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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음악 > 서양음악(클래식)
· ISBN : 9791197070068
· 쪽수 : 552쪽
책 소개
목차
들어가며
1장 / 지휘에 관한 짧은 역사
2장 / 지휘 언어와 테크닉
3장 / 관현악 스코어를 읽는 법
4장 / 지휘자가 되는 길
5장 / 마에스트로의 페르소나
6장 / 관계들
음악과의 관계
음악가와의 관계
청중과의 관계
평론가와의 관계
소유주 및 경영진과의 관계
7장 / 누가 무대의 주도권을 쥐는가?
8장 / 떠돌이 지휘자의 일상
9장 / 녹음과 공연
10장 / 지휘 예술의 신비
주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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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책속에서
지휘란 결국 일종의 연금술이다. 음악은 눈에 보이지 않는 유일한 예술 형태다. 음악은 일련의 변신을 거쳐 시간을 통과하게끔 설계되어 있는 통제된 소리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향해 사람들을 이끄는 리더라면 소리를 내지 않고 오로지 동작으로만 그렇게 하는 것이 어쩌면 타당한 귀결인지도 모르겠다.
리더십과 정직성은 곧 권위로 연결되며, 바로 거기에 위대한 지휘자들의 또 다른 공통분모가 있다. 지휘자가 되고자 하는 자는 어떻게 하여 명령권과 결정권을 가지게 되는가? 특히 음악처럼 각자 의견이 분분하고 움직이는 요소들로 가득한 분야에서 말이다. 고대 로마에서 ‘아우크토리타스auctoritas’라는 단어는 단지 누군가의 사회 속 위치를 의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신비한 통솔력’을 가리키는 말로도 쓰였다. 지휘자들은 저마다 다른 배경과 경로를 거쳐 그 자리에 오른 자들이지만, 모두의 과거 경험은 단 한 가지 결과로 귀결된다. 바로 ‘권위’다.
레니는 부츠를 신고 나타나기도 했고 단화를 신고 나타나기도 했다. 보라색 티셔츠를 입은 모습도 보였고, 공연 때는 쿠세비츠키가 물려준 백색 정장을 입었다. 그는 한없이 매력적이었고, 모든 사람과 모든 일에 흥미를 보이는, 한마디로 거역할 수 없는 자연의 힘과 같은 인물이었다. 그는 레너드 곱하기 1000이었다. 마치 오자와가 세이지 곱하기 100이고, 마이클 틸슨 토머스가 마이크 곱하기 10이었던 것처럼 말이다. 그들은 위대함으로 향하는 개인적·예술적 피드백 시스템의 과정 속에 있었고, 각자의 개성이 가진 모든 면모를 마음껏 확대하고 확장했다. 덕분에 그들의 음악 해석 또한 유일무이한 개성과 통찰을 얻게 되었던 것이리라. 이 세 지휘자는 물론 서로를 잘 알고 있었지만(오자와와 틸슨 토머스는 번스타인의 사도였다), 그들의 연주는 모두 저마다 독보적이어서 서로 혼동될 가능성이 전혀 없었다. 그들은 그들 자신의 반영이지 다른 사람을 되비추는 거울이 아니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