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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88925549088
· 쪽수 : 668쪽
· 출판일 : 2013-02-07
책 소개
목차
작가의 말
제1권 창세기
제2권 요한계시록
제3권 사사기
제4권 벨과 뱀
제5권 출애굽기
제6권 삼동자의 노래
제7권 나무 속의 눈
옮긴이의 말
참고 문헌
리뷰
책속에서
외모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콩고 사람들의 옷차림은 정말 가관이다. 아이들은 침례교 자선 단체에서 보내준 너절한 헝겊 쪼가리를 걸치거나 그렇지 않으면 아예 벗고 다닌다. 색깔 배합도 젬병이다. 어른들은 남자든 여자든 빨간 격자무늬와 분홍색 꽃무늬가 서로 보색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여자들은 허리에 천을 한 장 감고 그 위에 다른 종류의 커다란 사각형 천을 또 한 번 감는다. 청바지는커녕 바지 자체를 평생 입지 않는다. 젖가슴은 뭐랄까, 바람에 덜렁덜렁 흔들리도록 놔두면서 다리는 일급비밀이라도 되는 양 철저히 가린다. 엄마가 검정색 칠부 바지를 입고 집 밖에 나가면 모두들 얼이 빠진 듯 바라본다.
진짜 굶었다면 왜 배가 그렇게 불룩한 것일까? 정말 모르겠다. 이곳 아이들은 이름이 툼바, 방구아, 마주지, 은심바, 뭐 그렇다. 그중 한 남자애가 우리 집 마당에 제일 많이 오는데, 이름은 모르겠다. 거의 우리 언니들만큼 크지만 단추가 다 떨어진 낡은 회색 셔츠와 헐렁한 회색 팬티 말고는 정말이지 아무것도 안 입고 다닌다. 커다랗고 불룩한 배에 배꼽이 마치 새까만 구슬처럼 튀어나왔다. 하지만 나는 셔츠와 팬티로 그 애를 알아본다. 배꼽으로는 그럴 수가 없다. 그들은 모두 배꼽이 똑같이 생겼기 때문이다. 나는 그들이 다 뚱뚱한 줄 알았는데 아버지는 아니라고 했다. 다들 쫄쫄 굶고 비타민도 섭취하지 못한다고 했다. 그런데도 하나님은 그 애들을 뚱뚱한 사람처럼 만들었다. 아마 그들이 함의 자손이기 때문일 것이다.
네이선의 눈에는 점점 아이들이 보이지 않았다. 그는 거의 아버지라고 할 수도 없었다. 그에게 아버지란 도예가가 점토를 빚어 도자기를 만들 듯 그저 하나의 직업적인 역할일 뿐이었다. 아이들 각각의 웃음도, 괴로움도 알지 못했다. 에이다가 스스로 유배를 선택한 것도, 레이철이 파자마 파티와 레코드 앨범을 즐기는 평범한 삶을 얼마나 열망했는지도 알지 못했다. 그리고 가엾은 리아. 리아는 마치 박봉을 받는 웨이트리스가 팁을 바라며 손님을 쫓아다니듯 열심히 그를 쫓아다녔다. 그 모습에 나는 가슴이 찢어졌다.
남편의 의도가 단단한 소금 기둥으로 변하고 내가 개인적 생존에 매달려 있는 사이, 콩고는 숲의 장막 뒤에서 숨을 쉬며 마치 강물처럼 우리를 넘어 흘러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내 영혼은 결국 죄인들과 함께, 살인자들과 함께 거두어졌다. 계속해서 뒤만 돌아보다 결국 눈이 멀었다. 롯의 아내처럼. 내 눈에 보이는 거라곤 짙은 구름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