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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교양 인문학
· ISBN : 9791198493453
· 쪽수 : 320쪽
책 소개
목차
들어가며 나는 왜 고전을 공부하는가
1관 세상 모든 사랑의 시작, 짝사랑
01 움츠러든 메조키스트의 가슴앓이-《삼국유사(三國遺事)》조신(調信)
반쪽 사랑에서 깨어나라
은근한 미련, 마음에 불을 지르다
02 《수이전(殊異傳)》지귀(志鬼)-여왕이 심어준 헛된 미련
2관 예고 없이 찾아오는 첫사랑
03 첫눈에 반한 슬픈 사랑-〈심생전(沈生傳)〉
너무 고운 그녀의 애절함
04 간절함으로 뛰어넘은 사랑-〈상사동기(相思洞記)〉
발정 난 말, 진정한 사랑을 얻다
풋풋하고 담백한 그들의 고운 사랑
3관 환상 속 그대
05 처녀 귀신을 불러낸 최치원-《수이전(殊異傳)》쌍녀분(雙女墳)
굶주린 아귀 같은 마스터베이션
풍속산업과 게임, 그 허상과의 사랑
06 귀신이 되어 돌아온 내 사랑-〈이생규장전(李生窺牆傳)〉
후회와 그리움이 만들어낸 환상 속의 그녀
4관 사랑과 집착 사이
07 기괴하고 해괴한 사랑
〈운영전(雲英傳)〉-자기 분열을 견디지 못하는 광기의 집착
어설픈 무능이 빚어낸 비극
08 어디에도 내가 없는 의무적 사랑-〈열녀함양박씨전(烈女咸陽朴氏傳)〉
얼어 죽을 놈의 열녀 타령
사기당하는 줄도 모르는 어리석은 선택
집착과 도착의 페티시즘
5관 사소해서 더 애틋한 사랑
09 대자연이 깨닫게 해준 사랑-〈옥소선(玉簫仙)〉
흰 눈이 맺어준 순수한 사랑
춘향이인가? 옥소선인가?
10 겁박에도 흔들리지 않은 사랑-〈윤지경전(尹知敬傳)〉
섬세한 사소함이 사랑이다
기다리고 들어주고 웃어주기
6관 은폐된 사랑
11 강요에 의한 결혼의 상처-〈선녀와 나무꾼〉
야수만도 못한 나무꾼
선녀를 사랑했는가?
12 그녀는 귀신이 되어 돌아왔다-〈아랑(阿娘)전설〉
아랑은 왜 아버지에게 나타나지 않았을까?
죽어나간 사또들은 억울했을까?
13 하루아침에 나락으로 떨어진 삶-〈은애전(銀愛傳)〉
은애는 왜 칼을 들 수밖에 없었나?
나라님은 무엇을 하시는가?
7관 인지부조화의 절정
14 꽃 한 번 꺾어보겠다고 거푸 헛물 켠 사건-〈절화기담(折花奇談)〉
밀고 당기기와 꽃뱀 사기단
15 진정한 교유를 꿈꾸는 어떤 여인의 남자 찾기-〈포의교집(布衣交集)〉
누구도 막을 수 없는 무서운 사랑
혼자만의 환상에서 벗어나지 못한 슬픔
꽃뱀과 제비에게 빠진 자의 인지부조화
불륜 뒤에 숨은 공허와 끝 모를 불안감의 실체
8관 파편화된 사랑
16 마음은 중요치 않아-〈변강쇠가〉
현실 도피와 섹스 중독
17 플라토닉러브, 정말?-〈박씨전(朴氏傳)〉
허물 벗고 전신 성형 해볼까?
관능미 없는 사랑의 한계
9관 경이로운 사랑
18 역경을 뛰어넘는 숭고한 사랑-〈최척전(崔陟傳)〉
시대가 우리를 갈라놓아도
참고문헌
저자소개
책속에서
사람이 다 그렇다. 자신은 자신이기에 자신을 잘 모른다. 종종 자신을 똑바로 보고 싶지 않을 때도 있다. 어떻든 우리 눈은 밖을 향해 있으니 남은 잘 본다. 정확히는 남들만 잘 본다. 냉철하고 섬세하게 하나도 빠짐없이 샅샅이 잘도 찾아 잘도 본다. 만약 그런 시선으로 나를 볼 수 있다면 어떨까? 생각보다 많은 것을 알 수 있지 않을까. 그래, 맞다.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보고 옷 단추 구멍을 잘못 맞춰 입었는지, 화장이 번진 곳은 없는지 찾을 수 있다. 가치가 있다. 그렇다. 이것이 거울에 비친 제 모습을 바라보는 것 같은 고전의 가치다.
- (들어가며 중에서)
물론 지귀가 불귀신이 된다는 것은 비유적인 이야기다. 괴로움에 심장이 터지는 정도라면 모를까, 가슴에서 불이 나서 온몸을 태운다는 것은 과장이 심하다. 그런데 당시 사람들은 이 이야기를 그럴듯하다고 받아들였다. 그 점이 중요하다. 그들은 사랑의 불꽃이 정말로 온 몸과 탑과 주변 마을까지 집어삼킬 정도로 활활 타오르는 재앙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래서 뜻 모를 불이 나는 이유를 설명하는 데에 바로 이 지귀의 불꽃을 끌어다가 설명했다. 지귀를 쫓는 주문을 온 집 벽에 붙여 화재를 막으려 한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다. 그들은 정말 믿었다. 사랑이 진짜 불이 될 수 있다고. 사랑을 불장난이라고 비유하는 것이 괜한 말이 아니었던 것이다.
- (《수이전(殊異傳)》지귀(志鬼)-여왕이 심어준 헛된 미련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