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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철학 일반 > 교양 철학
· ISBN : 9791196878818
· 쪽수 : 216쪽
· 출판일 : 2020-12-10
책 소개
목차
다르고도 낯선 미래의 질서는 무엇일까?
<포스트 코로나, 뉴노멀을 말하다>
이택광이 말하는 슬라보예 지젝
이택광 묻고 지젝 답하다
1. 과거는 돌아오지 않는다
2. 다른 방식의 종말을 원한다면 전략을 수립하라!
3. 급소를 가격당한 자본주의의 위기
4. 세계는 연결되어 있고 위기는 계속될 것이다
5. 코로나 시대 국가의 역할을 묻다
6. 새로운 삶의 방식을 발명하라!
7. 격화되는 미·중 갈등, 국제 질서의 미래는?
8. 전 지구적 나눔과 협력 : 신국제주의
9. 그린 뉴딜은 해답이 될 수 있을까?
10. 어떤 세상을 선택하시겠습니까?
이택광 말하다
리뷰
책속에서
이택광 : 팬데믹 이후, 우리 인류가 어떤 미래에 직면하게 될 것인가 많은 사람이 궁금해하고 있습니다. 선생님은 어떤 세상이 올 거라고 생각하세요?
지젝 : 우리가 살고 있던 세상 또는 현실에서 정해진 방식대로 행동하던 삶은 끝났는지도 몰라요. 너무나 많은 추정과 가설이 있어서 명확하게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저는 이렇게 생각해요. 권력을 쥐고 있는 사람들이 우리에게 하는 이야기를 그대로 받아들여서는 안 됩니다. 물론 한국은 예외예요. 한국은 전 세계에 희망을 주는 모델이니까요. 우리는 상황을 냉철하게 바라보아야 합니다.
: 전 지구상에서 절반도 안 되는 사람만이 코로나19로부터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는 상황입
니다. 일부 특권층은 드론으로 음식을 배달받고 의사에게 원격진료를 받으면서 안전한 삶을 영위할 수 있겠죠. 그렇지만 더 많은 사람은 위험을 불사하고 나가서 일을 해야만 해요. 누군가는 음식을 포장해야 하고, 누군가는 배달을 해야 하죠. 어쩔 수 없이 밖에 나와서 일을 할 수밖에 없는 거예요. 끔찍한 세상이지요. 이런 식의 종말은 받아들일 수 없어요. 우리는 다른 방식의 종말을 원해야 합니다.(중략)
이택광 : 사람들은 지금의 상황을 전쟁과 비교합니다. 이런 식의 팬데믹 상황은 유럽 계몽에 대한 큰 도전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표현의 자유’나 ‘인권’, 그리고 ‘국가의 역할’ 등 인류의 삶 전반에 관해 처음부터 모두 다시 생각해보고 재정립해야 할 시점 아닐까요.
지젝 : 사실 많은 사람이 이미 이런 상황이 올 거라고 예견한 바 있어요. 안정된 세상에 살고 있다가 어느 날 갑자기 난데없이 코로나19가 발생했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에요. 독감이나 코로나19 같은 전염병 바이러스는 언제든지 나올 준비를 하고 있었어요.(중략)
과거는 이미 지나가버린 상황이에요. 이제 우리는 앞으로의 세계에 맞서야 해요. 미국처럼 경제정상화를 위해 수많은 사람을 죽음의 위험에 노출시켜서는 안 돼요. 현재 세계에는 빈곤한 사람이 너무나 많아요. 어쩌면 바이러스의 위협보다 더 좋지 않은 현실을 살아가는 이들이 세계 곳곳에 있습니다. 감염의 위험성보다는 당장 식구들을 먹여살리고 보금자리를 구하는 일이 더 시급한 사람들 말입니다. 우리는 어쩌면 그런 사람들이 위험에 노출되는 것을 알면서도 모르는 척하는 것일 수도 있어요.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바이러스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간의 양극화는 더욱더 심각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뿐만 아닙니다. 코로나19 이후 디지털 미디어의 힘은 더욱 막강해졌어요.
덕분에 구글이나 페이스북 같은 기업을 보유한 국가는 엄청난 제어 능력을 갖게 되었죠. 대기업과 국가 기관들에 의해 디지털 미디어는 점점 더 통제되고 있어요.(중략)
: 우리는 ‘의학적인 비상 사태’에 처한 게 아니에요. 단순히 명령을 수용하고 상황이 나아지기를 기다려야 하는 위기에 처한 게 아니라는 말입니다. 우리는 지금 정치적인 상황에 놓여 있는 거예요.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우리 인류가 그동안 만들어온 시스템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어요. 그러니까 지금부터 우리가 싸워야 할 대상은 바이러스가 아니라 사회적인 시스템인 겁니다.
2020년, 봄이 실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