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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철학 일반 > 교양 철학
· ISBN : 9791195149186
· 쪽수 : 344쪽
· 출판일 : 2016-12-09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7
빛이 있으라! 25
왜 아무것도 없지 않고 무엇인가가 있는가? 171
죽음은 시작인가? 273
감사의 글 342
책속에서
“어제 풀밭에서 잠이 들었다가 주위에서 한데 지저귀는 새소리에 깨어났다. 다람쥐는 나무를 타고 청딱따구리가 울어댔다. 퍽 황홀한 정경이었다. 나는 저 새들과 동물들의 기원 따위에 전혀 개의치 않았다.” 누가 이 글을 썼을까? 다윈이다. 어느 책에선가 “더없이 아름답고 경이로운 무한한 형태들”을 논했던 바로 그 다윈 말이다. 그는 여기에 “자연사의 가장 흥미로운 문제, 진정한 핵심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세상은 혼돈이 아니다. 우주에는 질서가 있다. 그리고 아름다움도 있다. 질서는 어디서 오는가? 아름다움은 어디서 오는가? 세계가 계획의 실현이라는 생각, 허다한 악과 고통이 있을지라도 세계에는 숨겨진 의미가 있다는 생각을 싹 다 몰아낼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오늘의 과학은 어제의 무지를 파괴하지만 내일의 과학에게는 그 또한 무지처럼 보일 것이다. 사람들의 가슴속에는 지식으로 족히 설명되는 세계와는 다른 것을 향한 약동이 있다. 그 세계의 은밀한 열쇠는 다른 곳에 있다.
무궁한 이 세상을 이해하고자 애쓰는 길은 예술과 과학, 이 두 갈래뿐이다. 이쪽 길에는 화가, 음악가, 시인, 소설가, 철학자, 신비주의자가 있다. 저쪽 길에는 천문학자, 물리학자, 생물학자, 수학자가 있다. 어느 쪽으로 가든 할 일은 한이 없으니 애초에 절망이 예견된다. 햄릿은 호레이쇼에게 말한다. “천지에는 자네의 철학으로는 꿈도 꾸지 못할 일들이 얼마든지 있다네.”
시는 가장 편한 길까지는 아니어도 최소한 가장 널리 알려진 길이다. 시, 소설, 에세이를 끙끙대며 쓸 필요조차도 없다. 사랑이 시 자체이니 생에 의미를 부여하기에는 족하다. 사랑에 빠진 이는 사랑하는 이로 인하여 세상을 다 가진 것 같다. 그는 왕국의 열쇠를 얻은 것이다. 그는 이제 질문을 하지 않는다. 더 캐내려 할 필요가 없는 까닭이다. 그에게는 우주의 모든 아름다움이 마침내 드러났다. 아마도 예술과 문학은 성적 충동의 승화된 번역에 다름 아니리니. ‘두 갈래 길’
생은 아름답다. 생이 잔인해지기도 한다. 그래도 결국은 아름다운 생이다. 생이 어떤 모습이든, 일종의 기적인지 또 다른 이유에서인지, 우리는 생에 매달리게 마련이다.
햇살, 봄날의 언덕, 길을 따라 쭉 늘어선 플라타너스, 만남, 연애편지, 섬 여행, 이탈리아의 나폴리와 라벨로 여행, 이집트의 룩소르와 아스완 여행, 멕시코 와하카 여행, 일본 여행, 거창한 소망과 다소 정신 나간 계획들, 우연과 기적, 인내와 아름다움이 생을 가득 채운다. 일가를 이루고, 오래 남을 만한 것들을 세우고, 걸작을 쓴다. 종국에는 거의 행복할 것이다.
참 길고 곧잘 끝이 없다 싶었던 생이 불현듯 너무 짧다. 생은 끝났다. 가버린다. ‘생은 길다, 생은 짧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