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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일본소설 > 1950년대 이후 일본소설
· ISBN : 9788939550261
· 쪽수 : 280쪽
· 출판일 : 2009-02-25
책 소개
목차
산벚나무
인연
인형의 집
밤은 가득하다
언젠가는 만나리……
반딧불이의 늪
고헤이의 뒷모습
리뷰
책속에서
고헤이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고개를 돌려 내 쪽을 보려고도 하지 않는다.
“나를 좀 봐요.” 안타까운 마음에 나는 소리 내서 말했다. “부탁이에요. 내 쪽을 좀 봐줘요. 왜 그렇게 계속 뒷모습만 보이고 있는 거죠. 왜 내 얼굴을 봐주지 않는 거죠. 이렇게 보고 싶은데. 얼마나 그리웠는데.”
눈물이 흘렀다. 빗소리가 잦아든 것 같다고 생각했지만 그건 내 착각이었고 빗줄기가 너무 강해서 잠깐 소리가 끊어진 것 같았을 뿐이다.
손등으로 눈물을 닦고, 아, 그랬지, 하고 나는 어떤 생각을 떠올렸다. 온몸의 모공이 열린 듯한 감각이 엄습했다.
고헤이의 몸은 앞부분이 엉망으로 뭉개져서 죽었던 것이다. 얼굴도 가슴도 배도, 어느 하나 생전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부분이 없었고 대신 등과 엉덩이만이 살아있을 때처럼 생생한…, 그런 모습으로 죽었다고 했다. - '고헤이의 뒷모습' 중에서
자신의 정신 상태가 이상해졌다고 생각할 때는 아마 누구라도 그런 상태가 될 것이다. 선명한 의식 속에 또 하나의 다른 의식이 뒤섞이면서 이윽고 현실과 허구의 구분이 가지 않게 될 때의, 그 참기 어려운 위화감…….
거울 속에 서 있는 사람은 바로 나였다. - '밤은 가득하다' 중에서
“남편도 이런 때 왔습니까?”
갑자기 허를 찌르는 질문에 나는 입을 다물었다. 뭐라고 대답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무슨 말을 하면 좋을지 모르겠다. 머릿속이 안개처럼 뿌옇게 흐려졌다. 역시, 하고 생각했다. 역시 미호는 알고 있었다. 게이치가 나한테 드나들었던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 '반딧불이의 늪' 중에서