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70753560
· 쪽수 : 180쪽
· 출판일 : 2006-01-16
책 소개
목차
[ 2006 신춘문예 당선 시 ]
강경보 / 매일신문
당선작 - 우주 물고기
신작시 - 말과 벚나무 l 붉은 눈물 l 너도밤나무, 그대 l 산굼부리에 내리는 비 l 우포늪 통신
당선소감 - 오랫동안 품어왔던 알 하나
심사평 - 우주적 소재의 시적 판타지
곽은영 / 동아일보
당선작 - 개기월식
신작시 - 양철 인형 l 물방울 동화책 l 아로마테라피 l 토끼야, 토까라 l 가위
당선소감 - 꿈 한 자락 배달 온 달님 고마워
심사평 - 산문과 시의 짜릿한 줄타기
김두안 / 한국일보
당선작 - 거미집 l 입가에 물집처럼
신작시 - 동박새 l 대머리 포구에서 l 왼손 l 봉숭아 꽃잎 l 붉은 비
당선소감 - 좁고 판판한 들길이 절벽 같아
심사평 - 삶과 존재의 미세한 결 정직하게 읊어내
김원경 / 중앙일보
당선작 - 만능사 제2호점
신작시 - 식물원 l 기와집 일기 l 제 348차 민방위훈련 l 조깅 l 용감한 시민상
당선소감 - 내 문학의 더듬이는 인간
심사평 - 활달한 시어... 상상력 독특
양해경 / 경향신문
당선작 - 서울 목공소
신작시 - 곽 할아버지의 요강 l 물탱크 청소 l 소나무 찻잔 l 첫사랑 l 단말마
당선소감 - 캄캄한 동굴 속의 한 줄기 빛
심사평 - 고단한 삶을 건져낸 신선한 힘
이윤설 / 세계일보
당선작 - 불가리아 여인
신작시 - 풀밭 위의 식사 l 성난 여자 l 여자
당선소감 - 오늘의 기적에서 신의 은유를 느낀다
심사평 - 삶과 사물을 꿰뚫어보는 빛나는 예지
이윤설 / 조선일보
당선작 - 나무 맛있게 먹는 풀코스법
신작시 - 가설무대 l 까마귀 l 무릉지도
당선소감 - 느린 우주의 걸음으로 당신을 다시 만났다
심사평 - 활달한 상상력, 시어를 부리는 탁월한 능력
천종숙 / 부산일보
당선작 - 바뀐 신발
신작시 - 꽃잎은 바퀴였다 l 가시은계목 l 못 l 문어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 l 잠자리
당선소감 - 시는 내 삶의 절망이자 희망
심사평 - 거침없는 사색, 제 맵시 잘 갖춰
최명란 / 문화일보
당선작 - 내 친구 야간 대리운전사
신작시 - 꼬막 캐는 여자의 바다 l 보도블럭 까는 청년 l 서울역에서 따라온 신발 한 켤레 l 수족관에 사는 펭귄 l 휠체어 마라톤대회에 너를 보내고
당선소감 - 솟대 끝 나무새처럼 날고 싶다
심사평 - 시적 형상화 탁월... 상상력 빼어나
최호일 / 서울신문
당선작 - 아쿠아리우스
신자시 - 피아노 치는 바다 l 개끈 l 사랑법 l 그 남자의 연필 l 스위치
당선소감 - 옆집 아줌마에게 말 걸듯... 그렇게 시 쓸 것
심사평 - 우물처럼 웅숭깊은 신화적 시선
[ 2006 신춘문예 당선 시조 ]
김종훈 / 동아일보
당선작 - 화첩 기행
신작시 - 화첩 기행 2 l 폐교에서 l 가첩(家牒)을 다시 읽다 l 연날리기 l 동백꽃
당선소감 - "글 안 쓴다" 절망 접어 홀가분
심사평 - 화폭 위에 옮긴 섬세한 붓끝
문수영 / 중앙일보
당선작 - 먼 길
신작시 - 보길도 연서 l 조화(造化)를 위로하다 l 오징어 l 말의 이중성 l 가을 해인사
당선소감 - 늦깎이지만 지금부터 시작
심사평 - 일상서 퍼올린 시상, 물 흐르듯이
조성문 / 조선일보
당선작 - 주산지 물빛
신작시 - 전곡리 주먹도끼 l 흔적 l 잔해 l 공단의 쑥부쟁이 l 검은 산 비백의 눈밭
당선소감 - 차가움과 뜨거움을 안고 정진할 터
심사평 - 세밀한 묘사, 뛰어난 시적 에스프리
한분옥 / 서울신문
당선작 - 국립중앙박물관
신작시 - 작은 고요 l 군무 l 청동 거울 l 비 오는 날 l 하루는
당선소감 - 시조는 내 숙명의 사막... 비단길 열릴 때까지 계속 걸을 것
심사평 - 손길 닿는 듯 감각적 시어 돋보여
저자소개
책속에서
조선일보 시 당선작
나무 맛있게 먹는 풀코스법 _ 이윤설
비린 게 무지하게 먹고팠을 뿐이어요
슬펐거든요. 울면서 마른 나뭇잎 따 먹었죠. 전어튀김처럼 파삭 부서졌죠.
사실 나무를 통째 먹기엔 제 입 턱없이 조그마했지만요
앉은 자리에서 나무 한 그루 깨끗이 아작냈죠.
멀리 뻗은 연한 가지는 똑똑 어금니로 끊어 먹고
잎사귀에 몸 말고 잠든 매미 껍질도 이빨 새에 으깨어졌죠.
뿌리째 씹는 순서 앞에서
새알이 터졌나? 머리 위에서 새들이 빙빙 돌면서 짹짹거렸어요
한 입에 넣기에 좀 곤란했지만요
닭다리를 생각하면 돼요. 양손에 쥐고 좌ㅡ악 찢는 거죠.
뿌리라는 것들은 닭발 같아서 뼈째 씹어야 해요. 오도독 오도독 물렁뼈처럼
씹을수록 맛이 난죠. 전 단지 살아 있는 세계로 들어가고팠을 뿐이었어요.
나무 한 그루 다 먹을 줄, 미처 몰랐다구요.
당신은 떠났고 울면서 나무를 씹어 삼키었죠.
섬세한 잎맥만 남기고 갉작이는 애벌레처럼
바람을 햇빛을 흙의 습윤을 잘 발라 먹었어요. 나무의 살집은
아주 통통하게 살이 올라 있었죠. 푸른 생선처럼 날것의 비린 나무 냄새.
살아 있는 활어의 저 노호하는 나무 비늘들.
두 손에 흠뻑 적신 나무즙으로 저는 여름내 우는 매미의 눈이 되었어요.
슬프면 비린 게 먹고 싶어져요,
아이 살처럼 몰캉한 나무 뜯어 먹으러 저 숲으로 가요.
동아일보 시조 당선작
화첩 기행 - 김종훈
오종종한 징검돌이 샛강 건너는 배경으로
미루나무 두엇 벗삼아 길나서는 물줄기와
기슭에 물수제비 뜨는 아이들도 그려 넣는다
여릴 대로 여리더니 어깨 맞댄 물길들이
한 줄 달빛에도 울렁이던 맑은 서정을 삼키고
여울은 화폭을 휘적시며 세차게 뒤척인다
구도마저 바꿀 기세로 홰를 치며 내달리다
분 냄새 이겨 바른 도회지 그 풍광에서
노을빛 그리움에 젖어 물비늘 종일 눕는다
어느새 귓가 허연 강가 풀빛 아이 불러내며
캔버스를 수놓던 현란한 물빛 지운 채
꿈꾸던 역류를 접고 강은 고요 속으로 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