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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영화/드라마 > 영화감독/배우
· ISBN : 9791199118942
· 쪽수 : 165쪽
· 출판일 : 2025-10-29
책 소개
하지만 그 명성에 비해 벨라 타르는 한국의 관객들이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감독이었다. 그의 작품 대부분이 20세기에 발표되었을 뿐만 아니라, 7시간 30분에 달하는 영화 <사탄탱고>는 그 자체로 오르기 어려운 나무와 같았기 때문이다.
2025년 3월 '시네마토그래프' 주관으로 예술영화관 '아트하우스 모모'에서 <사탄탱고> 상영이 예정되어 있다. 이를 기념하며, 그리고 이 영화적 사건에 참여할 많은 관객들을 위하여 <사탄탱고: 벨라 타르에 들어가기 앞서>가 발간된다. 이 책은 벨라 타르의 생애와 커리어를 망라한다. 국내외 영화 연구가들이 기술한 벨라 타르의 초기작, 그리고 <사탄탱고> 분석을 포함하며, 벨라 타르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필모그래피와 오늘날 영화계를 바라보는 그의 생각을 엿볼 수 있다. 벨라 타르 영화학교 출신의 일본 다큐멘터리스트, '오다 카오리' 감독의 회상은 거장에 대한 경외와 친근감을 동시에 전달한다.
2025년 10월, 스웨덴 한림원 『사탄탱고』의 저자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에게 노벨 문학상을 수여했다. 한림원은 "종말론적인 두려움 속에서도 예술의 힘을 재확인하는 강렬하고 선구적인 전작"라는 찬사를 보탰다. 이 소식은 문학계와 영화계를 모두 열광케 했다.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그는 위대한 문학가이자 위대한 영화인이기 때문이다. 그는 1988년 영화 <파멸>을 시작으로 벨라 타르의 모든 후기작에 참여했다. 그는 단순히 원작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시나리오 작업과 후반 작업까지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의 성취를 기념하며 『사탄탱고: 벨라 타르에 들어가기 앞서 』스페셜 에디션이 출간된다. 이번 스페셜 에디션에는 1994년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된 <사탄탱고> 상영 후 진행된 포럼의 내용도 추가 되었다.
2025년 노벨문학상, 문학계보다 영화광들이 더 환호한 까닭은?
영화 ‘사탄탱고’ 해설서 ‘사탄탱고: 벨라 타르에 들어가기 앞서’ 출간
코프키노 출판사가 2025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의 원작소설을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 ‘사탄탱고’의 해설서 ‘사탄탱고: 벨라 타르에 들어가기 앞서’를 출간했다.
지난 10월 한강 작가 다음의 새로운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호명됐을 때 의외로 영화계가 먼저 들썩였다. 헝가리의 대문호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는 위대한 소설가이자 위대한 영화 제작자이기 때문이다. 스웨덴 한림원은 그의 문학 세계뿐만 아니라 그의 영화 세계에도 노벨상을 수여한 것이나 다름없다. 크러스너호르커이는 영화감독 벨라 타르와 함께 ‘사탄탱고’를 비롯해 총 5편의 장편 영화를 제작했다. 그는 단순히 원작을 제공하거나 시나리오를 쓰는 것을 넘어 영화 제작에 전방위적으로 참여했다.
1985년 소설 ‘사탄탱고’ 발표 직후 벨라 타르는 이를 영화화하려 했지만, 헝가리 공산당의 견제로 실패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타르는 영화 제작사까지 폐업하며 커리어의 큰 위기를 맞았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타르와 크러스너호르커이는 의기투합해 영화 ‘파멸(1988)’을 제작했다. 이 작품의 국제적인 성공과 소련 붕괴로 인한 공산권의 약세에 힘입어 두 사람은 마침내 ‘사탄탱고(1994)’ 제작에 착수할 수 있었다. 이후 벨라 타르가 ‘토리노의 말(2011)’을 끝으로 은퇴할 때까지 두 사람은 20여 년 동안 총 5편의 장편 영화를 함께 만들었다.
이 두 사람의 협업 중에서도 ‘사탄탱고’는 독특한 지위에 있다. 제목만큼이나 강렬한 상영시간 때문이다. ‘사탄탱고’는 총 7시간 38분으로, 상영 시 중간에 1시간씩 두 번의 쉬는 시간이 주어진다. 오전 10시에 영화를 보러 들어가면 저녁 8시에야 나올 수 있다는 뜻이다.
압도적이긴 하나 그렇다고 ‘사탄탱고’가 ‘세상에서 가장 긴 영화’는 아니다. 그럼에도 이토록 많은 이들이 ‘사탄탱고’를 회자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그보다도 ‘사탄탱고’는 왜 이토록 긴 영화여야만 했을까.
신간 ‘사탄탱고: 벨라 타르에 들어가기 앞서’는 이 질문의 답을 탐색하며 벨라 타르 영화의 의의와 성취를 분석한다. 이 책은 지난 3월 아트하우스 모모에서 시네마토그래프가 주최한 ‘사탄탱고’ 상영 현장 관객을 위해 소량 제작됐다가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의 노벨상 수상을 기념하며 개정을 거쳐 특별판으로 재출간됐다. 본문에는 시네마토그래프 이윤영 대표의 머리말을 시작으로 국내외 영화 연구가들의 벨라 타르 작품론과 ‘사탄탱고’ 분석, 벨라 타르 인터뷰 그리고 그의 제자이자 일본의 영화감독 오다 카오리의 회고가 담겨 있다.
“‘사탄탱고’를 밈처럼 소비하기보다 작품에 관한 다양한 담론을 형성하길 바란다”는 이윤영 대표의 말처럼 ‘사탄탱고’는 다시 바르게 읽힐 필요가 있다. ‘종말론적 공포 속에서도 예술의 힘을 재확인’하기 원하는 시네필이라면 이 책의 안내를 받길 권한다.
목차
INDEX
BEFORE
머리말
타르, 벨라
ENTERING
헝가리 개혁 공산주의 사회 현실과
인간을 향한 영화적 응시
(유창연, 정태수)
<사탄탱고>를 통해 본
영화의 움직임과 시간, 서사 구조
(전준혁)
1994 베를린국제영화제 포럼
(벨라 타르,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흐라네츠키 아그네슈)
BELA TARR
인터뷰 I
인터뷰 II
인터뷰 III
인생에, 생명에, 귀를 기울이라고
벨라 타르는 말한다
(오다 카오리)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사탄탱고>의 프롤로그 장면에서 카메라는 정지와 이동을 반복하면서 축사에서 나온 소 떼가 마을 밖으로 빠져나가는 과정을 말없이 지켜본다. 소 떼의 이동 장면은 서사적으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8분 10초 동안 계속되는 이 롱테이크에서 볼 수 있는 것은 단순한 소의 움직임이며 우리가 볼 수 없는 것은 그것의 인과관계이다. 카메라의 움직임이 만들어내는 프레임의 변화는 소 떼의 이동과 마법처럼 결합하는데, 마치 소들이 카메라의 움직임을 의식하면서 연기를 하는 듯하다. 그것은 소 떼가 카메라에 의해 미리 정해진 궤도를 따라 필연적으로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소들은 거짓말처럼 이 궤도를 앞서거나 뒤따르면서 결합하고, 멀어지거나 가까워지면서 미장센의 구도를 완성한다. 이 두 운동(소의 운동과 카메라의 운동)의 결합은 시간이 공간화되는 지점을 넘어서 시간이 신체화되는 감각을 불러일으킨다. 비서사적 운동은 시간을 직접적으로 지각하는 벨라 타르 영화의 조건 중 첫 번째이고, 충분히 지속되는 운동하는 시간을 통해 두 번째 조건인 시간-결정체가 발생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