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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자이 오사무 (지은이), 박현석 (옮긴이)
  |  
에오스
2019-02-14
  |  
12,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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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양

책 정보

· 제목 : 사양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일본소설 > 1950년대 이전 일본소설
· ISBN : 9791196425692
· 쪽수 : 208쪽

책 소개

다자이 오사무 탄생 110주년 기념판. 다자이 오사무 생전의 최고 히트작이자 최초의 베스트셀러로 사망 이후 출간된 <인간실격>과 더불어 다자이 오사무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중편소설이다.

목차

1
2
3
4
5
6
7
8
작가 연보

저자소개

다자이 오사무 (지은이)    정보 더보기
본명은 쓰시마 슈지. 1909년 일본 아오모리현 쓰가루에서 부유한 집안의 십일 남매 중 열째로 태어났다. 자신의 집안이 고리대금업으로 부자가 된 신흥 졸부라는 사실에 평생 동안 부끄러움을 느꼈던 그는 도쿄 제국 대학 불문과에 입학한 후 한동안 좌익 운동에 가담하기도 했다. 1935년 맹장 수술을 받은 후 복막염에 걸린 그는 진통제로 사용하던 파비날에 중독되었다. 같은 해에 소설 「역행」이 아쿠타가와상 후보에 올랐지만 차석에 그쳤다. 그는 이 심사 결과에 불만을 품고 당시 심사 위원이었던 가와바타 야스나리에게 항의하는 글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듬해 파비날 중독을 치료하기 위해 병원에 입원하는데, 자신의 예상과 달리 정신 병원에 수용되자 커다란 심적 충격을 받았다. 첫 창작집 『만년』은 감각적 문체와 실험적인 기법으로 일본 문단에 그의 존재를 알리기에 충분했다. 결혼과 함께 안정기에 전개된 중기 문학은 『옛이야기』를 통해 유머 넘치는 이야기꾼 다자이의 저력을 유감없이 보여 준다. 1945년 일본이 2차 세계 대전에서 패망한 후, 그의 작품은 정신적 공황 상태에 빠진 일본의 젊은이들에게 열렬한 지지를 받았고, 그는 사카구치 안고, 오다 사쿠노스케 등과 함께 ‘데카당스 문학’, ‘무뢰파 문학’의 대표 작가로 불리게 되었다. 1948년 연인 야마자키 도미에와 함께 다마강 수원지에 투신해, 서른아홉 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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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석 (옮긴이)    정보 더보기
일본의 소설 및 역사에 관심을 갖고 관련 서적들을 꾸준히 번역 · 출판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세상의 숨겨진 양서를 발견하여 출판하는 작업도 지속하고 있다. 이러한 작업의 결과물로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소개한 작가와 작품도 다수 있다. 옮긴 책으로는 『나쓰메 소세키 단편소설 전집』, 『그럼, 이만…… 다자이 오사무였습니다.』, 『운명의 승리자 박열』, 『붉은 수염 진료담』, 『추리소설 속 트릭의 비밀』 등이 있으며, 역사 쪽으로는 ‘인물과 사건으로 읽는 일본, 칼의 역사’ 시리즈를 20권쯤 기획, 『도쿠가와 이에야스』와 『다이라노 기요모리』 등을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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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어머니는 이제 돈이 떨어져버리고 말았다. 전부 우리를 위해서, 나와 나오지를 위해서 조금도 아끼지 않고 써버리신 것이다. 그래서 이제 이 오랜 세월 살아온 정겨운 집에서 나가, 이즈의 조그만 산장에서 나와 단둘이 쓸쓸한 생활을 시작하지 않으면 안 된다. 만약 어머니가 마음이 곱지 못하고 인색해서, 우리를 야단치고 또, 몰래 당신만의 돈을 불릴 궁리를 하시는 분이었다면, 아무리 세상이 바뀌어도 이렇게 죽고 싶을 정도의 마음이 드는 일은 없었을 텐데, 아아, 돈이 떨어진다는 것은 이 얼마나 끔찍한, 비참한, 구제할 길이 없는 지옥이란 말인가


내가 조숙함을 가장해 보였더니 사람들은 나를 조숙하다고 수군거렸다. 내가 게으름뱅이인 척해 보였더니 사람들은 나를 게으름뱅이라고 수군거렸다. 내가 소설을 쓰지 못하는 척해 보였더니 사람들은 나를 쓰지 못한다고 수군거렸다. 내가 거짓말쟁이인 척했더니 사람들은 나를 거짓말쟁이라고 수군거렸다. 내가 부자인 척했더니 사람들은 나를 부자라고 수군거렸다. 내가 냉담을 가장해 보였더니 사람들은 나를 냉담한 녀석이라고 수군거렸다. 하지만 내가 진짜로 괴로워서 나도 모르게 탄식했을 때 사람들은 나를 괴로운 척 가장하고 있다고 수군거렸다.


문제는 당신의 대답뿐입니다. 저를 좋아하시는지, 싫어하시는지, 그도 아니면 아무 생각도 없으신 건지 그 대답, 매우 두렵지만, 그래도 듣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요전의 편지에서도, 억지춘향으로 매달리는 애인, 이라고 쓰고 또 이번 편지에도 억지춘향으로 매달리는 중년 여자, 라고 썼습니다만, 지금 잘 생각해보니 당신의 대답이 없으면, 억지춘향으로 매달리려 해도 어디에도 발붙일 곳이 없어서 혼자 멍하니 야위어갈 뿐일 것입니다. 역시 당신의 무슨 말씀이 없이, 안 되는 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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