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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인문 에세이
· ISBN : 9788932038391
· 쪽수 : 684쪽
책 소개
목차
I. 경이로움
II. 탐닉
III. 비난
IV. 결핍
V. 수치심
VI. 항복
VII. 갈증
VIII. 재발
IX. 고백
X. 겸손
XI. 합창
XII. 구원
XIII. 결산
XIV. 복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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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책속에서
처음으로 그것, 그 알딸딸함을 느꼈을 때 나는 꽉 찬 열두 살이었다.
나의 음주가 어디서 시작되었는지, 그 처음을 말해야 한다면, 첫번째 필름 끊김과 함께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아니 어쩌면 필름이 끊기기를 처음 바랐을 때, 내 삶에서 사라지기만을 처음 바랐을 때라고 해야 할 것이다. 아니면 술을 마시고 처음 토했을 때, 술 마시는 꿈을 처음 꾸었을 때, 술 마시고 처음 거짓말했을 때, 술 마시고 거짓말하는 꿈을 처음 꾸었을 때일 것이다. 그때는 술에 대한 갈망이 너무 깊어져서 그 갈망을 채우거나 비우는 데 대부분의 에너지를 쏟고 있었다. (「I. 경이로움」)
모든 중독 이야기는 악당을 원한다. 그러나 미국은 중독자가 피해자인지 범죄자인지, 중독이 질병인지 범죄인지 한 번도 제대로 판단해낸 적이 없었다. 그래서 우리는 다양한 정신노동 분야를 동원해가며 인지부조화의 압박을 완화하고, 그렇게 만들어진 이론들은 계속해서 서로 겹쳐지고 진화하면서 우리의 목적에 맞춰진다. 알코올중독자는 고통받는 천재다. 약물중독자는 일탈한 좀비다. 남자 술꾼은 흥미롭다. 여자 술꾼은 나쁜 엄마다. 백인 중독자의 고통은 사람들이 목격해준다. 유색인 중독자는 처벌당한다. 유명인 중독자는 말[馬]과 함께하는 호화로운 재활 치료를 받는다. 가난한 중독자는 곤경에 처한다. 매년 음주운전으로 죽는 사람이 코카인으로 죽는 사람보다 더 많은데도, 크랙을 소지한 누군가는 감옥에서 5년을 사는 반면, 음주운전을 한 누군가는 유치장에서 하룻밤을 지낸다. (「III. 비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