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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01164946
· 쪽수 : 340쪽
· 출판일 : 2014-06-20
책 소개
목차
1부 …… 7
2부 …… 87
3부 …… 151
4부 …… 251
작가의 말 …… 339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당신도 알고 있을 거예요. 추리소설이 공정한 게임이 아니라는 걸. 이 게임은 처음부터 탐정에게 유리하게 만들어졌어요. 사기라고 말한 건 그 때문이에요. 탐정은 진실에 다가가는 유일한 사람으로 그려지지만 그의 추리는 여러 의견 중 하나일 뿐이죠. 그가 추리에 동원한 증거와 사건 정황은 얼마든지 다른 식으로 해석될 수 있어요. 그런데도 탐정이 언제나 최후에 승리하는 건 당신 말대로 독자들이 그걸 바라기 때문이에요. 그들은 기꺼이 속아줄 준비가 돼 있어요. 영웅을 원하니까. 그 영웅이 유령이나 허깨비에 불과하다는 걸 알면서도.”
5번가에는 책들과 사람이 섞여 걸어가고 있다. 치펀데일 백화점의 쇼윈도 안에는 작년 여름보다 짧아진 드레스를 걸친 인간 마네킹 옆에 리넨으로 장정한 책 마네킹이 서 있다. 그것을 바라보는 젊은 책들의 눈이 반짝인다. 샹그리라 호텔 앞에 리무진이 선다. 도어맨이 나와 뒷자리 문을 열자 이 더위에도 모피 목도리를 두른 책이 내린다. (……) 거리에 차들과 사람들과 책들이 넘쳐난다.
“『세계의 책』이 파괴되면 또 다른 『세계의 책』이 탄생하지. 세계의 눈이 죽고 나면 새로운 세계의 눈이 태어나는 것처럼. 하지만 어떤 책이 『세계의 책』인지는 아무도 알지 못해. 신도 악마도. 천사와 고르곤도. 그래서 『세계의 책』의 수호천사는 먼저 수많은 책 중에서 『세계의 책』을 찾아야 하는 거야.”
“어떤 책인지도 모르면서 어떻게?”
“수많은 책을 불태움으로써. 살아남는 단 한 권의 책이 『세계의 책』인 거지.”
반디는 그제야 업화의 의미를 이해했다. 불은 『세계의 책』을 파괴하지 못한다. 잿더미 속에서 살아남는 단 한 권의 책이 바로 『세계의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