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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영화/드라마 > 한국영화
· ISBN : 9791199577640
· 쪽수 : 170쪽
· 출판일 : 2026-08-31
책 소개
목차
들어가며: 호프가 내게 돌려준 것들(조일남)
자료 소개: 《한국 영화사상 100년 이래 최대 사건》(고찬호, 2052)(금동현)
봉준호의 땅을 퇴마하는 신정원의 예토전생(배은열)
team 호프로 신분 상승(신포도)
최소한의 시네마가 되기 위한 최대한의 속임수(한상희)
죽지 않는 성기의 낮: <호프>의 유턴하는 (리)액션(박동수)
이상한 마음 하나로 장르를 진일보!(유유민)
제대로 오해하기, 오해 제대로 하기(정미파)
우리에게 자유를 허하라(이광호)
사랑(김해솔)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무언가가 세상에 태어나기 위해서는, 무엇이 옳고 그른지 제대로 판단을 내리기 전에 몸이 움직이는 대로, 말 그대로 신체에 모든 걸 맡기고 결과를 기다리는 상태에 놓이는 재미를 즐겨야 할 때도 있는 법이다. 그리고 영화의 결함은 여기서 말하지 않으려 한다. 그건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대신 그 결함이 극장에서 무슨 일을 벌이는지는 말할 수 있다. 100석에서 200석쯤 되는, 사람으로 가득 찬 극장에 앉아 상영 중인 영화를 보며 크게 웃는 누군가가 있다면, 오늘날의 관객들은 그를 꽤나 불쾌한 존재로 받아들일 것이다. 그 불쾌감은 즐거움의 위계가 발생하는 데서 온다. 영화가 주는 즐거움이 극장이라는 공동의 공간에서 고스란히 드러나기 때문이다. 극장은 한 편의 영화를 모두에게 보여 주지만, 그 즐거움을 결코 평등하게 나눠 주지 않는다. 극장은 보는 이의 개인적인 조건에 따라, 그의 기억과 겹쳐, 즐거움을 불균등하게 배분한다. 말하자면 〈호프〉는 극장을 둘로 쪼개놓으려는 영화다. 이 영화를 극도의 실패작이라 여기는 사람들의 말에는 일리가 있다. 다만 지금은 즐기고 놀 때라, 그 말들이 중요하게 들리지 않을 뿐이다. 후일 그들의 말을 다시 읽으며 반성할 날이 아마 올 것이다. 그 반성은 그때 가서 하겠다. 이 책은 그 쪼개진 극장의 한쪽, 웃는 쪽에서 쓴 기록이다.
-“들어가며: 호프가 내게 돌려준 것들(조일남)” 중에서
실로 그렇다. 우리에게는 닫혔기에 수습해야 하는 지역의 역사만이 있지 않다. 〈호프〉에 부자연스럽게 들어가 있는 “쟤가 원래 말을 저렇게 잘 탔나”라는 대사에서 새삼 일깨울 수 있듯, 이 영화의 한국인들은 말을 너무 잘 탄다. 그리고 그때! 우리의 머리에 하나의 어구가 일깨워진다. 기마민족 한국! 반도에 존재하지 않는 광활한 대지를 우리 민족은 말을 타고 달렸다. 그렇다! 우리에게는 고구려의 역사가 있다. 말을 잘 타고 사방이 뚫려 있으며 모두가 전쟁을 하는 고구려의 역사다.
-“자료 소개: 《한국 영화사상 100년 이래 최대 사건》(고찬호, 2052)” 중에서
〈호프〉의 모든 선택이 미학적으로 성공했다고 주장할 필요는 없다. 영화에 일정한 형식적 원리가 존재한다는 판단과 그 원리가 매 순간 성공적으로 구현되었다는 평가는 서로 다른 문제다. 불안정한 숏이나 서사의 이탈, 장르적 불균형 가운데 일부는 결점으로 남을 수 있다. 〈호프〉가 좋은 영화인지, 혹은 높은 완성도를 지닌 영화인지에 대한 판단 역시 별도로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한 작품의 미학적 성공과 영화사적 중요성이 언제나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호프〉의 가치는 한국 장르영화가 앞으로 따라야 할 또 다른 모범을 제시하는 데 있지 않다. 오히려 〈호프〉의 가치는 한국영화가 미국영화와 관계 맺어온 과정에서 주변으로 밀려났던 다른 번역과 응답의 방식을 다시 가시화하는 데 있다.
-“봉준호의 땅을 퇴마하는 신정원의 예토전생”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