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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독일소설
· ISBN : 9791198716101
· 쪽수 : 204쪽
· 출판일 : 2024-06-10
책 소개
목차
칠월 7
라틴어 학교 학생 65
회오리바람 115
청춘은 아름다워라 139
작품 해설 193
책속에서
그녀는 사람들의 얘기에 귀를 기울이면서 오빠의 와인 잔 주위로 날아드는 나방들을 쫓아냈다. 그러면서도 자기를 쳐다보는 사람들에게 일일이 다정한 눈길을 보냈다. 그녀는 노신사 두 사람과 베르타, 신이 나서 지껄여 대는 파울, 이야기에 끼어들지 않고 혼자 떨어져 밤하늘을 바라보고 있는 예쁜 투스넬데 그리고 자기의 ‘달변’에 자기가 도취된 가정 교사, 이 모든 사람이 다 사랑스럽기만 했다. 아직 젊은 나이여서 오늘과 같은 정원의 여름밤이 젊은이들에게 얼마나 포근하고 유쾌한가를 그녀는 잘 알고 있었다. 이렇게 아름다운 젊은이들과 현명한 두 노신사, 이들 모두는 앞으로 또 어떤 운명을 맞이하게 될 것인가! 저 가정 교사를 포함해서. 이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자신의 삶과 생각 그리고 소망이 더없이 중요할 테지! 그리고 투스넬데 양은 또 얼마나 예쁜가! 정말 아름다운 처녀다. <칠월>
다시금 침묵이 흘렀다. 파울은 자신의 심장이 뛰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그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무언가 우스꽝스러운 얘기나 바보 같은 얘기를 해 보거나, 아니면 도망이라도 가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하지만 그는 손을 그대로 둔 채 그 자리에 그냥 앉아 있었다. 서서히 숨이 차올라 질식할 것만 같았다. 하지만 늘 그렇듯 슬프고 고통스러운 순간이 그에게는 오히려 기분 좋았다.
투스넬데 양이 조용하고 약간 피곤한 눈으로 파울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그녀는 자신의 오른손 옆 벤치에 파울이 왼손을 바짝 갖다 댄 채 꼼짝도 않고 그것을 응시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 순간 그녀는 오른손을 살짝 들어 파울의 손 위에 얹어 놓았다.
그녀의 손은 부드러웠으나 힘이 있었고, 건조하면서 따뜻했다. 파울은 도둑질하다 들킨 사람처럼 깜짝 놀라 떨기 시작했으나 손은 빼지 않았다. 그는 거의 숨을 못 쉴 지경이었다. 그의 가슴은 격렬하게 고동쳤고, 온몸이 화끈거리는가 하면 동시에 사시나무처럼 떨려 왔다. 그의 얼굴이 서서히 창백해졌다. 그는 애원하듯, 불안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칠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