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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교양 인문학
· ISBN : 9791196369965
· 쪽수 : 240쪽
책 소개
목차
옮긴이의 글 경청의 놀라운 힘
1부 ‘듣기’가 총명함의 시작
강연은 들어야 하는 것 • 귀 바보의 사회 • 사라진 귀동냥 • 귀로 생각한다 • 본격적 강의 • 필기하지 않는다 • 방언이 사라지면 나라가 망한다 • 잘 분별해서 듣는 귀 • 귀의 능력 • 귀는 똑똑하다
2부 사고의 깊이를 더하는 ‘듣고 말하기’
‘읽고 쓰기’ 전에 ‘듣고 말하기’ • 귀로 들은 말이 사고를 지탱한다 • 40개월의 암흑 • 귀를 키운다 • 느긋한 사람의 귀 훈련 • 웃음은 지적이다 • 마음의 양식은 귀로부터 • 3분 스피치 • 말을 잘하는 사람은 대물이다 • 문자 신앙에 사로잡히다
3부 ‘읽고 쓰기’ 중시의 함정
음독과 묵독 • 언어 교육의 난점 • 아는 내용 읽기, 모르는 내용 읽기 • ‘읽고 쓰기’ 편향 교육 • 작은 언어 • 말하지 못하는 선생 • 그리스형과 중국형 • 추천 입학의 맹점 • 정직하지 못한 언어 • 쓰기는 어렵다 • 글로 쓴 것에는 거짓이 있다
4부 ‘읽고 쓰기’ 중시의 함정
음독과 묵독 • 언어 교육의 난점 • 아는 내용 읽기, 모르는 내용 읽기 • ‘읽고 쓰기’ 편향 교육 • 작은 언어 • 말하지 못하는 선생 • 그리스형과 중국형 • 추천 입학의 맹점 • 정직하지 못한 언어 • 쓰기는 어렵다 • 글로 쓴 것에는 거짓이 있다
5부 앎이 되는 ‘듣고 말하기’
말의 서고동저 • 사고를 낳는 것 • 귀가 약하면 곤란에 처한다 • 생활의 식견 • 남편은 건강하고 집에 없어야 좋다 • ‘듣고 말하기’, ‘읽고 쓰기’ 생활 • 사고력의 원천
책속에서
그리스인은 걸으면서 대화, 요컨대 듣고 말하고 생각했다고 한다. 아울러 글로 쓴 것을 살아 있는 말의 그림자와 같은 존재로 여겼다. 실제 대화야말로 살아 있는 말이며, 따라서 최고의 사색 또한 이러한 말로 이루어진 것이 당연했으리라.
‘눈으로 생각하는 사람’의 지성은 시각적이다. 시각적 사고는 ‘귀로 생각하는 사람’의 청각적 사고와 성격을 달리한다는 것을 요즘 사람들은 그다지 생각하지 않는다.
그냥 지식, 독서 등을 배경으로 하는 시각적 사고가 담화 중심의 청각적 사고보다 상위에 있는 것처럼 생각한다. 아울러 그것이 근대 사상의 편중일지도 모른다고 의심하는 일은 적다.
_ 「귀로 생각한다」 중에서
한 대학생이 먼 친척뻘인 노교수에게 노트 필기하는 법을 물었다. 노교수는 주저하지 않고 이렇게 말했다.
“노트 따위를 쓰려 생각하지 말고 차분히 강의를 잘 듣게. 글자를 쓰려고 하면 이야기의 본론을 이해할 수 없거든.”
학생은 그 말을 듣고 당황해서 이렇게 말했다.
“그러다 내용을 잊어버리면 아무것도 남는 게 없지 않습니까.”
“아니, 그럴 일은 없네. 중요한 내용은 머리에 남거든. 강의를 통째로 전부 외우려 생각해서 안 되네. 다만 숫자 정도는 잊어버릴 경우 번거로우니 노트에 적어두면 좋겠지.”
노교수는 이렇게 답했다.
학생이 노교수의 조언에 얼마나 충실히 따랐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는 훗날 독일로 유학을 떠났다.
독일 학생들은 근면하고 열심히 공부하지만, 강의 노트를 쓰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는 모두가 조용히 강의를 경청하는 모습에 감탄했다고 한다.
_ 「필기하지 않는다」 중에서
아이의 첫 말은 귀로 들어오는 ‘귀의 말’이다.
세대나 시대와 더불어 이런 능력이 떨어지는 것은 중대한 문제지만, 사람들은 이런 걸 생각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잘난 체하는 말을 입 밖으로 낼 수는 없다.
첫 말은 귀의 말이다. 글자는 눈의 말로, 말을 베낀 불완전한 복사본이다. 눈으로 보는 글자보다 귀로 듣는 말이다.
이러한 사실을 잊고 읽기부터 언어 교육을 시작하는 것은 순서가 틀렸다. 우선 듣고, 그리고 말한다. 말할 수 있게 되고 나서부터 읽기를 배우고 쓰는 것도 배운다.
듣는 힘이 없으면 읽을 수 없다. 많은 현대인이 리터러시(literacy)를 중시하는 것은 외국의 나쁜 영향을 받은 탓이다.
_ 「귀로 들은 말이 사고를 지탱한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