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철학 일반 > 교양 철학
· ISBN : 9791194513094
· 쪽수 : 368쪽
· 출판일 : 2025-04-25
책 소개
목차
들어가며 — 성과 영성의 일치 가능성에 대하여 4
서장: 마조히즘을 통한 성의 참모습의 발견과 새로운 생명의 철학, 그리고 탄트리즘 15
I. 마조히즘이란 무엇인가? — 마조히즘의 증상론 87
‘엄마의 세 가지 이미지’라는 환상이 들려주는 이야기
1. 마조흐와 마조히즘: 마조흐의 소설들이 갖는 중요성 87
2. 마조흐의 세 여인 97
3. 마조흐의 환상과 바흐오펜의 시대 구분론의 일치 102
— 이 일치는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
4. 엄마의 세 가지 이미지와 두 번째 엄마의 수수께끼 109
5. 두 번째 유형의 여인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112
— 계약: 마조히즘적 관계를 성립시키는 본질적인 요건
6. 마조히즘의 ‘상징적 질서’: 엄마의 ‘상징적 기능’ 115
7. 마조히즘: 환상을 좇는 이상주의 126
8. 죄책감이라는 마조히스트 특유의 증상의 이유 129
9. 마조히즘의 가장 핵심적인 증상 132
10. 마조히즘의 자연주의 136
11. 마조히즘의 증상론에서 병인론으로 140
II. 마조히즘은 왜 발생하는가? — 마조히즘의 병인론 143
1. 마조히즘의 병인론에 대한 프로이트의 이해 147
2. 마조히즘의 병인론에 대한 들뢰즈의 이해 179
III. 무의식에 대한 새로운 이해 199
IV. 생명과 무의식: 베르그송의 ‘생명의 약동’ 이론 249
1. 프로이트 대 베르그송 249
2. 지속과 무의식 257
3. 생동하는 무의식: 본능의 신비 275
4. 변성 의식상태의 의미 307
5. 생명에 대한 베르그송의 이해를 통해서 본 마조히즘의 의미 318
V. 탄트리즘: 성과 영성의 근본적인 일치 329
1. 내재성의 존재론과 종교의 초월주의의 화해 330
2. 탄트리즘의 우주론 355
참고문헌 365
저자소개
책속에서
마조히즘이라는 예외적이고 기형적인 병적 현상에 집착하는 위대한 현대철학자의 모습, 이것은 단지 오늘날의 철학이 겪고 있는 내적 빈곤을, 우주의 운명이나 존재의 본성에 대해 말할 수 있는 능력은 온통 과학에게 다 빼앗겨 버린 채, 염치가 무엇인지를 알았던 과거의 철인(哲人)들은 차마 입 밖에 꺼내 놓기를 힘들어했던 세속적이고 타락한 주제를 거침없이 터놓고 까밝히는 데서 자신의 구차한 연명을 위한 수단을 찾으려 하는 철학의 몰락한 현주소를 증언하고 있는 것일까? 하지만 우리는 마조히즘에 대한 들뢰즈의 연구가 어느 일탈적인 개인의 사소하고 병적인 성적 판타지에 불과한 것처럼 보이는 이 이상한 현상의 기저에 실은 생명과 우주 전체에 관한 놀라운 비밀이 숨겨져 있음을, 우리 인간 모두의 삶에 대해 매우 중요한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는 가장 근원적인 비밀이 숨겨져 있음을 발견해 내고 있는 것이라는 것을 깨
달을 수 있게 되었다.
쾌락을 추구하면 그에 대한 대가(결과)로 고통(벌)을 받게 될 것이라는 것이 아버지의 법이 세우는 원래의 논리이지만, 마조히스트는 선제적으로 고통(벌)을 먼저 자청해서 받음으로써 이 논리의 앞뒤 순서를 뒤집는다. 즉 먼저 자청해서 매질(거세를 대신하는 매질)의 고통(벌)을 당함으로써, 이 고통(벌)의 위협이 금지하고 있던 쾌락을 맛볼 수 있는 면죄부를 미리 얻게 되는 것이다. 마조히즘에서 나타나는 ‘고통과 쾌락의 연관’이 논리적 인과 관계(일치의 관계)가 아니라 시간적 선후관계인 것은, 즉 마조히스트가 그의 파트너와의 성적 관계에서 먼저 고통을 겪고 난 연후에야 비로소 쾌락을 맛볼 수 있게 되는 것은, 아버지의 법을 뒤집는 마조히스트의 이와 같은 반전의 논리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라고 들뢰즈는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마조히즘에서 발견되는 초개인적인 환상이라는 문제는 우리를 한순간 이와 같은 신비로운 상념 속에 빠져들게 만든다. 하지만 다음 순간, 우리는 곧 다시 냉철한 이성의 고개를 저으며 이런 물거품 같은 생각으로부터 빠져나오려 하는 우리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이성의 눈으로 볼 때, 이 같은 생각들은 참으로 실소를 자아내는 병리적 망상으로 보일 뿐일 것이다. 하지만 실로 들뢰즈는, 비록 단 한 번 그렇게 말하고 있는 것이 전부이긴 하지만, 이와 같은 초개인적인 환상이 개인의 우연적 삶을 넘어서는 초개인적인 운명으로 마조히스트를 이끌어 가는 것이 정말로 사실이라는 것을 분명히 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