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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명사에세이 > 기타 명사에세이
· ISBN : 9788937432323
· 쪽수 : 248쪽
· 출판일 : 2015-11-26
책 소개
목차
prologue 조선희
1 아버지가 생각나는 날 - 차가운 명란크림파스타
가장 흔하지만, 해드리지 못한 면 요리의 추억
2 인생의 쓴맛을 느꼈던 그날 - 돼지등갈비 묵은지
나를 위로해 준 음식
3 일에 마음을 다한다는 것은 - 핸드백 모양의 만두
나의 직업 정신
4 내 안의 남성성과 여성성에 대하여 - 스테이크와 백합봉골레
가장 남성적인, 가장 여성적인
5 나만의 색깔을 갖는다는 것 - 갈치포베이컨말이
창의성에 대하여
6 술 한잔 생각나는 나른한 저녁 - 민트소스의 치킨스테이크
사진가의 한잔, 요리사의 한잔
7 질리지 않는 것에 대하여 - 먹물리소토
밥, 오랜 친구, 나의 천직처럼
8 날것의 매력 - 다섯 가지 알을 올린 파스타
취향의 변화
9 아주 특별한 날 대접하고 싶은 - 초콜릿을 올린 푸아그라 요리
취향의 변화
10 속이 갑갑할 때 먹고 싶은 - 녹차굴비소면
스트레스를 쓸어내리는 맛
11 내 안의 집착과 후회를 버려라 - 문어파스타
잠시 멈추고 싶을 때
12 나를 보호하기 위하여 - 대파채튀김을 올린 바닷가재살구이
단단한 껍데기 만들기
13 눈으로 먹는 요리 - 꽃을 올린 유자드레싱의 브라타치즈 샐러드
입보다 눈이 즐거운
14 여행과 휴식 - 아주 특별한 햄버거
내가 꿈꾸는 여행에 대하여
15 선입견에 대하여 - 두부김치를 가장한 토마토카프레제 샐러드
첫인상에 속지 말 것
16 내 안의 불안 바라보기 - 장미젤리를 입힌 굴 요리
나를 돌아보는 시간
17 고마운 사람들과 파티를 한다면 - 해산물 샐러드
쉽고 즐거운 파티 음식
epilogue 최현석
리뷰
책속에서
이 책의 첫 번째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던 날, 그가 요리를 전문적으로 배우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았다. 놀라움과 함께 동지를 만난 느낌이었다. 비전공 비주류 요리사와 사진가의 만남은 첫 토크 이후 점점 더 흥미진진하고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머리 굵어지고 자신의 주관이 뚜렷해지고 나면 새로운 타인과 친구 되기가 쉽지 않은 일이다. 이야기를 나누면 나눌수록 그와 난 동시에 “어 나도 그런데……” “저도 비슷해요.” “너무 이해가 돼요.”를 연발했다. 전혀 다른 직업을 가졌지만 그와 난 어땠든 한 가지 일을 이십 년 넘게 해 왔고, 그 일을 너무나 사랑했으며 그것밖에 없던 이십 대를 보냈고, 그래서 너무나 간절한 열정을 품고 살아온 것 같았다.(prologue 조 photo)
생전 처음 보는 큰 프라이팬에 불꽃이 붙으며 양파와 고기, 춘장을 볶는 광경과 냄새는 촌아이의 뇌리에 박히며, 오랜 시간 함께하지 못할 아비에 대한 따뜻한 기억으로 자리하게 된다. 이제 그 아이도 아비가 저세상으로 간 그 나이보다 더 나이를 먹었고, 아비를 닮아 애주가가 되었다. 아버지와 나눈 간짜장에 대한 기억의 끈을 마치 큰 선물인 양, 해장으로 간짜장을 시켜 먹는 버릇을 가진, 서울에 사는 촌어른이 되었다. 만약 아비가 아직 곁에 있었다면 연탄불에 곱창을 투둑투둑 구우며 술 한잔 기울이고, 느지막이 일어나 둘이 간짜장을 시켜 먹으며 시시덕거릴 텐데……. 삼십 년이 지난 오늘에야 깨달았다. 아빠와의 마지막 식사가 간짜장이었음을.(1. 아버지가 생각나는 날_조 photo)
아버지가 돌아가신 지 사 년이 지났다. 집에서도 자주 요리를 하시던 아버지는 목이 늘어난 러닝셔츠에 헐렁한 바지 차림으로 우리를 위해 폭찹, 야채수프, 크림수프 등을 뚝딱 만들어 내셨다. 하지만 아버지가 만들어 주시는 요리를 당연하게 생각했기에 맛있다고 감탄 한 번 제대로 해 드린 적 없었다. 요리사가 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정성스러운 요리를 대접하고 있지만 단 한 번도 아버지께 요리를 해 드린 적이 없었고 내 레스토랑에 모셔 보지도 못했다. 안쓰럽고 그리운 아버지, 아버지를 추억하고 싶은 마음에 아버지가 그렇게 좋아하셨던 면과 명란으로 차가운 명란파스타를 만들어 보았다.(1. 아버지가 생각나는 날 中 최 che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