 않았다. 오히려 그 반대였다. 국책연구기관 KDI의 연구에 따르면, 2004~2011년까지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주5일제를 실시한 이후 10인 이상 제조업체의 노동생산성(1인당 실질 부가가치 산출)은 1.5% 증가했다. KDI는 보고서에서 비효율적으로 오래 일하는 것보다 효율적으로 짧게 일하는 것이 더 많은 성과를 낸다며 이에 맞춰 임금체계를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그로부터 20여 년이 지난 지금, 노동시간 문제는 또다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디지털 전환, 저성장, 기후위기 상황에서 일과 삶의 균형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며 노동시간 단축 논의가 다시금 글로벌 어젠다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최근 한국 사회에서 ‘주4일제’가 중요한 정책 이슈로 떠오른 것도 이런 흐름과 맥을 같이한다. 과거 주5일제가 수많은 논란과 반대 속에서도 안정적으로 정착했듯, 주4일제 역시 과도한 우려를 밀어내고 자리 잡을 수 있을까?
무엇보다 ‘주4일제’가 어떤 제도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 책 《주4일제 시대가 온다》에서 지은이는 그동안 한국 사회가 감당해 온 장시간 노동 구조 그리고 그 속에서 오랫동안 무시되었던 ‘시간 주권’ 문제를 거론하며 논의를 시작한다. 본론에서는 세계 각국에서 진행된 다양한 형태의 주4일제 실험 사례를 통해 주4일제가 노동자의 권리 향상을 넘어 당면한 사회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그 가능성을 조명한다. 곧 이 책은 제도가 시행되었을 때 나타나는 즉각적인 현상에서부터 돌봄과 성평등, 지역사회 회복, 기후위기 대응에 이르기까지 주4일제로 촉발되는 여러 사회적 변화를 구체적인 연구 자료와 함께 제시한다. 아이슬란드, 영국, 독일, 프랑스, 스페인, 미국 등 세계 각국의 지방정부와 기업들이 추진해 온 다양한 노동시간 단축 모델만이 아니라, 한국의 세브란스병원과 중소제조업체, 지방자치단체의 실제 실험 사례들도 함께 분석의 토대로 삼았다. 또한 ‘포데이위크글로벌(4Day Week Global)’과 같은 국제 네트워크의 데이터도 함께 풀어냈다.
주4일제는 단순히 말해 일주일에 4일만 일하고 3일을 쉬는 근무제도를 뜻하지만, 분명 그 이상의 함의를 지닌다. 지은이는 주4일제가 ‘시간 빈곤’에 내몰린 한국 사회에 ‘시간 주권’을 회복시키는 구조적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아울러 그 가능성을 현실화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상상력’과 ‘정치적 의지’라고 강조한다.
“‘시간 빈곤’에서 벗어나 일과 삶의 균형을 찾기 위한 시간 주권으로서 ‘주4일제’는 우리에게 어떤 시사점을 줄 수 있을까. 주4일제에 대한 회의론이나 시기상조론을 언급하는 이들에게 바라는 것이 있다면, 무조건 반대가 아닌 대안을 가지고 생산적인 논의에 참여했으면 하는 것이다. 2016년 11월, 국회에서 ‘시간 불평등’을 언급하면서 주4일제의 필요성을 처음 언급한 지 10년이 되어간다. 이 책에서 언급하는 주4일제 논의와 다양한 사례가 한국 사회에서 정책의 상상력을 넓히는 출발점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목차
들어가는 말
1장 두려움에서 벗어나기–왜 주4일제인가
365일, 24시간 노동을 착취하는 사회
일과 삶의 균형과 노동시간 단축
우리에게 시간 주권이 필요한 이유
주4일제 논의의 궤적과 유형들
기존 주4일제 논의에 대한 아쉬움과 새로운 가능성
2장 노동시간 단축의 역사와 과정
사회적으로 달성해야 할 노동시간 기준 찾기
노동시간 단축 논의의 여러 특징
삶의 존엄성을 파괴하는 장시간 노동
주4일제의 촉매가 된 실험과 연구
주4일제의 유형과 다양한 실험 모델
3장 세계 각국의 주4일제 실험들
주4일제 실험의 구체적인 유형들
아이슬란드의 주4일제 실험
유럽 지방정부의 주4일제 실험
미국 지방정부 공공부문의 주4일제 실험
4장 해외 민간부문의 주4일제 실험들
포르투갈과 독일의 주4일제 프로젝트
프랑스 개별 기업의 주4일제 실험
독일 개별 기업의 주4일제 실험
덴마크 개별 기업의 주4일제 실험
호주 개별 기업의 주4일제 실험
5장 한국의 주4일제 실험과 추진 과정
한국에서 추진된 주4일제 실험들
세브란스병원 교대제 간호사의 주4일제 실험
중소제조업체 코아드의 점진적 주4일제 실험
지방자치단체의 노동시간 단축과 주4일제 실험
직장인의 주4일제 인식과 ‘주4일제네트워크’의 활동
6장 주4일제 법제도화 추진 과제와 숙제
마법의 해법 아닌, 정책실험
벨기에와 미국의 주4일제 법률·조례 지원
주4일제 실험의 교훈
주4일제의 쟁점과 대안험
부록1/부록2/부록3/주/참고문헌
저자소개
책속에서
1953년 ‘근로기준법’이 제정된 이후 수십 년 동안 대한민국 정부는 사회 구성원 전체를 ‘시간 부족’ 상황으로 내몰았다. 이제는 우리 삶의 방식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 한국 사회는 연장 근로나 야간 노동, 교대제 노동은 물론 연차휴가나 유급병가 같은 문제에서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것이 하나도 없다. 특히 연차휴가나 돌봄휴가 같은 휴식의 정당한 보장은 제도 도입의 지체로 논의되지 않고 있고, 퇴근 이후 일과 연결되지 않을 권리 역시 중요한 과제인데도 관심 밖이다. 더이상 무한 노동이 이어지는 상황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 인간의 존엄성까지 빼앗았던 산업혁명 초기 ‘공장법’ 시대로부터 이어진 ‘일하는 삶’에서 이제는 벗어나야 할 때다.
#_들어가는 말
일과 삶의 균형을 통해 장시간 노동을 해소하면 생산성이 향상되고, 조직 구성원들의 동기를 유발한다는 긍정적 효과에 관한 연구들은 2000년대 이후 경험적으로 확인된 바 있다. 한국의 몇몇 연구나 유사 연구에서도 노동시간 단축이 일과 삶 모두에 만족을 주거나, 장시간 노동을 해소하고, 여성 고용에 긍정적인 효과를 일으킨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2005년 주5일제 도입 이후 그 효과에 관한 분석 연구에서도 10인 이상 근무하는 제조업 노동자의 연간 실질 부가가치가 1.5% 향상된 것으로 조사되었다.
#_1장 두려움에서 벗어나기-왜 주4일제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