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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영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88938204264
· 쪽수 : 384쪽
· 출판일 : 2013-06-20
책 소개
리뷰
책속에서
세 명의 교통사고 희생자가 발생한 지역이라는 세 개의 하얀 십자가 표지가 세워진 급격한 커브 지점을 돌며 한나는 길가에 줄지어 자라고 있는 층층나무의 가지들이 부러져 밑으로 처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누군가 속도를 줄이지 않고 커브를 돌다가 밀러의 연못을 가리고 있는 덤불을 뚫고나간 모양이다.
한나는 길옆에 트럭을 세웠다. 부러진 가지들이 정리되지 않은 채 여전히 나무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었다. 프레드릭 밀러는 사유지 관리에 철저한 사람인데, 이상한 일이었다. 한 주 전, 아니 며칠 전에 일어난 사고라면 프레드릭이 벌써 부러진 가지들을 치우고도 남았을 것이다. 하지만 쿠키단지에서도 사고 이야기 같은 것은 듣지 못했다. 꽤 화제가 될 만한 일이었을 텐데. 그렇다면 이건 일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사고다. 어쩌면 이 현장을 목격한 사람이 한나가 처음일 수도!
한나는 시동을 끄고 서둘러 트럭에서 내렸다. 그런 뒤 가지들을 헤치고 층층나무 아래쪽으로 내려가 발아래에 자리한 연못을 내려다보았다. 순간 눈에 들어온 풍경에 한나는 저도 모르게 손으로 입을 가리고 말았다. 밀러의 연못에 차가 한 대 빠져 있었던 것이다!
밀러의 연못은 물이 계속 샘솟는 못이었기 때문에 다른 연못에 비해 바닥에 가라앉은 부유물이 없어 깨끗했다. 하지만 깊이는 가장 낮은 곳이 15피트(4.5미터)에 이를 정도로 깊었다. 몇몇 사람들은 깊이로 따지면 밀러의 연못은 연못이라기보다는 호수에 가깝다고 평하기도 했다. 차가 10피트(3미터) 아래 잠겨 있다고는 하지만, 수영에는 자신이 있어서 필요하면 연못에 뛰어들 수도 있다.
한나는 재빠른 결정을 내린 뒤 가파른 연못가를 조심스럽게 미끄러져 내려갔다. 하지만 다행이 아래로 떨어지지는 않았다. 차에 아직도 누군가가 있다면 한시라도 빨리 구해주어야 한다!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차는 빨간색의 오픈카였다. 그리고 맑은 물 아래로 운전대 뒤에 자리한 누군가의 모습이 보였다.
한나는 망설임 없이 남은 비탈을 내려가 연못 가장자리에 다다르자 신발을 벗어던지고 물로 뛰어들었다.
밀러의 연못은 농가 주변에 살고 있는 아이들에게는 매력적인 수영장이었다. 물이 본격적으로 깊어지기 전 7.5미터가량은 욕조 깊이만큼 얕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영을 즐기는 사람들은 더 깊은 곳까지 들어가기 위해 얼마간 연못 속을 걸어야만 했다. 한나는 결연한 의지로 연못 안쪽으로 걸어 들어가 수영을 할 수 있는 깊이에 이르자 연못 중앙을 향해 빨리 헤엄치기 시작했다.
누군가 올림픽에 내보내겠다며 한나의 수영 기록을 측정했다면, 한나는 거뜬히 수영팀에 합류하고도 남았을 것이다. 차가 있는 지점에 가까워지자 한나는 물 밑으로 잠수해 처음으로 차의 모습을 제대로 확인했다.
운전대 뒤에 자리한 운전자의 긴 금발머리가 연못으로 끊임없이 흘러드는 물의 흐름을 따라 흔들거리고 있었다.
이런! 호흡을 위해 다시 수면 위로 오르며 한나의 마음이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정말 저 여자를 구하려고 하는 거야? 한나는 경고를 무시한 채 다시 물속으로 잠수했다. 아까 본 것이 맞았다. 차는 빨간색의 오픈카였다. 그리고, 운전대 뒤에는 금발의 여자가 앉아 있었다. 한나가 잘못 본 것이 아니었다. 차의 옆면으로 헤엄쳐서 다시 보니 차는 마세라티 오픈카였고, 운전자는 다름 아닌 베브 박사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