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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프랑스소설
· ISBN : 9788936464875
· 쪽수 : 616쪽
책 소개
목차
집구석들
작품해설 / 영원한 코미디인 중산층의 위선에 던진 통렬한 비판
작가연보
발간사
리뷰
책속에서
“집을 봤으니 알겠지만, 다들 살 만큼 사는데다 도덕적으로도 지독히 까다롭지. 우리끼리니 말이지만 지나칠 정도로 신경들을 쓴다니까. 생전 말소리 한번 안 들리고 조금 아까도 조용했지만 큰 소리라곤 나는 법이 없다고. 그런데 만일 문지기 구르 씨가 집주인 바브르 씨를 찾아갈 일이 생긴다고 해봐요. 우리 둘 다 꼴좋게 될 거라고! 내가 마음 푹 놓을 수 있게 이 집의 분위기를 지켜주구려.”
어머니가 이야기하는 동안 마리는 멍한 눈길로 허공을 응시하고 있었다. 수도원처럼 봉쇄된 작은 집, 뒤랑땡 거리, 그 집의 좁디좁은 방들, 창가에 팔꿈치를 괴는 것조차 허용되지 않던 그곳이 눈앞에 떠올랐다. 너무 길게 끌었던 유년 시절, 이해할 길 없는 온갖 금지 사항들, 당시에 많이 보던 신문에 어머니가 잉크로 북북 지워놓은 글줄들, 오히려 그 시커먼 줄들 때문에 얼굴이 빨개지곤 했던 일, 점잖지 못한 이야기는 다 뺀 수업시간에 행여 질문이라도 할라치면 여자 가정교사들조차도 당혹스러워하던 일.
옥따브는 빙긋 웃었다. 자기는 출세를 해야 했다. 그러니 부자 아버지를 둔 트뤼블로처럼 그저 입맛대로만 할 수는 없었다. 저 끝까지 줄줄이 늘어선 여자들을 앞에 놓고 보니 그의 마음은 공상에 사로잡혀, 만약 이 집 주인 내외가 저 중에 한 여자를 데려가도 좋다고 허락한다면 과연 출세와 쾌락을 위해 누구를 골라잡을 것인지 내심 자문하고 있었다. 눈으로 이 여자 저 여자를 저울질해보다가 그는 깜짝 놀랐다. “아니, 우리 가게 여주인 아냐! 그럼 저 여자도 여기 온단 말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