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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프랑스소설
· ISBN : 9788932912431
· 쪽수 : 264쪽
· 출판일 : 2019-10-25
책 소개
목차
제1장
제2장
제3장
제4장
제5장
제6장
제7장
제8장
알리사의 일기
편집자의 노트
역자 해설: 진정함, 명철함, 자유로움을 향한 모험
앙드레 지드 연보
리뷰
책속에서
내 눈에, 힘써 들어가야 할 그 좁은 문이 보였다. 꿈속에 잠겨 있던 나는 그 문을 일종의 압연기(壓延機) 같은 것으로 그려 보면서 나 자신이 그 사이로 힘들게, 형언할 수 없는 고통을 느끼면서, 그러나 하늘나라의 지복의 예감이 섞여 있는 고통을 느끼면서 그리로 들어간다고 상상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그 문이 바로 알리사의 방문으로 변하는 것이었다. 그리로 들어가려고 나는 내 몸을 줄이고 내 속에 이기심으로 남아 있는 모든 것을 비워 버렸다.
「넌 하느님 품 안에서 결합한다는 게 무슨 뜻인지도 모르니?」
「너무나도 잘 알고 있어. 그것은 둘이서 함께 찬양하는 동일한 것 안에서 서로가 상대방을 열심히 찾는 거야. 네가 한 대상을 찬양한다는 것을 알고 나 역시 그 대상을 찬양하는 것은, 바로 너를 찾기 위해서라는 생각이 들어.」
「너의 찬양은 순수하지 않구나.」
「내게 너무 많은 걸 요구하지 마. 내가 널 찾지 못할 곳이라면 그곳이 천국이라 해도 내겐 하찮게 보일 거야.」
나의 희망은 천천히, 천천히 다가오고 있는 미래의 그날만 쳐다보고 있어. 기억하고 있겠지, 정원 저 안쪽, 발치에 바람을 피해 국화를 심어 놓은 나지막한 담장 말이야, 우리는 위험한데도 그 위로 올라가곤 했지? 쥘리에트와 너는 천국으로 곧장 걸어가는 회교도처럼 대담하게 그 위를 성큼성큼 걸어다니곤 했지. 그런데도 나는 몇 걸음 떼어 놓기만 해도 금방 현기증이 나서 네가 밑에서 소리쳤지. <발밑을 보지 말라니까……. 앞을 봐! 그대로 걸어가! 목표만 보고!> 그리고 너는 드디어 ─ 너의 말보다 그게 더 효과적이었어 ─ 담 저쪽 끝에 뛰어 올라서서 나를 기다려 주었지. 그러면 나는 더 이상 떨리지 않았어. 더 이상 현기증도 나지 않았고……. 그저 너만 쳐다보았던 거야. 그리고 활짝 벌린 네 팔 안으로 뛰어들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