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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32016351
· 쪽수 : 602쪽
· 출판일 : 2005-09-26
책 소개
목차
- 일러두기
- 편자의 말
제1부 시에의 등정
나의 시적 병상기
병을 미워하지 않는 마음
생으 진로 - 병상기
시에의 등정
비참한 의식을 안고...
이산(怡山)
제2부 옥창일기
옥창일기
사상범
제3부 시인과의 만남
시인 모윤숙과의 일단
이헌구와 그 예술성
고민의 시대.인간.시
사라의 신도 오일도
일도의 인생과 시의 세계
박용철의 인간성과 예술
기묘년 시단 총평
현대시와 지성에 대한 관견
제4부 문학의 길, 비평가의 길
주체의 재건과 고발정신의 방향
장편소설의 개조 논의
세태소설과 내성소설 논의
문제의 귀결은 작가의 예술성 파악
지성 옹호와 비평정신 등
비평현상의 부진
비평정신의 수립
비평의 디조성
비평의 투쟁과 계몽성
저널리즘과 문단
평가의 비평 태도와 작가
모델에 임하는 작가의 태도
문학의 현실성과 그 이무
집단의식의 반영과 '문총'의 진로
해방 4년의 문화계 회고
문학과 현실
수필문학 소고
책속에서
녹음과 방초가 우거지고 훈풍이 부는 날 수위가 학생과 나ㅡ 우리 일행을 불러냈을 때 나는 구두를 잃어버리고 양말 바람으로 자동차에 오르는데 어떻게 아고 왔는지 아이들이 길 옆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 형무소 구내에 들어서자 비둘기집이라는 판잣집 같은 데 처넣고 마치 이승에서 저승 갈 때 이승의 옷을 벗기고 수의를 입히듯 벌거벗기고 옥의를 갈아입혀 독방에 철꺽 집어넣었을 때 나는 물매미처럼 뱅뱅 돌았다.
웬일이냐? 광섭! 그 첫마디에 눈물이 목구멍을 메웠다. 나는 인간이 비참하다는 것을 여러 번 체험했지만 자유를 완전히 잃은 때처럼 비참한 것은 없었다. 검사의 심문과 예심판사의 심문에 거의 1년 반이 걸리니 1941년 2월 21일부터 출감하던 1944년 9월 어느 날까지 꼭 3년 8개월ㅡ 이방인처럼 서투른 걸음으로 운니동 집에 오니 마당 방공호 빗물에는 올챙이 새끼들이 꼬리를 저었다. 내 방 책상 앞에 앉으니 혀무소 감방보다 더 언짢았다. 나를 따라온 내 소지품들이 정다웠다.
- 1부 '시에의 등정'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