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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호러.공포소설 > 외국 호러.공포소설
· ISBN : 9791197614163
· 쪽수 : 364쪽
· 출판일 : 2024-12-27
책 소개
리뷰
책속에서
거기 희미한 불빛 앞에 무언가 움직이고 있었다.
나는 극장 무대에서 떨어져 내리는 얇은 커튼 같은 베일을 통해 그것을 보았다. 안개가 낀 듯 흐릿한 풍경이었다. 그것은 인간의 형상도 아니고 짐승도 아니었다. 내게는 그게 몇 마리의 짐승들이 뭉쳐 무리를 이룬 것처럼 커다란 존재라는 기이한 인상을 주었다. 마치 말 같은 짐승 두세 마리가 하나가 되어 천천히 움직이는 것 같았다. 스웨덴 친구도 비슷한 인상을 받았다. 물론 그는 나와는 다르게 표현했다. 그는 그것의 모양과 크기가 버드나무 덤불 같다고 했다. 머리는 둥글고 표면은 끊임없이 넘실대며 “연기처럼 스스로를 휘감아 도는” 모습이라고 나중에야 말했다.
그리고 다음 순간―깨어난 순간과 거의 동시인 것 같았다― 바깥에서 새벽의 깊은 고요가 아주 희한한 소리에 산산이 부서졌다. 그것은 아무 경고나 예고도 없이 느닷없이 벌어졌다. 또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오싹했다. 그것은 무언가의 목소리였다. 심슨은 어쩌면 인간의 목소리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거칠지만 애처로운 소리, 텐트 바로 바깥에서 낮게 포효하는 목소리, 바닥에서 난다기보다 머리 위에서 나는 소리. 어마어마하게 큰 성량이었다. 그러면서도 매우 기이할 정도로 아주 예리하면서도 유혹적이고 달콤한 소리였다. 그것은 또한 세 가지 별개의 또렷한 음절, 또는 외침으로 울렸다. 굉장히 특이한 울림으로, 믿기지는 않지만, 가이드의 이름과 닮았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데-파-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