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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36425104
· 쪽수 : 152쪽
· 출판일 : 2024-09-27
책 소개
목차
제1부
딱 한줄
하나의 사람과 예순한편의 슬픔
삼분간
다시 올 웃음에게
수상한 시절
기린 예찬
새와 종소리
뒤척이다
바람역
비를 보는 죄
뜻밖의 질문
달의 모서리
몸 사용 설명서
지극히 지루한
나는 낯설다
생의 한가운데
제2부
꽃 피는 시집
또 하나의 신
사이
치유의 시작
사람
이름 짓기
종이 한장의 기억
모를 것이다
일월에서 사월까지
물의 완창
거침없는 시도
추분의 시
뜻밖이었다
뒷날의 기록
그 겨울의 끝
제3부
아름다운 진보
아침에 생각하다
미래(未來)라는 이름
바람은 몇살이야
빈자리가 필요하다
들국
푸른 봄의 기록
벌써
9월 10일
우리 같은 사람들
둘도 없다
연애는 애연이다
시인 지망생에게
산은 오랜 침묵 덩어리
반성문
제4부
한 소식
나의 절경
낱말이 나를 깨운다
책가을
절벽
가끔은
머리로 걸어 다녔다
풀에 대한 생각
성직(聖職)
이름은 같은 얼굴이 없다
목표
쓸데없는 쓸모
내가 떠나는 이유
발자취
시인
해설|유성호
시인의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한 시인이
슬픔은 어깨로 운다고 합니다
한 시인이
슬픔은 모서리가 닳아 둥글어졌다고 합니다
한 시인이
오래된 슬픔은 향기를 품고 있다고 합니다
한 시인이
슬픔을 팔아서 자그만 꽃밭을 사야겠다고 합니다
한 시인이
슬픔에게 날개를 달아주고 싶다고 합니다
한 시인이
어떤 슬픔은 함께할 수 없다고 합니다
한 시인이
슬픔이 택배로 왔다고 합니다
어디서 왔는지 나이 먹은 슬픔이
오늘은 어머니가 보고 싶다고 합니다
―「하나의 사람과 예순한편의 슬픔」 전문
허공을 향해
몸을 던지는 거미처럼
쓰러진 고목 위에 앉아
지저귀는 붉은가슴울새처럼
울부짖음으로 위험을
경고하는 울음원숭이처럼
바람 불 때마다 으악
소리를 내는 으악새처럼
불에 타면서 꽝꽝
소리를 내는 꽝꽝나무처럼
남은 할 말이 있기라도 한 듯
나는 평생을
천천히 서둘렀다
―「뒤척이다」 전문
아침에 눈을 뜨면 시를 쓰지 않고는 살아 있는 이유를 찾지 못할 때 시를 쓰라는 릴케가 생각나고 나는 시작(詩作)의 출발부터 시인을 포기했다 나에게서 시인이 없어졌을 때 시를 쓰기 시작했다는 김수영이 생각난다 아침에 눈을 뜨면 생각은 깊게 생활은 단순하게 하라는 워즈워스가 생각나고 오늘 나는 아름다움에 인사할 줄 안다는 랭보가 생각난다 아침에 눈을 뜨면 문학에서의 정치는 연주회장에 울리는 총소리와 같다는 스탕달이 생각나고 우리의 열망이 우리의 가능성이라는 새뮤얼 존슨이 생각난다 아침에 눈을 뜨면 이 세상 도처에서 쉴 곳을 찾아보았으나 마침내 찾아낸 책이 있는 구석방보다 나은 곳은 없더라는 움베르토 에코가 생각나고 나는 정의를 믿는다 그러나 정의에 앞서 어머니를 옹호한다는 카뮈가 생각난다 아침에 눈을 뜨면 마지막으로 돈! 천국 외에는 다 가질 수 있게 해주는 것이라는 신문 배달 소년의 응모 시 한 구절이 아프게 생각난다 어둠은 빛보다 어둡지 않다고 생각하는 아침이다
―「아침에 생각하다」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