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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과학 > 동물과 식물 > 꽃과 나무
· ISBN : 9791195328536
· 쪽수 : 384쪽
· 출판일 : 2015-05-10
책 소개
목차
작가의 말 - 나무는 살아있다, 당신이 살아있듯
길가 사는 나무
아름다움을 주고 멸시를 받다 - 화동 북촌로5길 | 벚나무
앞선다고 멀리 가랴 - 삼청동 북촌로5길 | 칡·오동나무
이제야 보이나요 - 소격동 삼청로 | 비술나무
흰 나무, 검은 나무, 잿빛 꽃 - 재동 북촌로 | 백송·독일가문비나무
붉은 집의 푸른 외투 - 원서동 율곡로 | 담쟁이
느티나무는 다 기억한다 - 신문로2가 새문안로 | 느티나무
개나리 진 날, 봄도 져버렸다 - 송월동 송월로 | 개나리
얼룩덜룩하다고 떨쳐버릴 텐가 - 용산동 이태원로 | 양버즘나무
봉황은 왜 벽오동에 깃드는가 - 동숭동 동숭길 | 벽오동
공원 사는 나무
나 하늘로 돌아갈래 - 낙산공원 | 가죽나무 |
소리 없는 종소리 - 삼청공원 | 때죽나무 |
높은 넋을 기려 - 선유도공원·서대문독립공원 | 양버들
제가 뭘 잘못했죠 - 안산공원 | 아까시나무
망토를 메고 롤러를 타자 - 여의도공원 | 피나무
어떤 이름이 더 어울려요 - 마로니에공원 | 가시칠엽수
세월이 다 해명한다 - 삼청공원 | 귀룽나무
호숫가의 하늘가 나무 - 호수공원 | 구상나무
이제 그만 떠나련다 - 남산공원 | 소나무
궁궐 사는 나무
봄은 성대하게, 가을은 찬란하게 - 경복궁 | 꽃개오동·화살나무
낭창거리는 앞뜰 - 경복궁 | 말채나무
나무는 봄마다 회춘한다 - 창덕궁 | 회화나무
그리움, 나날이 익어감 - 창덕궁 | 감나무
으쓱한 어깨, 들썩한 궁둥이 - 창경궁 | 느릅나무
우리 결혼했어요 - 창경궁 | 혼인목
가까이 오지 마시오 - 덕수궁 | 주엽나무
나도 엮이기 싫었다고요 - 덕수궁 | 등나무
선홍빛 기억, 꽃으로 피어나고 - 동묘 | 배롱나무
신들의 정원, 민초의 나무 - 종묘 | 물박달나무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나무가 인간보다 위대한 생명이라는 것을 깨달으면 무너져가는 인간성이 다소 회복되지 않을까 하는 희망이 흐릿해지는 끈기에 풀을 보탰다. 더불어 내가 떠돌던 서울은 어찌 움트고 성장했는지, 지금은 어떠한 도시인지, 이 부박한 땅에 왜 그 나무의 씨앗이 도착했는지, 어떤 파란을 이기고 저만해졌는지 살피면서 서울과 서울 사는 나무에 대한 정情이 깊어졌다. 이 책이 우리가 밟고 선 땅, 그 땅에 뿌리내린 우리 곁의 큰 생명, 나무를 올려다보는 작은 계기가 되길 바란다. 그리하여 생명과 인간에 대한 마음이 ‘한 뼘’ 넓어지기를.
- 저자 서문 중에서
가을이 깊어졌다. 버찌를 다 내어준 벚나무는 아홉 자식 다 키우고 막내아들 장가들던 날, 기쁨과 설움이 뒤섞인 얼굴로 옷고름 말아 쥐고 춤추는 어미의 심정을 안다. 이제야 살 만한데 기력이 다했다.
아린 마음은 이파리에 스미는지 벚나무는 단풍이 참 곱다. 벚꽃 보러 간 자리가 곧 단풍놀이 할 데다. 제 할 일 다 한 엽록소가 물러가고 카로틴, 안토시안 같은 색소가 활개를 치는 것이 교과서에 나오는 단풍의 원리지만, 샛노란 잎에는 봄날의 설렘을, 새빨간 잎에는 여름의 열기를, 여전히 푸른 잎에는 ‘나 아직 젊다’는 만추의 저항을 담으려 한 것이 단풍의 진정한 연유일지 모른다.
- 아름다움을 주고 멸시를 받다 : 화동 북촌로5기 벚나무 중에서
가을, 담쟁이를 지금(地錦, 땅을 덮는 비단)이라 부르는 연유가 경동교회 담벼락에 매달려 있다. 태양을 연모해 그 빛을 닮아간 황금빛 이파리는 만추의 양광을 되비쳐 찬란하다. 가을이 지상과 이별할 무렵, 담쟁이도 잎몸을 떨구기 시작한다. 대개의 나뭇잎이 잎사귀째 지는 것과 달리 담쟁이 이파리는 잎몸 먼저, 잎자루가 그 다음에 진다. 담벼락에 기대어 처절하게 올라간 생과의 이별이니 그 마음이 단번에 끊어질까.
- 붉은 집의 푸른 외투 : 원서동 율곡로 담쟁이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