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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5532704
· 쪽수 : 192쪽
· 출판일 : 2015-05-15
책 소개
목차
작가의 말
제1부 행복한 중추절에 대한 정의
11만 2천 2백 원
행복한 중추절에 대한 정의
꿈꾸는 밥솥
보석 물고기
플라타너스 나무
출근길 괄태충
어느 걸인의 정밀검사
여의도 샛강
보육원에서
사촌형이 돌아가셨어요
재숙이 누나
제2부 늙은 거미의 여름
며느리밥풀꽃
짝사랑에 대한 소묘
늙은 거미의 여름 1
늙은 거미의 여름 2
단풍이 물든 4.19탑
장미
화단 밖에 있는 나무들에게
마음속으로 쓴 답장
운동회가 끝난 운동장
가슴속에 내리는 눈
황홀한 고백
제3부 노란 물감 띠
할아버지를 붙잡던 손
그때 그 아이
무상 교과서를 받던 날
노란 물감 띠
우리 집 개 먹보
바보 창성이
과자를 훔친 가게
절벽 위에 지은 집
절벽 아래에 지은 집
연탄
그리움
제4부 왜 저한테만 이렇게 많이 주시는 겁니까
크리스마스에 받은 선물
주운 돈 삼백 원
스탠드바
똥에 대한 생각
땡큐! 미국
왜 저한테만 이렇게 많이 주시는 겁니까
리어카에 실려온 바다
목련꽃
도선사에서
경복궁에서
화려한 휴가
경복궁에서
화려한 휴가
새로 산 운동화
저자소개
책속에서
리어카에 실려온 바다
내가 7살 때였다. 리어카에 바다 그림을 싣고 다니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사진사이기도 했다. 그가 가져온 그림에는 바다가 있고, 별장이 있고, 갈매기가 날고, 파도치는 기슭이 있었다. 리어카에 올라가 사진을 찍으면 영락없이 바다 별장으로 휴가 와서 찍은 사진으로 나왔다. 그는 사진 찍으라며, 리어카를 끌고 동네를 돌아다녔다. 사진 찍는 데 이백 원이었다. 이백 원 안에 사진 현상비가 포함되어 있었다. 사진사는 여러 샘플 사진들을 보여주었다. 사진사의 권유에 망설이던 엄마는 큰맘을 먹었는지 결국 오십 원을 깎아 사진을 찍기로 했다. 우리는 집에 들어가서 그나마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고 나왔다. 누나는 소품 꽃을 든 채 해맑은 미소로 일어서 있었고, 나는 의자에 앉아 책을 펼친 모습이었고, 여동생은 꼬마 자동차에 앉아 있는 콘셉트로 사진을 찍었다.
일주일 후 리어카 사진사가 사진을 가지고 왔다. 어설퍼 보였던 갈매기가 살아 움직이는 듯 바다를 날고 있었다. 파도치는 바다의 별장에서 더없이 행복하고 부유해 보이는 삼 남매의 사진이 헐벗고 누추한 앨범 사진들 사이에 뜬금없이 끼워졌다.
옛날 사진을 들춰보던 딸이 “아빠! 어릴 적 가난했다더니 바닷가에도 놀러갔었네. 잘 살았네”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