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37443947
· 쪽수 : 300쪽
책 소개
목차
누가 뭐래도 하마 7
한낮의 디지 43
일일시고일 79
아는 사람 115
아무도 모른다 153
죽지 않는 사람들 169
남은 사람 207
3번 국도 241
작가의 말 279
작품 해설 281
사람의 조건_노태훈
저자소개
책속에서
양은 몸속에 하마 한 마리가 살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언젠가 보았던 딱 그만 한 하마. 집채만 한 유리 수조에 하마를 가둬 놓은 그 동물원에 간 게 언제였는지는 모른다. (……) 하마가 양의 눈앞에서 물보라를 일으키며 다시 천천히 멀어져 간 건 한 무리의 아이들이 지나가고 난 뒤였다. 물속을 둥둥 떠다니던 풀색 똥을 기억해 낸 양이 미간을 찌푸린다,
-「누가 뭐래도 하마」
엄마는 이모에게 약속한 대로 디지를 근처 고등학교에 진학시켜 주었고 가끔 용돈을 쥐여 주기도 했으나 그게 다였다. 처음에 약속한 주산 부기 학원에 등록시켜 준다든지 졸업 후 적당한 취직자리를 구해 주는 일은 함께 사는 동안 끝내 일어나지 않았다. 내가 그때의 얘기를 꺼낼 때마다 엄마는 그래도 나와 차별 없이 대했다고 주장했다. 걔는 그 고집 때문에 평생 빌어먹을 거야. 우연찮게 튀어나온 디지의 얘기는 늘 엄마의 그 말로 마무리됐다.
-「한낮의 디지」
그날도 제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어요. 키스를 하다가 한 명이 상대방 가슴을 더듬는 걸 보니까 화가 나더라고요. 물론 거기까지도 참을 만했어요. 그런데 가슴을 더듬던 손이 치마 밑으로 들어가더니 한 애가 다른 애한테 “다리 좀 벌려 봐.” 이러는 거예요. 그 말을 듣는 순간 뭔가가 숨을 막는 것 같았어요. 숨이 잘 안 쉬어지더라고요.
-「아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