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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사회학 > 사회학 일반
· ISBN : 9791198548603
· 쪽수 : 312쪽
· 출판일 : 2023-12-02
책 소개
목차
여는 글 | 멈추면 보이는 것들
Part 1 집 | 파괴와 회복의 경험
01. 이문동 단독주택 -나의 온전했던 집
02. 상처로 가득했던 강남 8학군의 우등생 -강남 8학군에 진출하다
03. 정신여고에서 만난 ‘영혼의 집’ -하나님과 만남, 신앙 그리고 소명
04. 방황의 끝 ‘평생의 집터’ 내 남편 -선교사의 꿈 대신 결혼
05. ‘치유의 집’이 된 시월드 수유동 이층집 -결혼으로 회복한 온전한 집
06. 집밖 고생 시작, 상계동 전세집과 육아 난민 -아이는 부모와 공동체, 국가가 함께 키우는 것
07. 〈뽀뽀뽀〉를 보고 출근하는 삶 -8학군이 아닌 직주근접을 위해 선택한 강남행
08. 서울의 집값은 오늘이 제일 싸다 -내 집 마련의 최대 동기는 불안
Part 2 | 집과 정치 집을 위한 정치에서 집을 반대하는 정치로
01. 21년차 스타 연구원 정치인이 되기로 하다 -주택정책 전문가로 발탁되다
02. 정치의 길을 찾다 -항상 나를 의심한다는 자세
03. 당원권 정지 3년에서 부동산 정책 저격수로 부활 -당원권 회복과 일산과의 인연
04. ‘숫자는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는 국토부 장관 -통계조작의 조짐
05. 두 여성 정치인과 엮인 일산과의 인연 -알아차리지 못한 선견지명
06. 3기 신도시를 반대한 이유 -축소 도시계획, 압축 도시계획이 필요했던 시기
07. ‘섬이 된 일산’의 분노를 대변하다 -창릉 신도시 건설 강행
08. 주말부부, 서울과 부산에서의 두집살이 -정치와 삶에 미치는 주택의 의미
09. 평범했지만 평범할 수 없던 이유들 -SH공사 사장 후보 자진사퇴와 의미
Part 3 도시 | 집보다 사람이 행복한 도시
01. 일산을 만나고 바뀐 도시정책의 소명 -주택에서 도시로 연구에서 정치로
02. 인구감소 시대 도시의 책임 -시대에 맞는 균형발전 전략의 필요
03. ‘액티브 시니어’들을 위한 도시로 -건강과 학습을 통한 자기 성장의 시니어들
04. 도시의 스마트한 축소, 컴팩트 시티 -저출생 고령화, 수도권도 예외는 아니다
05. 일본 도야마 시에서 배우자 -공공교통시설의 만성 적자 문제도 해결
06. 제로섬 게임이 된 도시생존전략 -관광객 유치가 만능이 될 수 없는 이유
07. 지방도시를 살릴 ‘생활 인구’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인정하라
08. 주택의 MZ세대, 90년대 아파트 -당연했던 것이 당연하지 않다
09. 풀소유가 가능한 시절도 있었다 -대출보다 저축이 쉬웠던 시대
10.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는 1기 신도시 -1기 신도시가 늙어가고 있다
11. 투기 탓만 하다 뒤늦게 내놓은 악수(惡手) -3기 신도시 건설의 역풍
12. 수도권 농지의 불편한 진실 -경자유전의 원칙과 현실
13. 농지는 과연 부동산 자산일까 -도시에서 누리지 못한 ‘땅의 소비’
Part 4 | 정치로 짓는 집 1기 신도시의 미래와 일산
01. 변화하는 도시주택의 개념과 역할 -소유권과 점유권의 세분화 가속
02. 도시주택의 진화인가, 변종인가 -코로나처럼 변종으로 진화하는 주택의 용도
03. 일산과 분당, 출발은 비슷했지만 -다른 성장 경로의 배경과 이유
04. 집값 차이는 ‘기회의 사다리’ 문제 -집값 수준이 도시의 재정 상태를 결정
05. 왜, 강남인가 -강남 개발사로 살펴보는 신도시들의 미래
06. 강남 따라잡기에서 강남과의 차별화로 -강남엔 없고 강북에는 있는 것
07. 불가능이 현실로 -1기 신도시 재건축의 깃발을 들다
08. 주택 공급, 신도시만이 해결책인가 -신도시의 미래, 모든 현대 도시의 미래
09. 지속가능한 재건축, 문제는 금융이야 -금융시스템 개발 등 다각도 준비가 필요
10. 장애인을 위한 도시는 왜 없을까 -무뚝뚝해 보이는 그들과 대화하는 방법
11. 농지로 복지 정책이 가능하다 -힐링과 학습의 공간
12. 문재인 정부의 교훈, 윤석열 정부의 과제 -부동산 정치에서 부동산 정책으로
13. 사람을 끌어모으는 도시가 살아남는다 -‘집중’과 ‘집적’의 힘
마치며 | 용기를 줄 수 있는 작은 길
부록
정치인 김현아의 의정 메모
저자소개
책속에서
좋은 그런데 출근 1주일 만에 둘째 아이가 다시 열이 났다. 병이 재발한 것이다.
다시 병원에 입원했다. 추가로 휴가를 내기는 어려웠다. 식구들과 병원을 교대로 드나들며 지냈다. 대신 밤에는 내가 아이 곁을 지켰다. 병원에서 연구원으로 출퇴근하며 일주일을 버텼다. 상계동 집에 이삿짐도 풀기 전이었는데 아이가 입원을 두 번이나 하다보니 집은 엉망진창이었다. 이모가 두 아들을 모두 돌보아 주셨지만, 늘 시간이 부족하고 일이 밀렸다. 특히 박사학위 논문심사를 앞두고 있어서 더 그랬다. 진득하게 앉아서 생각을 정리해야 글이 써지는데, 일하는 엄마에게는 그런 시간이 주어지지 않았다.
늘 조각 시간, 일정과 일정 사이의 틈새 시간밖에 없었다.
아이가 아픈 것도 내가 임신 기간에 일을 너무 많이 해서 그런 게 아닌가 하여 자책감도 들었다. 체력적으로도 힘이 들어 논문심사를 연기하려고 마음먹었다.
국회의원이나 고위공직자가 되면 정기적으로 재산을 등록하게 된다. 그리고 종종 재산등록 사항이 뉴스 기사가 되기도 한다. 나는 부동산 4채라는 타이틀로 기사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거주하는 집 1채 외 9평짜리 지방 아파트, 9평짜리 오피스텔, 3평짜리 상가, 다 합쳐봐야 고가주택 1채 값도 되지 않았다. 그리고 나는 이것이 부끄럽지 않았다. 금수저라 유산상속을 받은 것도 아니고 개발 정보를 입수해서 투자 목적으로 사 놓은 것도 아니었다. 각각이 다 살만한 이유가 있었고, 떳떳하게 마련한 것이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어떤 부동산(땅, 주택, 건물, 등)을 어떻게(유산상속, 개발 정보 입수) 가졌느냐 보다 몇 개를 가졌느냐가 더 중요했다. 그리고 이는 SH공사 사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내가 자진 사퇴하게 되는 이유가 되었다.
혹자는 그때 왜 더 적극적으로 소명하지 않았느냐고 말한다. 그러나 그때는 마침 LH 투기 문제로 온 나라가 시끄러웠던 시절이다. 문재인 정부의 다주택자는 곧 투기꾼이라는 프레임도 여전히 유효했다. 투기 목적이 아니고 실사용 목적이며, 개발 정보를 알고 매입한 것도 아니고, 매각 수익을 실현한 것도 아니었다. 소득법상에서도 지방 근무를 이유로 2채의 집을 소유하는 것은 다주택자가 아니다. 그러나 부동산이 4개라는 그 숫자만으로도 민심은 싸늘했다.
애초 1기 신도시를 워낙 급하게 추진했기 때문에 광역교통망 구축이 입주 초기에 이루어지지 못했다. 그런데 1기 신도시를 위해 건설된 광역교통시설이 완공되는 즈음에 이에 무임 승차한 연접개발들이 급격하게 늘어났다. 문제는 연접개발이 1기 신도시보다 계획적 측면에서 진일보하지 못하고 후퇴했다는 점이다. 한 예로 1기 신도시는 상하수도 물론, 통신시설들을 공동구로 모두 지하화했는데, 연접 지역 개발에서는 비용 절감을 위해 공동구를 설치하지 않고, 전봇대를 설치한다거나 공원이나 녹지공간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해, 1기 신도시보다 주거환경이나 인프라 수준이 떨어진 난개발이 하나둘씩 늘어나기 시작했다. 당연히 광역교통시설의 과부하가 시작되었다. 서울의 집값이 오를 때마다 경기도는 그린벨트를 해제하고, 농지나 산지를 택지로 전환해 추가 신도시를 건설해야 했고, 비싼 서울 집값으로 밀려난 사람들을 수용하는 베드타운으로 전락하기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