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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중국소설
· ISBN : 9788932035369
· 쪽수 : 454쪽
· 출판일 : 2023-10-27
책 소개
목차
어신魚神을 찾아서
산속의 외딴집 | 개코와 비린내 | ‘눈요기 요리’와 ‘목어’ | 큰 뜻을 세우다 | 아빠의 꿈 | 가마우지의 후손 | 형형한 눈빛 | 고양이와 ‘간바’ | 눈 내리는 날의 술 향기 | ‘한수’와 ‘수수’ | 스승님의 내력 | 붉은 지느러미 물고기와 얼룩무늬 물고기 | 원수 집안의 내력 | 큰 주둥이 물고기 | 미끼와 그 아이 | 잊을 수 없는 겨울 | 푸른 안개가 감도는 곳 | 늙은 어신과 젊은 족장 | ‘인어’와 물속의 거리 | 수중 동굴의 검은 그림자 | 작은 돌집에서 | 어신의 정체
바닷가 호루라기
원두막의 밤
옮긴이 후기
책속에서
왜 스승님이 물고기를 더 많이 잡지 않는지, 더 큰 물을 찾아가지 않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 “나는 큰 물고기가 많이 필요해. 많을수록 좋아! 나에게는 물고기가 전부야! 나는 큰 물고기를 잡기 위해 태어났고 이 산지대를 통틀어 누구도 비길 수 없는, 유일한 ‘어신’이 되고 싶단 말이야”였다. [……] 마음만 먹으면 노인은 매일이라도 큰 물고기를 먹을 수 있었지만 왜 그리하지 않는지 알 수가 없었다.
나는 잠이 오지 않는 밤이면 노인의 고른 숨결과 고양이가 가볍게 코 고는 소리를 들으면서 가슴이 덜컥 내려앉을 문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내가 정말로 ‘어신’을 찾기는 한 걸까?(「어신을 찾아서」)
밤이면 노인은 자다 깨고, 깨었다 자곤 했다. 낮에도 마찬가지였다. 가끔 깨어나서는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을 하곤 했다. “산사람은 반드시 두 가지를 주의해야 한단다. 하나는 독이 있는 물고기이고, 다른 하나는 독버섯이란다. 쉽지가 않지.” “그녀는 늘 몰래 찾아와 날 엿보곤 했단다. 도무지 피할 수가 없었지. 그녀는 늘 나를 지켜보고 있었던 거야.” “무릇 사람은 어른의 손을 잡고 3리를 가고 자기 스스로 7리를 가는 법이란다. 사람의 한생이란 그렇게 10리다.” “하느님이 갈라놓은 사람은 함께 살 수 없는 거란다. 우리는 산을 사이에 두고 갈라져 있을 수밖에 없었지.” “이 아이를 그냥 두고 가자니 심히 걱정이구나. 고양이도 마찬가지지. 둘 다 아직 어리니.” (「어신을 찾아서」)
나중에 그 작은 배가 숲속에 정박하자 그들은 작은 움집을 지었고 여러 해 동안 그것을 구심점으로 에워싸고 돌았다. 만약 그러한 삶이 계속되었다면 그들은 아이를 낳았을 것이며, 더 많은 움집들이 새로 모여들어 나중에는 마을로 변했을 것이며, 그보다도 더 오랜 세월이 흐르고 나면 다시 도시로 변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렇게 새로운 벌집이 탄생하여 수백 년이 지나고 나면, 그 누구도 벌집의 존재 이유와 정당성을 의심하지 않을 것이다. 처음 시작할 때 그것은 한낱 두 젊은이의 선택에 지나지 않았음에도, 그 선택은 결국 수많은 사람들이 선택할 자유를 빼앗고 말 것이다. 너무나도 무시무시한 일이다. 이 무궁한 우주에서 인간은 결코 자신의 선택을 멈추거나 끝내서는 안 된다. (「바닷가 호루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