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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인문 에세이
· ISBN : 9788901253688
· 쪽수 : 252쪽
· 출판일 : 2021-10-15
책 소개
목차
들어가며_결국 한 사람이다
01. 함께 싸워드립니다
나쁜 인간은 언젠가는 꼭 잡힌다
상담에는 매뉴얼이 따로 없다
사귀었다는 납작한 말 속에 가려진 이야기
‘피골변’ 덕분에 오늘도 승소했습니다
너도 처벌받아, 말하면 알지?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해야 좋은 세상이 온다
아무리 급해도 기다려야 할 때
해결사가 되는 건 절대 사절입니다
02. 세상에 약자는 없다
장애인과 허울 없는 아이로 기르고 싶어서요
정상인과 비정상인은 누가 나누나요?
낯선 ‘여보세요’가 고마운 이유
공짜로 일하고 싶은 사람이 어딨어요
우리는 연결되어 살아간다
가장 약한 고리를 파고드는 평범한 어른들
아동을 택배 취급하는 나라라니
03. 인권의 다양한 얼굴들
어린이의 모든 행동에는 이유가 있어요
장애인이 어려운 말 써서 죄송합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한 말, 우범소년
솔직히 장애인들이 위험한 건 맞잖아요?
하나도 재미없는 어떤 말들
‘앉은뱅이밀’ 최선인가요?
혐오하기 위해 세상을 사는 사람도 있다
당신에게 맞아도 싼 상황은 언제입니까?
04. 나로 살아갈 권리
속마음을 열고 싶을 때가 있나요
어느 별에서 왔든 간에
머릿속에 현을 조율하며 살아가는 일
아직 시설을 벗어나지 못한 사람들
딱 보면 알긴 뭘 알아
남의 일로만 여길 때 쉽게 나오는 말
특별한 제로 웨이스트 실천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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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네, 형법 제329조 위반 절도죄 현행범 되시겠습니다.” 그날 처음 본 사람에게 내가 처음 건넨 말이었다. 다행히 나와 비슷한 심정의 사람이 많았는지 내 말이 끝나자마자 엘리베이터 안에서 와하하 웃음이 터졌고 그도 겸연쩍은 듯 웃었다. 나중에 확인해보니 그는 역시 텀블러를 반납하지 않았고, 직원은 미회수 텀블러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없었다고 한다.
세상은 느리게 변한다. 결국 세상을 변하게 하는 것은 한 사람 한 사람의 작은 변화다. 텀블러를 끝내 반납하지 않았던 그가 살아가며 ‘절도’라는 단어를 마주할 때마다 약간씩 불편해지기를 바란다. 스스로 돌이켜서 변화하기 어려운 우리네 인생에 때로는 그런 작은 파동들이 작동한다는 것을 믿는다.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해야 좋은 세상이 온다」 중에서
피고인의 지시에 따라 다른 피해자들에게 확인서를 받아 와야 했던 일은 모두 미선의 잘못이 아니었다. 그 일로 죄책감과 수치심을 느껴야 하는 사람은 따로 있었다. 나는 이 점을 최대한 진심을 다해 힘주어 이야기해주었다. (…) 미선에게 몇 개월 뒤 연락이 왔다. 직장을 잡고 첫 월급을 받았다고. 그리고 얼마 전 확인서에 서명해주었던 동생 한 명과 연락이 닿아 정말 미안하다는 마음을 전했다고. 미선은 살아나고 있었다. 자기 입으로 괜찮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숨을 쉬고 있었다. 시간을 다퉈야 하는 일일수록 숨을 고르는 것이 중요함을 잘 알면서도 잘 실천하지 못하는 나는 미선을 보며 자세를 바로잡을 수 있었다. 느리게 가는 시간을 견디는 것이 때로는 모든 것을 제자리에 돌려놓는 힘이 되기도 한다는 것을 다시 알게 해준 미선의 안녕을 기원한다.
- 「아무리 급해도 기다려야 할 때」 중에서
뒤늦게나마 상황을 알게 되었지만 돌이키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결국 정훈은 자퇴를 선택했다. 전례 없는 방식으로 피해자 진술을 받아 형사 사건에서 좋은 결과를 냈다는 사실은 나에게 아무런 위로도 되지 않았다. 당사자가 말없이 곁에 있었다는 것으로 함부로 생각을 단정하고 해결사 노릇을 하려고 한 나에게 대체 왜 그랬냐고 따져 묻고 싶었다.
언제나 다짐해도 ‘반보 뒤에서 함께 걷는 것’은 참 어렵다. 내가 성큼 한 보 두 보 앞설 수 있을 것 같을 때, 그게 더 합리적이라고 생각이 들 때 ‘그래도 그건 아니야’ 마음을 다잡아야 한다.
- 「해결사가 되는 건 절대 사절입니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