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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7938290
· 쪽수 : 228쪽
· 출판일 : 2025-04-30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N
1 첫 번째 대화 | 천장
2 두 번째 대화 | 혼잣말
3 세 번째 대화 | 삼각형
4 네 번째 대화 | 진짜 마음
5 다섯 번째 대화 | 고장
6 여섯 번째 대화 | 사람
7 일곱 번째 대화 | 그 후
8 여덟 번째 대화 | 주황
9 아홉 번째 대화 | 도피
10 열 번째 대화 | 공부
11 열한 번째 대화 | 얼굴
12 열두 번째 대화 | 선의
13 열세 번째 대화 | 사실
14 열네 번째 대화 | 암시
에필로그
O
책속에서
서로를 이상하게 바라보던 첫 만남의 시선은 지금까지도 어느 정도 유지되고 있다. 지난해 동안 서울의 많은 장소에서 이우와 나는 머리를 맞대고 필담―<절교 직전의 마지막 대화>라는 가제가 붙은 이 글들―을 주고받았지만, 우리가 서로를 어느 정도로 이해할 수 있었느냐 묻는다면 명확히 답할 수 없다. 이건 두 사람이 작가라는 공통분모를 동원해 가며 최선을 다한 우정의 증거물처럼 보이나, 어쩌면 말이 잘 통하지 않는 두 타인이 노트 한 권을 놓고 나름대로 언어를 주고받으며 할 수 있는 놀이를 수행한 것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다만 우리는 세상을 사랑한다. 그리고 그 세상에 서로를 포함시킨다. 이것이 함께 쓰는 동안 유이우와 나 사이에 대해 확신할 수 있었던 거의 유일한 부분이다. 우리는 아이처럼 관심을 갖고 질문을 던지고 바라보며 사랑했다. 서로가 번갈아 꺼내 온 단어를 사이에 두고 노력했다. 절교를 유예하기 위해서였다.
━ 프롤로그
어쨌든, 애초의 내 다짐과는 달리, 그동안 둘 사이에 무언가 다른 것이 계절과 함께 오고 간 것이다. 아무래도 신이인이 내게, 앞으로 누구와도 절교하지 못하게 만드는 마법을 걸어놓은 것만 같은데. 어쩌지. 제목대로 진정 절교해야 할 때가 온 이 시점에서는 곤란한 일이다. 표제를 이렇게 해놓고, 독자를 속일 수는 없지 않은가.
우리는 필담하기 위해 이곳저곳에서 만났다. 이곳저곳 많이 걸었고, 사실 여기에 적지 않은 이야기들을 훨씬 더 많이 하면서, 끝끝내 각자의 말을 하다가 함께 웃고, 떠들고, 때론 울기도 했다. 그렇게 절교하기 위해 우정했다. 모든 우정의 끝이 그러하듯이. 그 과정 속에 있는 우리가 여러분께 읽힐 것이다. 몇 번이나 절교하려 했지만, 실패한 상태 그대로. 그런데 절교 후에도 계속 떠도는 말들이 있을까? 만약 언젠가 정말로 멀어지게 된다면, 그 말들은 이 책 속에 있을까?
━ 에필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