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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32018294
· 쪽수 : 109쪽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웃음소리에 깨어나리라
산오름
매트릭스 2004
소쿠리 가득 봄볕이
無言歌
장마
여름이 오고 있고나
그 참 견고한 외계
지붕 위에서
낮잠
해방촌
여름 저녁
오후 세 시의 식사
내가 세 들어 사는 집의 뜰
파두-리스본行 야간열차
파두-Dear Johnny
골목쟁이
파두-비바, 알파마!
고양이들과 보내는 한 철
무한공간을 달리는 오토바이
알 수 없어요
고독한 HD
視線의 무게
病棟의 비
가을날
라이프 캐스팅
유령
<손대지 마시오>
카페 마리안느
repeat
흐린 날
버지니아 울프
부글거리는 유리병 속 물
묵지룩히 눈이 올 듯한 밤
봄 캐는 여자
하늘꽃
란아, 내 고양이였던
알쏭달쏭한 詩
spleen
지하철에서
세상의 모든 비탈
럭셔리한 그녀
입장과 방향
지하철의 詩
詩와 고양이와 나
아무도 아닌 사람
깊은 졸음
르네 마그리트
언덕 위 교회당
권태
여름의 목록 1
패배자들의, 가능세계
집 1
꿈속의 나오미
고양이를 부탁해
인연
가을의 끝
해설 - '황인숙 때문에 황인숙보다 더 유명한 황인숙의 고양이'라는 말이 가능한 까닭 / 김정환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묵지룩히 눈이 올 듯한 밤
이렇게 피곤한데
깊은 밤이어서
집 앞 골목이어서
무뚝뚝이 걸어도 되는 혼자라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지 않았다
죽을 것같이 피곤하다고
피곤하다고
걸음, 걸음, 중얼거리다
등줄기를 한껏 펴고 다리를 쭉 뻗었다
이렇게 피곤한 채 죽으면
영원히 피곤할 것만 같아서
그것이 문득 두려워서
죽고 싶도록 슬프다는 친구여
죽을 것같이 슬퍼하는 친구여
지금 해줄 얘기는 이뿐이다
내가 켜 든 이 옹색한 전지 불빛에
生은, 명료해지는 대신
윤기를 잃을까 또 두렵다.
spleen
넘어야 할 담도
넘고 싶은 담도 없다
담이 없으니 문도 없고
개구멍도 없다
담도, 문도, 개구멍도 없으니
들 일 날 일 없어
몸도 없는 듯
땅바닥에 빗긴 금이나 (어떻게 되나 보려고)
넘어본다, 고 하지만
쿵! 아구리를 한껏 벌린 쓰레기통에도 떨어지고
고가도로 밑 복개천에도 떨어지고
저무는 한강 물에도 떨어지고
장난감 기찻길에도 떨어지고
(좀 복이 있다면,
현재 습도 사십칠 퍼센트
낮 최고기온 이십오 도 오 부인 날
벚꽃 밑에도 떨어지고)
위조한 공문서에도 떨어지고
엿본 사문서에도 떨어지고
듣고 싶지 않은 의무 조항에도 떨어지고
애걸복걸에도 떨어지고
죽어라 도망가는 고양이 위에도 떨어지고
발랄한 멧돼지 위에도 떨어지고
눈 덮인 기타 등등 외로운 etc.에도 떨어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