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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61570938
· 쪽수 : 260쪽
· 출판일 : 2020-04-07
책 소개
목차
서문
알림
도서관에 대해
순진무구한 칼날 An Innocent Blade
꿈 Dreams
아메리칸 핫도그 American Hotdogs
요코 아키노와 아리스 아키노에 대해
아메리카-악령의 땅 America-Land of Fiend
장서표의 책 Book Of Bookplate
야외의 연인들 Outdoor Lovers
빈센트 쿠프만에 대해 1
빈센트 쿠프만에 대해 2
메트로 Metro
짐머 ZIMMER
프로스페로의 꿈 The Dream Of Prospero
레나 문에 대해 1
레나 문에 대해 2
손으로 만드는 기타 The Handmade Guitar
공空의 책 Libre de Kong
하향 나선 Downward Spiral
보이지 않는 달 The Invisible Moon
머피에 대해
용의 왕 The King Of The Dragon
살아 있는 악몽들 Living Nightmares
이 책을 빌리지 마라 Don’t Check Out This Book
캐서린 헌트에 대해
나는 어떻게 성공적인 꾀병쟁이가 됐나 How I came to be a Successful Malingerer
일곱 얼굴의 남자 A Man With 7 Faces
페퍼에 관한 모든 것 All That Pepper
가브리엘 헤수스에 대해
모노폴리: 전술과 기술 Monopoly: taktiek en tegnieke
찻주전자가 있는 정물화 A Still Life With A Teapot
무한의 기원에 대하여 About The Origin Of Infinity
광대 Jester
앳킨스 씨에 대해
폭풍 속의 쥴 Jules In Storm
썩은 난초 Rotten Orchids
재니스 허시필드에 대해
스도큐빅스 It’s Sudokubics!
파리의 나날 Days In Paris
너의 신에게 기도하라: 어느 젊은 종교인의 초상 Pray For Your Own God: A Portrait Of A Young Man As A Believer
시체를 처리하는 방법: 미스터리 작가를 위한 안내서 How To Hide A Body: A Guide For Mystery Writers
제이독에 대해
움빌리카 Umbilica
북쪽으로의 여행 Journey To The North
당신이 읽을 수 없는 100권의 책 100 Books Wanted: Lost Books That You Can’t Read Ever
베니스터 폴센에 대해 1
베니스터 폴센에 대해 2
베니스터 폴센에 대해 3
그 뒤의 이야기
작가의 말
추천의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빈센트 쿠프만(Vincent Koopman)은 도서관의 가장 열정적이고 기이한 기증자 중 하나였다. 그는 내가 일을 시작했을 무렵부터 꾸준히 도서관에 드나들며 책을 기증해왔다. 그가 기증한 32권의 책들은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사이에 걸쳐 유럽, 아시아, 남북 아메리카, 아프리카 등에서 출간된 것이다. 인쇄나 제본도 흠잡을 데가 없어서 다른 이들의 투박한 사가본과는 생김새부터 달랐다. 게다가 모두 희귀본이어서 이들에 관한 정보는 도서관 협회에서는 찾을 수 없고 단지 희귀본을 다루는 블로그에서만 단편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을 뿐이었다. 나는 서가 한쪽에 빈센트 쿠프만 컬렉션이라는 이름표를 붙이고 그 책들을 한데 모아 놓아두었다.
나는 이 책을 여러 환경에서 읽었는데, 머리가 아프려 할 때 읽기도 했고(두통이 더 심해졌다) 쿠키와 차를 앞에 두고 읽기도 했고(LM을 처음 만난 날 읽던 책이 이것이었다) 잠이 오지 않을 때 읽기도 했고(쉽게 잠들 수 있었다) 비가 오는 날 읽기도 했고(마찬가지로 잠이 쏟아졌다) 부끄럽지만 화장실에서 읽기도 했고(물론 손은 깨끗이 씻었다) 일이 손에 잡히지 않을 때 읽기도 했다(차라리 일을 하는 편이 더 홀가분했다). 이 책은 어느 환경에서나 읽기 괴로웠고 덕분에 읽는 동안 의식은 자꾸만 책의 바깥을 헤맸다. 그 때문인지 이 책을 생각하면 책의 내용 대신 책을 읽을 당시의 경험이 떠오른다. 쿠키의 맛, 공기의 냄새, 빗소리, 아침 햇살의 온도, 두통의 느낌, 그즈음의 감정 같은 것들이. 어쩌면 나는 한 권의 책과 그 책을 읽는 데 들이는 시간을 그 시간만큼의 경험의 기억과 바꾼 건지도 모르겠다. 책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시간을 보내버린 건 아쉽지만 그 역시 나름대로 멋진 일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