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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88932405186
· 쪽수 : 392쪽
· 출판일 : 2023-03-15
책 소개
목차
점원
주
해설: 모두가 윤리적으로 사는 방법
판본 소개
버나드 맬러머드 연보
리뷰
책속에서
이따금 갑자기 예상치 못한 손님들이 찾아왔다. 대부분 여자였고, 그는 이런저런 일을 얘기하며, 신경 써서 그들을 대했다. 배달원들도 그의 사교성과 쾌활한 태도를 좋아했기에 잡담을 하러 머물렀다. 한번은 오토 보겔이 그가 햄의 무게를 재고 있을 때, 낮은 목소리로 경고했다. “이봐, 유대인 밑에서 일하지 마. 이자들은 네가 앉아 있는 동안에도 엉덩이를 훔쳐 갈 놈들이야.” 오래 있을 생각은 없다고 말했지만, 그는 거기 있는 것만으로 창피한 느낌이 들었다. 그러곤 놀랍게도 항상 미안해하는 종이 제품 판매원인 유대인에게 또 다른 경고를 들었다. 부자였지만 심하게 아프면서도 일하는 걸 멈추지 않는 신실한 사람인 알 마커스였다. “이런 가게는 죽음의 무덤이야, 분명해.” 알 마커스가 말했다. “할 수 있을 때 도망치게. 내 말을 믿어. 만일 6개월 동안 있게 되면, 자넨 영원히 여기 있게 될 거야.”
“하지만 모리스 씨, 설명해 주세요, 도대체 유대인은 왜 그리 심하게 고통받아야 하는 거죠? 제가 보기엔 고통받는 걸 좋아하는 것만 같아요, 그런가요?”
“자네는 고통받는 걸 좋아해? 그 사람들은 유대인이기 때문에 고통받는 거야.”
“그게 바로 제 말이라니까요. 그 사람들이 필요 이상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고요.”
“살아 있다면 고통받을 수밖에 없어. 어떤 사람은 좀 더 고통을 받지만, 그들이 원해서는 아니야. 하지만 내 생각엔, 유대인이 율법을 위해 고통받지 않는다면 그 사람은 쓸데없이 고통받는 거야.”
“모리스 씨, 아저씨는 무엇을 위해서 고통을 받으세요?” 프랭크가 말했다.
“난 자네를 위해서 고통을 받지.” 모리스가 조용히 말했다.
프랭크가 칼을 탁자에 내려놓았다. 입이 욱신거렸다. “무슨 말씀이세요?”
“내 말은 자네가 나를 위해 고통받는다는 뜻이야.”
유대인이 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그래서 누군가 저한테 와서 ‘랍비, 만약에 비유대인들하고 같이 살고 일하며 그들에게 우리는 먹지 않는 돼지고기와 트레이페를 팔고, 20년 동안 한 번도 회당에 오지 않은 사람이 있다면, 그런 사람이 유대인인가요?’라고 묻는다면 그에게 저는 이렇게 말할 겁니다. ‘그렇지, 모리스 보버는 내게 진정한 유대인이네. 왜냐하면 그가 유대인의 경험을 기억하며, 그 안에 살았기 때문이지. 그리고 유대인의 심장을 지니고 살았기 때문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