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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88925576299
· 쪽수 : 304쪽
책 소개
목차
추천사
1부
케이프코드: 끈질긴 바다 앞에서 기억은 쓸려간다
여정 사이의 기록, 첫 번째
커타딘산: 이곳은 당신을 위해 준비된 땅이 아니다
여정 사이의 기록, 두 번째
와추셋산: 별들은 오로지 위안을 위해 쏟아진다
집으로
2부에 앞서
2부
사우스웨스트: 존재하지 않는 것을 찾아 떠난 순례자
여정 사이의 기록, 세 번째
알라가시: 자연은 수천 번 자신의 비밀을 드러냈다
여정 사이의 기록, 네 번째
다시, 케이프코드: 우리는 혼자여도 모두 연결된다
다시, 집으로
주석
감사의 말
리뷰
책속에서
집에서 케이프코드까지 한 시간 동안 차를 몰면서 육지와 바다가 만나는 지점에 대한 헨리의 그 평화롭고 고상한 관점을 본받는 모습을 상상했다. ‘해변은 일종의 중립 지대다’라고 헨리는 말했다. ‘그곳이야말로 이 세상에 대해 숙고하기 가장 좋은 곳이다.’ 숭고한 관점을 얻길 기대한 것은 아니었다. 나는 그저 악몽이 중단되기만을 원했다. 파도와 바람과 날씨가 웰플릿과 트루로, 프로빈스타운의 모래 언덕 모양을 바꿔놓듯 내 무의식 덩어리의 형태도 바꿔주길 바랐을 뿐이다. 우리가 먼 길을 떠날 때 늘 품는 희망이 바로 그런 것 아닌가? 고독한 상태에서 풍경이 나를 해방시켜 주기를?
나는 숙소로 돌아와 잘 준비를 했다. 죽은 남자의 욕실에서 몸을 씻고, 죽은 남자의 수건 한 장으로 몸을 닦고, 거울 앞에 서서 이를 닦으며 죽은 그 남자도 바로 몇 달 전까지 거울에 비치는 자기 모습을 바라보며 수년 동안 여기 서 있었겠거니 생각했다. 이제 그 거울 속에 내가 있다. 마치 삶의 헛됨을 단박에 보여주는 장면 같았다. 언젠가는 다른 사람의 얼굴이 나의 얼굴도 대신할 것이다. 내가 이를 닦으며 서 있던 세면대에 다른 사람이 서 있을 것이다. 나의 빈자리는 그렇게 채워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