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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세계의 소설 > 북유럽소설
· ISBN : 9791195061402
· 쪽수 : 208쪽
· 출판일 : 2017-04-12
책 소개
목차
이케아 사장을 납치한 하롤드 영감
리뷰
책속에서
무기는 준비하셨습니까? 그가 다시 물었다. 예. 서류 가방에 들어 있나요? 아닙니다, 서류 가방에는 앨범이 들어 있어요. 아, 물론! 물론 그렇겠죠. 경찰은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그의 눈에는 안경을 끼고 모자를 쓴 늙은이, 뒷자리에 서류 가방을 싣고 차를 모는 한 남자의 모습밖에 보이지 않은 것이리라. 그 선택된 자는 누구입니까? 그는 더 알고 싶어 했다. 선택된 자라고요? 예, 납치를 당할 사람 말입니다. 잉바르 캄프라드입니다. 이케아(IKEA) 그룹의 대표 말입니까? 나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왜 하필 그 사람을 납치하려는 거죠? 혹시 이케아에서 구입한 조립식 가구에 못이 하나 빠졌던가요? 그는 행운을 빈다고 말하며 내가 탄 사브(Saab)의 차창 너머로 손을 흔들어 주었다.
문득 이 세상에서 나라는 사람이 갑자기 사라져 버린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게는 문을 닫았다. 장남은 이미 나를 잊은 지 오래다. 차남은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고 손자들은 내게 전화도 하지 않는다. 마르니는 내가 누구인지 가끔, 아주 가끔 기억할 뿐이다. 그렇다, 나는 한 줄기 연기처럼 형체도 없는 존재가 되어 버렸다.
당신…… 당신 이름이 뭐였죠? 마르니는 멋쩍은 표정을 지으며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그녀가 무슨 뜻으로 그런 말을 하는지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그녀는 갑자기 내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하면서 큰 소리로 웃었다. 나는 마르니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우리가 결혼해서 함께 산 지 40년째 되는 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