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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인문 에세이
· ISBN : 9788934975922
· 쪽수 : 284쪽
· 출판일 : 2023-08-04
책 소개
목차
한국의 독자들에게: 보이지 않는 세상을 맛보는 법
들어가는 말: 손가락에 거슬리는 이야기
1장 우리는 정말 ‘보는’ 걸까?
눈으로 보지 않는 힘│본래 다른 의자│화장실과 라스코동굴│공기전파설│배리어오버와 배리어프리│기적을 기도하지 않는 이유│나는 왜 언어학자가 되었나
2장 그래봤자 말, 그래도 말
본다는 말을 자주 쓰는군요│‘현실적’이라는 말에 대하여│굳이 위선을 행하세요│할 일이 너무 많은 증후군│말의 외모│배려가 권력이 될 때│자력과 자립│침묵이 배려라는 생각
3장 이상한 이야기
이상야릇한 평등│깎아줄 테니 참아라?│배리어프리 프리│‘보통 명함’ 이야기│“어디 가니?”│감동의 방정식│장애인 없는 세상?│발목 잡기의 논리│장애인을 내쫓는 공기
4장 여섯 개의 점
점자와 수화│그렇다면 그런 거야│웰컴 투 점자 유니버스│너무 자연스러운 무지│인간으로 간주되기│점자투표 100년의 의미│거울에 비친 문자
5장 교육의 의미
이야기의 위기│‘의미 없음’의 시대│텔레비전 화면을 뚫는 법│불쾌한 진화│좋아한다는 그 마음│등보다 얼굴을│환영받지 못하는 강연자│마지막 수업
6장 사람, 장소, 기억
다름을 깨닫는 날│나의 영국│“그렇게 간단히 없어지겠어?”│어느 선생님에 관하여│내로캐스트의 시대│눈으로 보는 부족│리우데자네이루의 바람│괜찮냐는 말을 듣지 않고 여행하는 기분│장애인을 대하는 법
7장 계란으로 바위 치기
고맙지 않은 배리어프리│지팡이 감각│1호 사건│찬양과 우롱 사이│얼굴 없는 인간│‘강렬한 이야기’의 그림자│함께 일하는 진짜 이유│가짜 평범함│우생사상과 핵폭탄
나오는 말: 속죄와 보은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통역’ 후기
리뷰
책속에서
‘보다’라는 말을 쓸 때, 사람들은 얼마나 순수하게 눈으로 본 것만 이야기할까? (…) “아기를 봐줘” “목욕물을 봐” “냄비 좀 보고 와”라고 했을 때 그저 “응, 봤어”라고만 하면 꾸중 들을 게 분명하다. ‘보다’라는 말 자체가 하나의 메타포인 것이다. (…) 그런데 눈으로 보는 사람들은 우리처럼 눈을 사용하지 않고 ‘보는’ 세상을 이해하기 힘들지 않나? 그런데도 눈으로 보는 사람들은 ‘맹목적’이나 ‘맹장’처럼 ‘맹(盲)’이 들어간 말을 쓴다. (2장)
감동 그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장애 유무를 떠나 서로 안심하고 감동할 수 있는 분위기가 있어야 한다. (…) 문제는 ‘불행해서 불쌍하다 × 굴하지 않고 노력한다 = 감동’이라는 ‘감동의 방정식’이 당연하게 성립해버리는 사회에, 이를 반성 없이 받아들이고 장애인에게 ‘안약’ 역할을 부여하면서 결과적으로 이 경향을 굳건하게 다지는 미디어에 있다. (3장)
‘그렇게 복잡하지 않은’ 것이 우리에게는 제일 어려운 상황이다. 엄청나게 복잡하다면 빈자리가 없으리라는 것을 바로 알 수 있다. 그러나 애매하게 비어 있으면 ‘어디에 빈자리가 있을지도 모르는데’ 하며 엿보고 싶은 마음이 스멀스멀 기어나온다. 그렇다고 지팡이로 사람들 무릎을 짚어본다면 이 얼마나 비열하고 무례한가. 그러니 어쩔 수 없이 손잡이를 붙잡고 매달려 있을 수밖에. (6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