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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서양철학 > 현대철학 > 프리드리히 니체
· ISBN : 9788932475899
· 쪽수 : 428쪽
· 출판일 : 2026-01-15
책 소개
니체 철학 연구자의 ‘원전의 문체와 운율감을 살린’ 완성도 높은 번역
니체의 대표작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는 1883~1885년에 각 부가 순차적으로 출판되었고, 1892년에 처음 한 권으로 출판되었다. 세상에 나온 지 130년이 넘었지만, 이 책이 여타 철학 고전들과 다른 점은 여전히 동시대 독자들을 사로잡는 뜨거운 책이라는 점이다. 읽는 이를 매혹하고 사유를 자극하는 이 책의 독보적 가치와 영향력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강렬해지는 듯하다. 산속에서 은둔하던 차라투스트라가 사람들에게 “선사하고” “나누어 주고”자 길을 나선 뒤 펼쳐지는 여정을 담은 이 책은 어려운 개념이나 체계를 내세우는 엄밀한 철학서가 아니다. 차라투스트라는 쉽고 가슴에 와닿는 이치를 노래하듯이 이야기한다. 하지만 동시에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수수께끼고 상징이며 항상 다른 무언가를 향해 열려 있다. 독자들이 힘겨운 사유의 길에 나설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책이기에 찬사와 더불어 난해하다는 악명이 따라붙기도 한다. 이번에 을유사상고전 시리즈로 출간되는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는 ‘이 저서는 이해받기를 바라는 책이 아닌 “사유를 위한 책 그것일 뿐”이’라고 한 니체의 의도에 맞춰 독자들이 이 사유의 도정에 기꺼이 나설 수 있도록 돕는다. 오랫동안 니체 철학을 연구해 온 홍사현 교수가 원문의 문체와 운율감을 살린 완성도 높은 번역으로 이 책을 온전히 느끼고 사유할 수 있게 했으며, 사유에 집중할 수 있도록 주석을 배제한 대신 니체의 사유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본문 뒤에 ‘해설’과 ‘옮긴이의 말’을 실었다.
끊임없이 자신을 창조하는 인간, 차라투스트라가 부르는 통렬한 삶의 노래
차라투스트라는 누구이며, 무엇을 이야기하는가?
길을 떠난 차라투스트라는 곡예사, 마법사, 교황, 거지 등 온갖 부류의 사람들과 만나고 덕, 몸, 읽기와 쓰기, 순결, 친구, 죽음, 구원 등 우리 삶의 온갖 것을 이야기한다. 그는 도시로, 산과 바다로, 동굴로 이어지는 여정에서 사람들의 비웃음을 사기도 하고, 자신을 따르는 이들을 만나기도 한다. 독수리와 뱀, 사자 같은 동물들도 중요한 메타포로 등장해 그의 여정에 함께한다. ‘차라투스트라’는 원래 고대 페르시아의 종교인 조로아스터교 창시자의 이름으로, 니체는 선악의 이원론을 창시한 자이자 도덕의 발명자를 전통 도덕과 전통 형이상학을 비판하는 설교자로 다시 등장시켜 스스로 오류를 인식하고 자신을 극복하는 인물로 형상화한다. 이 책에서 차라투스트라는 가르침을 전달하는 자, 새로운 사유를 알리는 자다. 그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질문을, 다른 방식으로 던진다. 그는 스스로 명령하고 복종하며 냉정한 자기비판과 경험, 고통의 과정을 통해 스스로 자기 긍정을 획득하는 인간, 자율과 책임이 자신 안에서 나누어지지 않는 인간을 이야기하는데, 이런 맥락에서 니체 사상의 정수인 ‘위버멘쉬’가 등장한다.
“쓰여 있는 모든 것 가운데 자신의 피로 쓴 것만을 사랑한다” ― 니체
음악적 사유까지 나아간 새로운 철학적 글쓰기
“차라투스트라는 이 책에서 무엇을 하는가? 생각하고 시를 짓고 노래한다. 메타포로 ‘생각’하고 생각들로 ‘시를 짓고’, 시적 형상들로 ‘노래’한다. 그렇게 차라투스트라는 점점 더 철학자가 되었고, 점점 더 시인이 되었으며, 그러는 가운데 결국 음악을 하는 예술가가 되었고 춤추는 자가 되었다. (…) 시적인 사유, 더 나아가 음악적 사유라고까지 할 수 있는 새로운 철학적 글쓰기가 ‘개념’이라는 ‘철학의 제자리 뛰기’로부터 뛰쳐나갔다.” ― 「옮긴이의 말」 중에서
차라투스트라를 특정 인간으로 규정하거나, 그의 말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기는 힘들다. 니체는 시인지, 우화인지, 소설인지 경계를 알 수 없는 글쓰기를 통해 해석 불가능한 것을 해석하는 일 자체를 문제시한다. ‘삶’이라는 수수께끼에 답이 정해져 있지 않듯이 차라투스트라의 말도 무한한 방향으로 열려 있다. 이 책을 읽는 일은 이런 사유의 도정에 기꺼이 오르는 일이다. 니체 자신이 중요한 메타포로 즐겨 사용했던 바다의 모티프와도 같이, 독자들에게 이 책은 삶의 망망대해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미지의 세계로 뛰어드는 듯한 경험이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발췌되고 요약될 수 없는 이 책이야말로 짧은 발췌나 요약본보다는 완역본으로 읽을 때 그 묘미가 제대로 살아날 것이다. 하이데거는 이 책을 가리켜 ‘단지 개별적인 문제만 보고 재빠른 판단을 내리거나 특정 단상이나 한두 문장에 경탄하는 사람을 위한’ 책이 아니라, ‘이 책에서 자신의 말을 찾는 사람’을 위한 책이라고 했다. 차라투스트라의 여정에 함께하고 싶은 독자들에게 전문 연구자의 깊이 있는 번역과 해설이 담긴 이 번역서가 믿을 만한 동반자가 되어 줄 것이다.
본 도서는 니체처럼 도덕, 종교, 가치 체계 등 기존 질서의 붕괴를 선언하며 새로운 가치를 탐색하고, 욕망과 죽음을 전면적으로 직면한 클림트의 작품 중 ‘죽음과 삶(Death and Life)’을 표지 이미지로 사용했다. 왼쪽의 십자가가 온몸에 그려져 있는 죽음을 의미하는 존재는 십자가가 세워진 무덤과 더불어 “신은 죽었다”라는 말을 떠올리게 하고, 오른쪽의 생명력 가득한 인물들은 ‘삶’과 차라투스트라가 만난 인물들을 연상시킨다. 19세기 말 유럽의 가장 강렬한 사유와 가장 도전적인 예술 작품의 만남은 이 책의 영원회귀를 표현해 주며 니체의 사상을 더 선명하게 해 준다.
목차
1부
차라투스트라의 서설
차라투스트라의 가르침
1. 세 가지 변화에 대하여
2. 덕에 관한 강연에 대하여
3. 배후 세계의 신봉자들에 대하여
4. 몸을 경멸하는 자들에 대하여
5. 환희와 열정에 대하여
6. 창백한 범죄자에 대하여
7. 읽기와 쓰기에 대하여
8. 산허리에 있는 나무에 대하여
9. 죽음의 설교자들에 대하여
10. 전투와 전사 민족에 대하여
11. 새로운 우상에 대하여
12. 시장의 파리 떼에 대하여
13. 순결에 대하여
14. 친구에 대하여
15. 천 개의 목표와 하나의 목표에 대하여
16. 이웃 사랑에 대하여
17. 창조하는 자의 길에 대하여
18. 늙고 젊은 여인들에 대하여
19. 독사에 물린 상처에 대하여
20. 아이와 결혼에 대하여
21. 자유로운 죽음에 대하여
22. 선사하는 덕에 대하여
2부
1. 거울을 들고 있는 아이
2. 지복의 섬에서
3. 동정하는 자들에 대하여
4. 사제에 대하여
5. 덕이 높은 자들에 대하여
6. 잡배에 대하여
7. 타란툴라에 대하여
8. 명성 높은 현자들에 대하여
9. 밤의 노래
10. 춤의 노래
11. 무덤의 노래
12. 자기 극복에 대하여
13. 고고한 자들에 대하여
14. 교양의 나라에 대하여
15. 때 묻지 않은 인식에 대하여
16. 학자들에 대하여
17. 시인들에 대하여
18. 커다란 사건들에 대하여
19. 예언자
20. 구원에 대하여
21. 인간-영리함에 대하여
22. 가장 고요한 시간
3부
1. 방랑자
2. 환영과 수수께끼에 대하여
3. 의지에 반하는 지복에 대하여
4. 해가 뜨기 전
5. 작게 하는 덕에 대하여
6. 올리브산에서
7. 지나쳐 가기에 대하여
8. 변절자들에 대하여
9. 귀향
10. 세 가지 악에 대하여
11. 무거움의 정령에 대하여
12. 낡은 서판과 새로운 서판에 대하여
13. 회복하는 자
14. 큰 동경에 대하여
15. 또 다른 춤의 노래
16. 일곱 봉인(혹은 긍정과 아멘의 노래)
4부
1. 꿀봉납
2. 절박한 외침
3. 왕들과의 대화
4. 거머리
5. 마법사
6. 직무를 벗어나
7. 가장 추잡한 인간
8. 자발적 거지
9. 그림자
10. 한낮에
11. 환영사
12. 최후의 만찬
13. 보다 고귀한 인간에 대하여
14. 우울의 노래
15. 학문에 대하여
16. 사막의 딸들 가운데서
17. 깨어남
18. 나귀의 축제
19. 밤길 보행자의 노래
20. 표식
작품 해설
I. 해설
II. 옮긴이의 말
프리드리히 니체 연보
책속에서
나는 간청한다, 형제들이여, 대지에 충실히 머물러라, 그리고 너희들에게 이 세상 너머에 대한 희망을 설교하는 자들을 믿지 말라! 그들 자신이 알든 모르든, 그들은 독을 주입하는 사람들이다. - 1부 「차라투스트라의 서설」
피와 경구로 글을 쓰는 사람은 그저 읽히는 것을 바라지 않고, 깊이 읽혀 속속들이 습득되기를 바란다.
산맥에서 가장 짧은 길은 산봉우리와 산봉우리를 잇는 것이다. 그러나 이 길을 가기 위해서는 긴 다리를 가져야 한다. 경구는 산봉우리들이어야 하며, 경구의 말들이 향하는 곳은 성숙하고 높이 자란 것들이어야 할 것이다. - 2부 「7. 읽기와 쓰기에 대하여」
그에게 대지와 삶은 무거운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바로 이것이야말로 무거움의 정령이 바라는 바다! 그러나 가벼워지기를 원하는 자, 새가 되기를 원하는 자라면, 자기 자신을 사랑해야만 한다. ― 나는 이렇게 가르친다.
물론 이때 나약하거나 광적인 자들이 하는 사랑의 방식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이런 자들에게서는 자기애까지도 악취를 내기 때문이다!
우리는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 이것이 내가 가르치는 바다. ― 온전하고 건강한 사랑으로 사랑하며, 그럼으로써 자기 자신에 굳건히 머무르고 이리저리 헤매지 않도록. - 3부 「11. 무거움의 정령에 대하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