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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사진/그림 에세이
· ISBN : 9788937428258
· 쪽수 : 100쪽
· 출판일 : 2024-11-15
책 소개
목차
명왕성에서 이별
거대한 삼나무 숲 에세이
하얀 뭉게구름 안에 있는 것
에필로그
책속에서
“나는 이 이야기를 죽어 가는 토토를 보듬어 안고 며칠간 반복해서 읽어 주었다. 이윽고 7월 1일 밤 10시경 토토는 내 품 안에서 평온하게 무지개다리 저 너머로 건너갔다. 나는 반려견 화장장 직원이 보여 주는 토토의 따뜻한 유골을 만져 보았다. 겨우 이게 토토라니. 그리고 그동안 잊고 지냈던 어머니를 떠올렸다. 어머니뿐만이 아니라 어머니의 죽음과 그 풍경을. 죽음도 암기과목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죽음을 잊지 않으면 삶의 허튼 짓거리들을 그만하게 된다.”
“토토는 명왕성에서 내가 있는 이곳을 바라보고 있는 게 아닐까? 어머니는 어머니의 명왕성에서 나를 그리워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내가 지금 나의 명왕성에 홀로 서서 ‘영원히’라는 외로운 단어에 기대어 그들을 사랑하고 있듯이. 이것은 힘찬 말이 아니다. 분명 서글픈 말이지만, 그리고 가슴 저미는 말이기도 하지만, 우리는 이유를 불문하고 어쨌든 견뎌야 한다. 산속의 그 어떤 짐승들도 스스로에게 왜 사는가에 대한 의문을 품지 않는다. 존재는 의미에 선행하는 것. 의미를 자꾸 추적하다 보면 인간은 어쩔 수 없이 무의미에 도달하게 되고, 그것은 곧 죽음이다. 살아 있으니, 무조건 사는 것이다. 이것이 삶의 기본이다.”
“토토가 나를 보고 웃고 있다. 입을 조금 벌린 채 혀를 내밀고 헤헤거리며. 나는 발길을 멈추고 토토를 내려다본다. 토토가 나를 올려다본다. 사람이 주는 사랑이 사람의 사랑이라면, 개가 사람에게 주는 사랑은 천사의 사랑이다. 나는 나의 천사를 들어 올려 꼬옥 끌어안는다. 지금 세상에 가득한 이것이 누구의 심장 소리인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