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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세계의 소설 > 동유럽소설
· ISBN : 9788932405445
· 쪽수 : 328쪽
· 출판일 : 2025-10-30
책 소개
목차
말테의 수기
주
해설: 『말테의 수기』를 읽는 법
판본 소개
라이너 마리아 릴케 연보
리뷰
책속에서
내가 직접 보거나 들은 사람들을 생각해 보면, 그들은 모두 똑같았다. 그들은 모두 각자의 죽음을 가지고 있었다. 갑옷 안쪽에 마치 포로처럼 죽음을 지니고 다닌 남자들이나, 늙어서 작아졌다가 나중에 마치 무대에 올라온 것처럼 어마어마한 침상에서 온 가족과 하인, 개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신중하고 품격 있게 죽어 간 여자들이나. 그래, 아이들, 아주 작은 아이들까지도 아이들의 죽음을 맞지 않았고, 온 정신을 다해 이미 자신들이 가꾼 죽음과 더 살았으면 이루어 냈을 죽음을 맞았다.
정신이 올바르게 박힌 사람, 낮이고 밤이고 오로지 자신의 통 위에 둥글게 잘 앉아 있으려 하는 몇몇 고독한 사람들은 타락한 사물들의 반대와 조롱과 미움을 산다. 사물들은 파렴치하기 짝이 없어서 누구든지 절제를 하며 나름의 의미를 찾으려 하는 모습을 참지 못한다. 그래서 사물들은 작당하여 고독한 사람을 방해하고 겁주고 당혹스럽게 한다. 다 알고서 하는 짓이다. 서로 눈짓을 보내면서 사물들은 유혹을 시작한다.
대지는 아직도 그대의 온기를 간직하고 있고, 새들은 여전히 그대의 목소리를 위해 공간을 남겨 주지 않는가. 이슬은 다른 이슬이어도, 별들은 그대의 밤을 비추던 별들이다. 사실, 이 세상 모두가 그대의 것이 아니던가? 수시로 그대는 그대의 사랑으로 이 세상에 불을 질러 놓고 활활 타오르는 광경을 지켜보다가, 세상 모두가 잠든 사이 이 세상을 다른 세상으로 바꾸어 놓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