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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정치학/외교학/행정학 > 정치인
· ISBN : 9788925588810
· 쪽수 : 664쪽
책 소개
목차
이 책에 쏟아진 호평과 찬사
개정판 서문
초판 서문
제1부_ 뿌리, 혼란과 두려움의 시작
제2부_ 시카고, 구원을 찾아 나서다
제3부_ 케냐, 화해의 땅
리뷰
책속에서
아버지는 아프리카인이었다. 케냐의 루오족 출신으로 알레고라는 지역에서 태어났다. (…) 그리고 케냐가 독립하기 전날, 아버지는 케냐의 지도자들과 미국의 후원자들에게 선발되어 미국에 있는 대학교에서 공부할 수 있게 되었다. 서구의 기술을 배워 새롭고 현대적인 아프리카 건설에 기여하게 한다는 프로그램에 따라서 대규모로 외국에 파견한 아프리카인 1세대 가운데 한 명으로 뽑혔던 것이다.
1959년, 아버지는 스물세 살에 하와이 대학교에 입학했다. 하와이 대학교 역사상 첫 아프리카 학생이었다. 아버지는 경제학과 작시법을 전공했고, 3년 만에 대학을 수석으로 졸업했다. 아버지는 친구들이 많았고 국제학생연합회를 조직해서 초대 회장을 맡기도 했다. 그리고 러시아어 강좌를 들으면서, 어눌하고 수줍음 많던 열여덟 살의 미국인 소녀를 만나 사랑에 빠졌다. 소녀의 아버지는 처음에 펄쩍 뛰면서 반대했지만 아버지의 매력과 지성에 결국 두 손을 들고 말았다. 어린 연인은 결혼했고, 두 사람 사이에 남자아이가 태어났다. 아버지는 아들에게 자기 이름을 물려주었다. 아버지는 또 다른 장학금을 받았다. 이번에는 하버드 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밟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 장학금에 가족을 데리고 가서 함께 생활할 수 있는 돈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렇게 해서 아버지는 가족과 헤어졌다. 하버드 대학교에서 학위를 받은 뒤에는 아프리카 대륙과 한 약속을 지키려고 아프리카로 돌아갔다. 어머니와 아들은 미국에 남았다. 하지만 비록 멀리 떨어져 있어도 여전히 사랑의 끈은 이어져 있었다 ■ 제1부 뿌리, 혼란과 두려움의 시작
우리 반에 나와 비슷한 악몽을 겪는 아이가 또 한 명 있었다. 코레타라는 여자아이였다. 그 아이는 내가 전학을 가기 전에는 우리 학년에서 유일한 흑인이었다. 뚱뚱한 데다 흑인이어서 친구가 많지 않은 것 같았다. (…) “코레타는 남자친구 생겨서 좋겠다. 남자친구 씨, 코레타한테 키스 한번 하지 그래?”
“나는 얘 남자친구가 아니야!”
나는 고함을 질렀다. 그리고 코레타에게 달려가서 그애를 밀쳤다. 뒤로 밀려난 코레타가 나를 쳐다보았다. 하지만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코레타에게 큰 소리로 외쳤다.
“나 혼자 있게 내버려두란 말이야!”
그러자 갑자기 코레타가 달려가기 시작했다. 그애의 달음박질이 점점 더 빨라지더니 마침내 내 시야에서 사라졌다. 잘했다고 칭찬하는 소리와 웃음소리가 내 주변에서 피어올랐다. (…) 코레타를 배신한 대가로 다른 아이들은 자기들 사이에 내가 들어갈 약간의 틈을 허용했다. 하지만 나는 거의 외톨이였다. 그러다가 몇몇 친구를 사귀게 되어 대화를 나누고, 럭비공을 서투르게 던지고 받는 사이가 되었다. 하지만 그날 이후로 나의 한 부분이 짓밟히고 깨져버렸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 제1부 뿌리, 혼란과 두려움의 시작
1983년, 나는 공동체 조직가가 되기로 결심했다. 이런 결심과 관련하여 구체적인 것은 별로 없었다. 공동체 조직가로 사는 사람을 나는 한 명도 알지 못했다. 대학 친구들이 공동체 조직가가 어떤 사람을 말하는 거냐고 물었을 때, 그들이 고개를 끄덕일 정도로 충분히 설명하지도 못했다. 대신 나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레이건과 그의 앞잡이들이 더러운 짓을 벌이는 백악관에 변화가 필요하고, 순한 양처럼 고분고분하고 부패한 의회에 변화가 필요하며, 미친듯이 한쪽으로만 치우친 나라 안의 분위기에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변화는 저절로 오는 것이 아니라 조직된 풀뿌리에서만 나온다고도. 그것이 바로 내가 하려던 일이었다. 흑인을 조직하는 것. 풀뿌리에서. 변화를 위해서. ■ 제2부_ 시카고, 구원을 찾아 나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