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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서양철학 > 과학철학
· ISBN : 9788934984986
· 쪽수 : 364쪽
책 소개
목차
1부 신이여, 안녕히
1. 너무나 많은 신
2. 그런데 그것이 사실일까?
3. 신화와 그 기원
4. 선한 책?
5. 선해지기 위해 신이 필요할까?
6. 우리는 무엇이 선인지 어떻게 판단할까?
2부 진화, 그리고 그것을 넘어서
7. 분명 설계자가 있을 거야
8. 있을 법하지 않은 것들로 가는 단계
9. 결정과 직소퍼즐
10. 상향식인가, 하향식인가?
11. 우리는 종교적 성향을 가지도록 진화했을까? 우리는 친절하도록 진화했을까?
12. 과학에서 용기를 얻자
역자 후기
사진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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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우리는 《구약》이 실제로 쓰인 시점에 대한 단서를 문장의 시대착오에서 얻을 수 있다. 시대착오는 뭔가가 엉뚱한 시대에 튀어나오는 것을 말한다. 예컨대 고대 로마에 관한 시대극에 출연하는 배우가 손목시계를 풀어놓는 걸 깜박한 경우와 같다. <창세기>에 그런 시대착오가 나온다. <창세기>는 아브라함이 낙타를 소유했다고 말한다. 하지만 고고학 증거에 따르면 낙타는 아브라함이 죽었다고 추정되는 때로부터 수 세기가 지난 뒤에 가축화되었다. 바빌론 유수 시점에는 낙타가 이미 가축화되어 있었으니, <창세기>가 실제로 쓰인 시점은 바로 이때다.
만일 노아 이야기가 사실이라면, 각각의 동물 종류가 발견되는 장소는 물이 빠졌을 때 노아의 방주가 마침내 멈춰 선 장소(터키에 있는 아라라트산)에서부터 바깥으로 퍼져나가는 패턴을 보여야 한다. 그런데 우리가 실제로 보는 모습은 각 대륙과 섬마다 그곳만의 독특한 동물이 살고 있는 것이다. 남아메리카에는 개미핥기와 나무늘보가 살고, 마다가스카르에는 여우원숭이가 산다. 어떻게 캥거루 한 쌍이 방주에서 나와 도중에 자손을 전혀 남기지 않은 채 오스트레일리아까지 껑충껑충 뛰어갔을까? (…) 실제로는 물론 모든 동물과 그 화석이 진화의 원리에 따라 있어야 할 곳에 정확히 있다. 이 사실은 찰스 다윈이 사용한 중요한 증거 조각들 중 하나였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현대 신화의 예는 태평양에 있는 뉴기니를 비롯한 멜라네시아의 다양한 섬에서 유행하는 화물 숭배이다. 제2차 세계대전 때 많은 섬이 일본, 미국, 영국, 오스트레일리아 군대에 점령되었다. 전시에 배달되는 물품의 규모가 태평양의 섬 주민들을 현혹시켰다. 그들이 볼 때 어떤 외국인도 농작물을 재배하거나, 자동차나 냉장고를 만들거나, 그 밖에 유용한 일을 거의 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그 놀라운 물건들이 하늘에서 계속 도착했다. 그 물자들이 큰 화물 수송기에 실려 왔기 때문이다. 섬사람들은 그 모든 멋진 화물이 신들, 또는 조상들로부터 오는 게 분명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섬 주민들은 화물신을 기쁘게 하기 위해 그 의식을 모방하기로 했다. (…) 전쟁이 끝나 군사 기지가 철수되고 하늘에서 화물이 더 이상 도착하지 않자 섬 주민들은 ‘재림’을 기대했다. 그들은 화물신을 기쁘게 해서 잃어버린 풍요의 시대를 되찾기 위해 두 배의 노력을 기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