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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과학소설(SF) > 한국 과학소설
· ISBN : 9791196927387
· 쪽수 : 270쪽
· 출판일 : 2020-12-02
책 소개
목차
여는글_과학소설을 사랑합시다_임태운
대상_우아한 우주인_전민석
최우수상_밤이 오기를_채성민
우수상_TM레기, 끝나지 않는 일_원희재
우수상_스윙 바이 레테_남세오
우수상_침묵만이 들렸다_양제열
책속에서
브로콜리 수프. 앤초비 샐러드. 필렛 미뇽. 라즈베리 셔벗. 레스토랑에 가려면 신발을 신어야 한다. 차에 시동을 걸고, 액셀을 밟아야지.하지만 연료는 점점 떨어져 가고 있었고, 시야에는 어떤 주유소도 들어오지 않았다. 희망은 현실 앞에 무력했다.
낙경은 질소탱크에 8%의 잔량이 남은 것을 확인하고 조이스틱에서 손을 거뒀다. 이제는 현실을 인정해야 할 때였다.끝이 정해진 역사책.케이퍼의 질소 분사 추진장치가 작동을 멈추자, 낙경은 끝없는 우주로 추락하는 기분을 느꼈다. 실제로 그는 추락하고 있는지도 몰랐다. 다만 그가 떨어지고 있는 방향엔 바닥이 없었기 때문에, 그 추락은 아마도 영원할 것이었다.
(전민석, <우아한 우주인>)
천 쪼가리를 주워 급히 코를 틀어막았지만, 피가 천 밖으로 새어나왔다. 하지만 그는 신경 쓰지 않고 현재 시각을 수첩에 받아 적었다. 이번 전투는 한 명의 사상자도 없었지만 이런 경우는 드물었다. 작전이 성공했더라도 사상자가 생긴다면 고희산은 마지막 기상 시간으로 돌아가서 다시 전투를 치렀다. 모두가 안전할 때까지. 자신을 따르는 중대원들을 단 한 명도 버릴 수 없었다. 고희산의 머릿속에 맴도는 참혹했던 지난 전투들. 그는애써 잠을 청했다.
(채성민, <밤이오기를>)
남편이 요즘 바람을 피우고 있긴 하지만, 그런 건 그다지 중요하지가 않다. 그가 나에게 사랑한다고 말해주는 것이 중요하고 나의 남편이라는 사실이 중요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 집을 내가 관리하고 지배하고 있다는 것이 나에겐 한없이 중요한 사실이다. 내게 무슨 문제가 생길 때면 남편이 모두 해결해 준다는 것 역시 중요하다. 하지만 나에게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는 이상하게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집안일을 완벽히 끝낸 후 나는 더이상 할 일이 없다는 것을 느꼈다.
(원희재, <TM레기, 끝나지 않는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