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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8956804
· 쪽수 : 94쪽
· 출판일 : 2024-10-21
책 소개
목차
김종영
탈진 후기 — 7
이상은
허무맹랑하고 절박한 착각 — 21
이택민
진짜든 가짜든 — 35
임수림
여름과 망각 — 51
원용진
한 걸음 더 — 63
이아로
사랑으로, 사랑으로 — 75
오늘의 쓸모와 내일의 안부를 묻는 당신에게 — 87
책속에서
1
나는 이제 쓰러지는 일이 무섭다. 달리는 건 행복한 일이지만 도착에 기약이 없다는 건 너무나 큰 불안 요소다. 겨우 도달한 곳에 행복이 존재한다는 보장이 없는 것 또한 마찬가지다. 물론, 내가 달려온 모든 시간이 아무 소용 없는 일이었느냐고 묻는다면 대답은 “아니오” 다. 나는 온 힘을 다해 뛰었고, 쓰러졌다. 두렵다고 말할 자격도 얻었다.
_김종영, 「탈진 후기」 중에서
2
절박함과 착각. 언젠가는 그런 마음으로밖에 움직이지 못하는 내가 안쓰럽기까지 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그런 감정이 아니면 날 움직이게 하는 건 없을 것만 같았다. 늘 이런 마음으로 살아야 하는 걸까. 내가 원하는 나의 삶과는 점점 멀어지는 느낌이었다. 그렇지만 그때의 나를 돌아보면 또 다른 마음이 보인다. 희망이다. 애처로운 절박함도, 안쓰러운 착각도 그 뒤엔 무언가를 희망하는 간절한 마음이 달라붙어 있다는 것. 이제서야 그런 가여운 마음이 보인다.
_이상은, 「허무맹랑하고 절박한 착각」
3
이제는 나의 감정을 기록하고 적어내는 일이 그들에게 진짜든 가짜든 상관이 없다. 새롭게 형성된 새로운 관계를 위해, 글의 힘을 믿는 사람들을 위해, 그리고 나를 위해 글을 쓴다. 사유하고 쓰고 남기는 것, 그 모든 과정이 나에게는 진짜다.
나에게 ‘진짜 글’ 은 몇 년 뒤에 펼쳐 봐도 괜찮은 글, 그러니까 유행을 좇지 않은 자기만의 글, 느끼하지 않은 글, 자기 합리화하지 않는 글이다. 그런 면에서 여전히 내가 쓰고 있는 글이 진짜 글인지 장담할 수는 없지만, 쓰고 있는 나는 이것이 진짜라고 믿는다. 그리고 그것이 적어도 스스로를 속이지 않는 일이라고 믿는다.
_이택민, 「진짜든 가짜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