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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르는 잠

구르는 잠

문동만 (지은이)
  |  
반걸음
2018-06-07
  |  
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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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르는 잠

책 정보

· 제목 : 구르는 잠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96396909
· 쪽수 : 176쪽

책 소개

반걸음 시인선 1권. 문동만 시집. <그네> 이후 9년만이다. 시인은 자신의 구체적 생활에서 얻은 느낌과 정동에 좀더 밀착해 여러 가편들을 선보이고 있다. 그렇다고 단순한 생활시는 아니다. 문동만 시인에게는 여전히 우리 사회와 이웃들의 아픔에 공명하는 역량이 살아 있다.

목차

시인의 말_5

제1부

구르는 잠•12
부라더미싱•14
펭귄들의 방•16
죄 없이 붉은•18
웃는 종이•20
유모차는 일몰 속에서•22
계란을 삶는 밤•24
꽃을 사보자•26
눈에 바친다•28
복숭아•30
물이라는 바늘—작당 포구에서•32
첫사랑•34
녹의 중심•36
박쥐•38
풍선•40
털이 세는 밤에 대하여•42
변검變瞼•44

제2부

소금 속에 눕히며•48
손톱•52
젖은 얼굴•54
사월이 오월에게•56
독을 놀다•58
먼저 죽은 X명처럼•60
24시간•62
新창세기 대한문 편•64
쌍문역에서•66
숭어•68
강화에 와서•70
귀룽나무에게•72
상강 무렵•74
투망을 던지며•76
향긋한 숨•78
오지 않는 저녁이 없는 것처럼•80
곁에 누워본다•82

제3부

소년기•86
발을 주어야 한다•88
농담하는 무덤—모란에서•90
별들의 이빨•92
사월•94
어떤 언약에 부쳐•96
뿔•98
거북이•100
말뚝•102
미루나무 살풍경•104
가시•106
옷을 달이다•108
너는 너의 상주가 되어•110
미궁의 문•112
돌문에 쓰다•114
담벼락•116

제4부

동화童話2•120
터널•122
벽제의 순희•124
장작•126
냄새의 무늬—냄새는 맡은 자가 발효시켜야 한다•128
건너지 마라•130
빈방•132
칫솔•134
피뢰침•136
가루•138
마늘•140
대를 솎다•142
김채수 약전•144
뼈도 없는 국수•146
묵답에서•148
초록을 보내고•150

해설
수직을 넘고 있는 수평의 시 | 신철규•152

책속에서

늙은 부부가 한 몸으로 사는 일을
바짓단 줄이는 일을 구경하였다
서로 퉁바리도 주며 손을 모아 사이좋게
내 다리를 줄여주는 일을

여자는 실밥을 풀고 남자는 박으며
풀며 박으며 이으며 다리며 가는
황혼의 동사를 구경하였다

등 뒤에 카세트를 틀어놓고
배경음악의 주연으로서 늙어가는 일을

저이의 한때가 등뼈 마디마디에
음각과 양각으로서
살 없는 활로서
시위를 버티는 삶의 탄성을
늘 등을 굽히는 노동을
제 몸을 표적으로 박는 노동을

저이들의 솔기를 다시 뜯어
다시 옷을 짓는다면
어떤 누에가 되어 푸른 실을 쏟을까

부라더미싱,
부부가 형제가 되도록
늙는 일이여
달팽이처럼 느려터진 밥벌이여

삼천 원 받는 바짓단 줄이기가
이십 분 만에 끝났다

공손히 줄어든 몸을 받았다

―「부라더 미싱」 전문


그녀는 돌을 깼고 나는 던졌다 종로 일가에서
연무는 자욱했고 쫓아오는 발자국 소리에
아직 잡은 적 없는 그 손을 찾아 안간힘으로
눈을 치켜뜨고 달렸다
털어도 털어도 가시지 않는 시절의 냄새를 품고
전철을 타면 모두들 눈을 부볐다
사람들은 공평히 눈물을 흘려줬다
이십년 뒤 나는 그녀에게 돌 같은 말을 먼저 던졌고
그 돌보다 큰 돌이 건너편에서 날아왔다
나로 인해 그녀도 단련되어 있었다
어떤 전략도 없는 단발적인 항거에
나는 바꾸고 싶은 핸드폰만 벽에 던졌다
이럴 땐 보도블럭을 깨던 그녀를 생각하면 좋다
석공처럼 돌을 깨던 아담한 저녁의 여인,
그것만 기억하면 좋다
마침내 그 손을 잡은 위대한 역사를 기억하면
가끔 자폭하는 통신망이 있으면 좋다
권태로운 선로를 끊고 나는 맛없는 술을 마시며
그녀는 이불을 뒤집어쓰고
곰곰이 아무 말 없이 각자 던진 돌을 생각하며
옛 사람과 통하는 것도 좋다

―「첫사랑」 전문


오월이라 쓰고 도망가지 못하던 마음이라 읽었어요
사월이라 쓰고 도망가려야 출구조차 없던 밀물이라 읽었어요
겹겹이 포개어진 사월과 오월 사이
사람들도 그렇게 포개어져갔어요
고통은 왜 부록이 되지 않고
이 세계는 왜 낱장이 아닌가요
넘겨도 넘겨도 물에 피에 엉겨 넘겨지지 않았어요
다음 세계를 보여주지도 않았어요
오늘의 세계를 덮어버렸어요
핏물 떨어지는 두꺼운 책이 되었어요
오직 고통만이 정본이 되었어요
왜 당신들은 살아지지 않는 불멸의 슬픔인가요
편백나무 책장에 더 이상 꽂을 시편이 없어요
오월이라 쓰고 사월이라 읽었어요
사월이라 쓰고 오월이라 울었어요

―「사월이 오월에게」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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