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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91196837686
· 쪽수 : 448쪽
책 소개
목차
1 아들에게 쓰는 편지
2 어쩌면책 1
3 저어라, 저어라
4 살
5 이야기를 믿는다는 것
6 첫마디
7 재택 학습
8 호시절
9 하이볼
10 맞춤법 수업
11 재택 학습
12 위생
13 마술 쇼 1
14 당혹
15 초밥
16 자부심 1
17 균형
18 식은 죽 먹기
19 꼬리 이야기 1
20 꼬리 이야기 2
21 자부심 2
22 만약에
23 재택 학습
24 재택 학습
25 구약성경
26 티미와 태드와 아빠와 나 1
27 사내아이들의 언어
28 재택 학습
29 세계 칠면조 수도
30 자부심 3
31 평화주의
32 티미와 태드와 아빠와 나 2
33 재택 학습
34 재택 학습
35 좀 더 쉬운 숙제
36 티미의 침실 문
37 입맞춤
38 회피 대마왕
39 티미와 태드와 아빠와 나 3
40 티미의 도박
41 감미롭고 영예로운 것
42 자부심 4
43 전우
44 어쩌면책 2
45 마술 쇼 2
46 유용한 마술
47 염치없지만 매우 진지한 제안
48 황금 바이킹
49 티미와 태드와 아빠와 나 4
50 탈락
51 재택 학습
52 재택 학습
53 토론회
54 초밥, 초밥, 초밥
55 티미와 태드와 아빠와 나 5
56 화산 속으로
57 그러고 스튜 냄비 속으로
58 수업 계획안
59 태드의 문학 조언
60 마지막 추가 수업 계획안
감사
자료에 관하여
옮긴이의 말
리뷰
책속에서
나는 과거 2003년에 집필을 시작했다가 잠시 멈추었고 그 뒤 2004년 말에 가까울 무렵 재개했다. 내 의도는 티미와 녀석의 아직 태어나지 않은, 그러니까 임신은 됐지만 아직 대기 중이던 남동생 태드에게 작은 이야기 선물을 남기는 거였다. 내가 죽고 한참이 지났을 때 잘하면 아이들이 먼지 낀 문서 보관함에서 찾아 읽게 될 병 속의 짧은 메시지 몇 개를 단숨에 작성하려던 구상이었다. 당시 나는 아직 노인은 아닌 쉰여덟 살이었지만 사망률 수치를 보면 이미 살 떨리는 수준이었다. 그즈음 내게 든 생각은 두 아들이 중학교에 들어가면 그 아버지는 보나 마나 할아버지, 아니 어쩌면 할아버지의 형으로 오인되고도 남겠다 하는 것이었다. 이런 내 생각은 맞았다.
이 책이 시간을 건너뛰는 건 시간이 나를 주로 건너뛰었기 때문이다. 이 책이 내용을 건너뛰는 건 내 인생의 내용이 나를 건너뛰었기 때문이다─공포에서 슬픔으로 분노로 깨진 사랑으로 절망으로 의기양양함으로 영겁에 관한 밤늦은 대화로. 장편소설이나 단편소설에는 인간사에 질서가 있다는 환상을 부여할 수 있다. 하지만 근본부터가 자식들에게 쓰는 연애편지 묶음일 책에 질서를 부여하는 건 공연히 망신을 사는 일일뿐더러 더 안 좋게는 기만하는 일일 것이다. 내 자식들은 현실의 자식이고 나는 현실의 아버지이며 엉망진창 혼돈이야말로 우리가 함께한 시간의 소박한 주제였다.
티미는 이제 두 달 남짓, 정확히는 9주가 되었는데 울음을 그치려 들질 않는다. 녀석은 제 아기 침대와 딸랑이와 제 어머니와 나를 포함해 완전 신상품인 세상과 그 안의 모든 걸 싫어하는 것 같다. 배앓이예요, 의사들은 말했지만 이 아이는 먹는 것도 싫어하고 안 먹는 것도 싫어한다. 녀석은 자는 것도 싫어하고 안 자는 것도 싫어한다. 녀석은 빛도 싫어하고 어둠도 싫어한다. 녀석은 뜨거운 것도 싫어하고 차가운 것도 싫어하고 그 사이의 모든 온도도 싫어한다. 녀석은 분노로 차 있다. 나는 잭 더 리퍼의 아버지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