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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7121623
· 쪽수 : 184쪽
· 출판일 : 2021-12-01
책 소개
목차
- 서문: 당부의 말
- 1부 갈 데가 있어서요
우리는 모른 채 / 미지근한 심장은 언제쯤 / 같은 날, 다른 공간 / 죽음과 가장 가까운 맛 / 마른 사과 / 돼지고기 김치찌개 / 향으로 지르는 비명 / 얼마나 많은 힘을 주어야 하는 것이냐고 / 괜찮아, 다음 버스 타면 돼 / Texel Island / 기억이 저장되는 방식 / 흙길을 자처하는 여행가 / 택시 안에서의 묘한 기류 / 갈 데가 있어서요
- 2부 감정의 모행성
투박하게 단어를 썰어갈 뿐 / 장마가 오는 사이 / 무뎌지지 않도록 / 미완 / 어떤 계절을 살아가는 걸까 / 눈 / 밑 빠진 고독 / 혼자만의 철학 / 팔짱 낀 사람 / 추억이 나를 감는다 / 완주만큼 소중한 것 / 감정의 모행성 방백 / 생일 / 부스러기 / 틈이 많은 사람 / 나는 내가 어렵고 가을은 가을이 쉽다
- 3부 우린 국경선을 밟지 않고 국경을 넘었다
모기향 / 깡통을 타고 날으며 2 / 야속한 여름 / 새벽을 거닐다 / 헬싱키나 탈린 같은 곳으로 / 섬은 지구가 만들고 언덕은 바람이 만들었다 / 어깨를 툭 치는 / 부스 안 사람들 / 한 나라에서 한 나라로 / 오늘의 소란이 서른의 소란이 될 테니까 / 시처럼 음악처럼 / 마지막 페이지 / 우린 국경선을 밟지 않고 국경을 넘었다 / 어려울수록 펜을 쥐겠습니다
- 발문: 새벽길을 나서는 모든 그대에게
저자소개
책속에서
기억은 두 가지 방식으로 저장된다.하나는 보고듣고 느끼는 모든 것들을 당시의 기억 그대로 저장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 기억들이 자는 동안 머릿속에서 기억의 퍼즐을 맞추는 것이다. 전자는 강렬하고, 후자는 집요하다. 그래서 당신이 잠든 사이, 제 스스로 맞춰지는 퍼즐 조각에 의해 기존의 기억은 잠식되고 만다. 처음의 기억은 희미해지고, 조각된 기억으로 재배열되어 삶 속에 방치된다.
_기억이 저장되는 방식
추억 위로 수북하게 쌓인 먼지를 털어내자 지난 여름의 끈적한 기운이 되살아났다. 필름 카메라는 이런 묘미가 있다. 핸드폰으로 찍은 사진은 쉽게 잊히는데 반해, 필름으로 담아낸 사진은 왠지 모르게 한 장 한 장 오래 기억에 남는다. 이따금 현상소를 찾아 혀를 길게 내밀고 있는 필름을 보면, 시간이란 게 흐르는 것이 아닐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든다. 수년 전의 내 모습과 오늘날의 내가 필름 한 줄에 함께 담겨 있다. 과거와 현재, 현재와 미래가 같은 선상에 위치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일직선 위에 놓인 과거의 나를 만나기 위해, 미래의 나를 마주하기 위해 앞으로도 계속 필름을 감을 테다. 드르륵 드르륵, 추억이 나를 감는다.
?_추억이 나를 감는다
소박한 장면들이 모여 삶의 배경을 이룬다. 강렬한 추억은 유효 기간이 짧지만, 소박한 기억엔 유효 기간이 없다. 내일이라도 훌쩍 오이도나 소래포구 같은 곳으로 파란을 찾아 떠나볼까. 아니면 주말에 제천이나 단양 같은 곳으로 초록을 맡으러 가볼까. 어디라도 가서 하룻밤 머물다 오고 싶은 나날이다. 언제고 여행이 맘 편히 가능해진 날, 헬싱키나 탈린 같은 곳으로 가능한 한 멀리 떠나고 싶다.
_헬싱키나 탈린 같은 곳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